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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를 비롯한 농민단체들은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WTO 홍콩 각료회의 저지 한국농민투쟁단' 출범식을 열었다.
ⓒ 오마이뉴스 김덕련

오는 13일부터 18일까지 제6차 세계무역기구(WTO) 홍콩각료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농민단체들이 10일 오전 WTO 협상에서 농업부문 제외를 요구하고 각료회의를 저지하기 위해 홍콩 현지에서 활동할 농민투쟁단을 발족했다.

서울 광화문 열린시민공원에서 발족한 'WTO 홍콩각료회의 저지 한국농민투쟁단'(이하 농민투쟁단)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를 비롯한 30여개 농민단체에 속한 농민 150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WTO 각료회의 때에도 우리나라 농민 300여명이 참여한 바 있다.

이들이 홍콩까지 가서 각료회의를 저지하려는 이유는 WTO 체제가 대변하는 신자유주의가 농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농업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WTO 협상에서 농업을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출범 결의문에서 "1995년 WTO가 출범한 후 우리 농업은 끝없는 몰락의 길을 걸어왔으며 지난 11월 23일 쌀협상 국회비준안이 통과돼 농민생존권이 풍전등화에 몰려 있다"며 "홍콩 각료회의에서 도하개발어젠더(DDA) 농업협상마저 일부 농산물수출국 중심으로 타결될 경우 우리 농업은 궤멸적 타격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재돈 전국농민연대 상임대표는 "올해초 한 국제연대집회에서 '신은 죽었고 WTO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는 구호가 나온 적이 있다"고 소개한 뒤 "농민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는 WTO를 막아내고 각국의 고유하고 다양한 농업이 공존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서정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도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WTO 각료회의장 앞에서 식량주권을 지키려다 산화한 고 이경해 열사의 뜻을 받들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농민투쟁단은 13일 오전부터 홍콩 현지에서 결의대회, 시가행진, 심포지엄 및 토론회 등을 통해 WTO 체제의 문제점을 알려낼 계획이다. 각료회의가 열리는 기간 동안 매일 저녁 7시에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고 이경해 열사 추모 및 WTO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도 열 예정이다.

아울러 이들은 "보수언론을 비롯해 일각에서 농민투쟁단이 폭도가 될 것이라고 매도 섞인 우려를 하고 있지만 비폭력 평화투쟁이 우리의 원칙"이라며 "현지 경찰이 원천봉쇄 등 방법으로 방해할 경우 강력히 항의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홍콩 현지의 정서를 존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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