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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겉그림입니다.
책 겉그림입니다. ⓒ 위즈덤하우스
일 때문에 서로가 웃고 좋아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 때문에 사람이 상처 입고 자존심이 뭉개질 때도 있다. 일 때문에 서로를 헐뜯는 경우도 또 얼마나 많은가. 친구간에도 앞에서는 웃으면서도 뒤에서는 경쟁하며 쓴웃음 짓는 사이가 참 많다.

과연 일 때문에 사람 기분을 살릴 수는 없을까. 내가 하는 일로 상대편을 흐뭇하게 할 수는 없을까. 인생 칠십, 강건하면 팔십이라던 그 사는 날 동안 사람들에게 정말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는 없을까. 정말 좋은 일을 한 사람으로 기억될 수는 없을까.

그 해답을 얻고자 한다면 탄줘잉이 쓴 <살아 있는 날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를 꼭 읽어야 한다. 거기에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말로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사람을 포근하게 만드는 일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들어 있다.

"무엇이 이토록 우리를 힘들게 몰고 가는 것일까요? 우리는 매일 경쟁과 승리를 좇아 질주합니다. 지나간 길에는 어김없이 수많은 분실물들이 떨어져 있습니다. 매일 무엇을 떨어뜨리고 다니는 것일까요? 어쩌면 우리는 본말이 전도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찾아 헤매던 행복은 대관절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 머리말

이 책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일 때문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나로 인해 상대편 사람이 도전할 수 있는 마음과 함께 고마운 마음까지도 품을 수 있게 할 것인지, 내가 취할 수 있는 영광된 자리이지만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더 돋보이게 하여 그로 하여금 그 모든 영광을 독차지하게 할 것인지, 나에게 참된 눈을 뜨도록 가르침을 안겨 준 선생님에게 어떻게 하면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고 또 선생님도 그 때문에 행복해 할 것인지, 나보다도 더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내 쓸 것을 나누어 줌으로 인해 그들이 잔잔한 기쁨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그 가운데 내 가슴에 가장 와 닿는 부분이 있다면 '소중한 친구 만들기'였다. 왕 앞에서 심판을 받고 이제 처형돼야 하는 한 사람이, 마지막으로 연로하신 부모님을 만나고 다시 와서 사형을 받겠다고 하는데, 그때 그 사람을 위해 친구 한 사람이 자기 생명을 담보로, 그 사형수를 집으로 보내 줄 것을 청하는 장면이 들어 있다.

그때부터 시간이 점차 흘렀고, 도무지 기한 날짜까지 그 사형수가 돌아오지 않자, 드디어 그 친구가 대신 사형을 받게 되는데, 그 순간 저 멀리 말을 타고 부랴부랴 사형장으로 들어오는 본래 사형수가 등장하고, 왕은 서로 간에 진정어린 친구를 두었다는 이유로 사형수를 살려주게 된다는, 그런 이야기이다.

본래 사형수가 돌아올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가 돌아오지 않자 그 친구를 향해 많은 사람들은 비난하며 조롱했다. '도무지 어느 누가 사형선고를 받고, 집에 간 사람이 돌아오겠냐….' '그가 돌아 올 것이라고 네가 생명을 내 놓은 게 잘못이지, 얼마나 미련스런 짓이야….'

하지만 그는 꿋꿋하게 참아 냈다. "나의 친구 피시아스를 욕하지 말라. 당신들이 내 친구를 어찌 알겠는가"하며 모든 조소와 비난을 무릅쓰고 끝끝내 돌아 올 것을 믿었다. 결국 모두가 비웃고 조롱했지만,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았던 그 친구 덕에, 사형수는 참으로 소중한 목숨을 건질 수 있게 됐다.

어떤가. 이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라면 모두들 그런 친구를 한 명 쯤은 두고 싶지 않겠는가. 하지만 생명을 담보로 친구를 믿어 주는 그런 친구까지는 없을 수는 있다. 그렇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친구들을 만들고 싶지 않는가. 지금 내겐 그런 친구가 몇 명이나 되는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 그런 친구가 한 명이라도 없다면 얼마나 불쌍한 인생을 산 사람이겠는가….

부디, 내가 하는 일로 인해 진심 어린 친구 하나를 삼을 수 있고, 서로 경쟁하는 사람에게 힘을 북돋아 줄 수 있고, 내가 차지할 영광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줄 알고, 힘든 일을 하시는 부모님에게 손발을 닦아 드리는 것 같은 정말로 가슴 깊이 남을 효도 하나씩을 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비록 그 일들이 49가지가 모두가 아니어도 좋다. 단 다섯 가지 또는 하나를 하더라도, 살아 있는 동안 기어코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자신에게 부족한 일을 찾아 지금 당장 해야 하지 않겠는가….

살아 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탄줘잉 엮음, 김명은 옮김, 위즈덤하우스(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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