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보강: 20일 오후 3시 50분]

국회의장실을 점거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술 반입 및 폭언 파동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까지 가게 됐다. 점차 파장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사립학교법 개정안 통과에 항의하며 9일째 김원기 국회의장실을 무단 점거 중인 한나라당 의원들은 주류 반입을 시도하다 제지당하고, 임인배 의원은 의장실 여비서에게 폭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오마이뉴스> 19일자 보도) 물의를 빚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은 '유감 표명' 수준의 입장을 밝혔지만, 열린우리당은 미진하다며 당 지도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또한 임인배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의 사학법 무효화 투쟁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이규택 최고위원은 이번 파문을 두고 "본질과는 상관없는 작은 흠집"이라면서, 자신의 주류 반입 시도에 대해서도 "누구나 반주는 한다"며 문제될 것 없다는 식으로 맞받아쳐 논란이 예상된다.

▲ 국회 의장실을 점거 중인 임인배 한나라당 의원이 지난 19일 의장실 여성 비서에게 폭언을 한 것과 관련해 열린우리당 여성 의원들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임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의장실 무단 점거 중단과 지도부의 공식 사과 등을 촉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 "공주님 받드는 데 급급해 아랫사람 비하한다"

김현미·조배숙 등 열린우리당 여성 의원들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파문의 장본인인 임인배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한나라당에 의장실 무단점거 중단과 지도부의 공식 사과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임 의원의 발언은 국회 내 하위직 여성들에 대한 비하적 태도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머슴임을 자임하는 국회의원이 막말을 서슴치 않는 것은 하위직 여성 뿐만 아니라 국민 위에 군림하는 오만한 권위주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오마이뉴스> 등 언론을 통해 보도된 "혼을 내줬을 뿐"이라는 임 의원의 해명에 대해서도 이들은 "자신을 합리화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 직원들이 의원의 화풀이 대상이 돼 욕설을 들어야 하는지, 또한 한나라당에게 욕설이 가벼운 훈계인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장실 직원들의 타당한 조치였음에도 이를 무시한 채 여성 비서들에게 욕설을 퍼부은 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자, 국회의원으로서 명예를 실추시킨 것"이라며 "국회의원 윤리강령에도 위배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의장실 점거 9일 동안 한나라당 의원들의 술 반입 시도, 욕설 파문 등 추태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언제까지 대한민국 국회 의장실이 술집, 밥집이 되어야 하느냐"고 따져물었다.

김현미 의원은 이번 파문에 대한 한나라당의 '유감 표명'도 문제로 삼았다.

김 의원은 "약간의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발표한 나경원 한나라당 공보부대표의 브리핑을 인용한 뒤 "여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붓는 것이 한나라당에게 약간의 불미스러운 일이자 최대한 예의를 지키는 것이냐"며 "한나라당의 예의감각, 인간에 대한 예의 감각을 묻고 싶다"고 비꼬았다.

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해 "공주님이나 상궁 나인이나 무수리나 똑같은 인권을 보장받고 있다, '공주님' 받드는 데 급급해 아랫사람 비하하는 일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한나라당을 맹공했다.

[한나라] "본질과 상관없는 작은 흠집인데, 비겁하다"

▲ 임인배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파문이 커지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여전히 기세등등 이다.

의장실 점거농성 등 사학법 무효화 투쟁을 이끌고 있는 이규택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아이지키기 운동본부' 본부장은 이날 오전 당 회의에서 "여당이 본질과는 상관없이 작은 트집과 흠집을 찾아서 공격하는 비겁한 짓을 하고 있다"며 여당의 공격을 되받아쳤다.

이 본부장은 국회의장실에 자신이 주류 반입을 시도했던 일을 두고도 "요즘 연말이고 식사 때 누구나 반주를 한다"며 "그걸 음주로 몰아붙인다, 도대체 반주가 본질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개탄했다.

이에 앞서 나경원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도 유감을 표시했지만, '사과'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수준이다.

나경원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이날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국회 의장실 점거 과정에서 약간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 부대표는 이와 함께 국회의장실과 언론에도 불만을 표시했다. 나 부대표는 "언론 보도 과정에서 다소 왜곡되거나 과장된 부분도 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부대표는 "의장실에서 보도진의 출입을 제한해 언론·보도의 자유가 통제되고 있고, 점거를 시작하면서 의장실에 현수막을 걸려고 했으나 의장실에서 불가하다고 밝혀 이를 수용하는 등 한나라당은 최대한 예의를 차려 점거농성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 부대표는 "오히려 농성하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의장 비서실에 의해 출입이 통제되고 체크되는 것이니 사실상 우리가 감금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왔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나 부대표는 "우리의 점거농성은 사학법 개정안의 '날치기' 처리에 대한 항의의 표시"라며 "언론에서도 일방의 주장만 듣고 점거농성의 의의나 취지를 왜곡하지는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 지난 9일 국회를 통과한 사립학교법이 원천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이규택 `사학법 무효투쟁 및 우리 아이지키기 운동본부`(가칭) 본부장 등 의원 20여명은 12일 오전 11시께 국회의장 면담 형식으로 의장실을 방문한 뒤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한국교총 회장 출신인 이군현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의장실에서 김원기 의장이 나간뒤 사학법 개정안 통과를 비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