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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영수

날이 더워질수록 밤에 집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이제 장마가 지나고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때쯤이면 한강둔치에는 밤을 새며 더위를 쫓는 풍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추진해 왔던 서울의 멋진 야경이 한층 빛을 볼 때가 된 것이다. 야경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장관을 카메라에 담아 간직하면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포토아일랜드에서 바라본 여의도쪽 전경. 날씨가 몹시 흐려 63빌딩은 희미하게 형체만 짐작할 수 있다.
포토아일랜드에서 바라본 여의도쪽 전경. 날씨가 몹시 흐려 63빌딩은 희미하게 형체만 짐작할 수 있다. ⓒ 유영수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는 물론, 행인들에게도 훌륭한 쉼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는 물론, 행인들에게도 훌륭한 쉼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 유영수

그렇다면 어디에서 서울의 야경을 찍어야 보다 멋진 작품을 남길 수 있을까? 오색찬란한 아치형 인도교와 성산대교의 화려한 조명, 그리고 여의도의 국회의사당 건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선유도공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비 온 다음날이면 멀리 인천까지 볼 수 있다는 남산타워와 서울의 야경을 가장 멋지게 표현해 낼 수 있다고 평가받는 응봉산, 그 외에도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 등 이루 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곳에서 날마다 사진작가들의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세차게 물살을 가르는 수상스키를 보니 마음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세차게 물살을 가르는 수상스키를 보니 마음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 든다. ⓒ 유영수

매우 흐린 날씨였지만, 파란 하늘색과 붉은 가로등은 멋진 색의 조화를 이뤄내고 있었다.
매우 흐린 날씨였지만, 파란 하늘색과 붉은 가로등은 멋진 색의 조화를 이뤄내고 있었다. ⓒ 유영수

그 중에서도 많은 사진작가들로부터 최고의 야경촬영 명소라는 찬사를 받는 동작대교 남단에 최근 포토아일랜드가 설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카메라를 들고 이곳을 찾았다.

사실 '원래 사진을 계속 찍어왔던 곳에 포토아일랜드를 설치해 봤자 별 도움이 되려나?'하는 회의적인 생각을 품고 발길을 향했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동작대교와 강북 쪽의 야경
동작대교와 강북 쪽의 야경 ⓒ 유영수

포토아일랜드에서 동작역 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포토아일랜드에서 동작역 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 유영수

동작대교 남단의 안전지대에 나무로 된 바닥으로 '포토-zone'을 설치하고, 편히 쉴 수 있는 벤치와 예쁜 꽃들을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것을 보니 그제서야 왜 굳이 포토아일랜드를 만들게 됐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대부분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은 단 몇 장의 아름다운 사진을 남기기 위해 몇 시간씩 힘들게 셔텨를 누르며 작업을 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일출이나 노을을 찍기 위해선 기다리는 시간만 해도 한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이촌동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 동부센트레빌과 이촌자이의 야경이 멋스럽다
이촌동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 - 동부센트레빌과 이촌자이의 야경이 멋스럽다 ⓒ 유영수

포토아일랜드에서 동작대교를 보고 찍은 사진. 질주하는 전동차의 불빛이 자동차의 전조등과 어우러졌다.
포토아일랜드에서 동작대교를 보고 찍은 사진. 질주하는 전동차의 불빛이 자동차의 전조등과 어우러졌다. ⓒ 유영수

물론 좋아서 하는 일이니 불평이나 불만은 당연히 없다. 하지만 포토아일랜드에 준비된 벤치 덕분에,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편히 주변경관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장마가 시작하기 전날이라 구름이 잔뜩 낀 탓에 여의도의 63빌딩은 물론 붉게 물든 노을을 카메라에 담는 것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동작대교 남단의 포토아일랜드에서 보는 아름다운 야경만으로도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다.

흑석동 방면을 바라보니, 한강에 황금빛 수중궁전을 만들어 놓은 듯한 착각이 든다.
흑석동 방면을 바라보니, 한강에 황금빛 수중궁전을 만들어 놓은 듯한 착각이 든다. ⓒ 유영수

이곳의 관리를 맡고 있다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담당직원의 말에 따르면, 아직 홍보가 덜 돼 카메라를 들고 찾는 이들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빼어난 경관 덕분에 지나가던 이들도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곤 하는데, 쓰레기를 포토아일랜드에 아무렇게나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지하철 4호선 동작역 2번출구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립니다. 이번에 설치된 동작대교 포토아일랜드 외에도 서울시내에는 숭례문, 흥인지문, 남산, 석촌호수변 등 4곳의 포토 아일랜드가 조성돼 있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청와대 분수대 앞과 남산공원에 2곳의 포토 아일랜드를 더 설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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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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