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더워질수록 밤에 집 밖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이 점점 많아지게 된다. 이제 장마가 지나고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때쯤이면 한강둔치에는 밤을 새며 더위를 쫓는 풍경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서울시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추진해 왔던 서울의 멋진 야경이 한층 빛을 볼 때가 된 것이다. 야경을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아름다운 장관을 카메라에 담아 간직하면 좋은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서울의 야경을 찍어야 보다 멋진 작품을 남길 수 있을까? 오색찬란한 아치형 인도교와 성산대교의 화려한 조명, 그리고 여의도의 국회의사당 건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선유도공원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비 온 다음날이면 멀리 인천까지 볼 수 있다는 남산타워와 서울의 야경을 가장 멋지게 표현해 낼 수 있다고 평가받는 응봉산, 그 외에도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 등 이루 다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곳에서 날마다 사진작가들의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그 중에서도 많은 사진작가들로부터 최고의 야경촬영 명소라는 찬사를 받는 동작대교 남단에 최근 포토아일랜드가 설치됐다는 소식을 듣고 카메라를 들고 이곳을 찾았다.
사실 '원래 사진을 계속 찍어왔던 곳에 포토아일랜드를 설치해 봤자 별 도움이 되려나?'하는 회의적인 생각을 품고 발길을 향했지만,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동작대교 남단의 안전지대에 나무로 된 바닥으로 '포토-zone'을 설치하고, 편히 쉴 수 있는 벤치와 예쁜 꽃들을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것을 보니 그제서야 왜 굳이 포토아일랜드를 만들게 됐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대부분 사진을 좋아하는 이들은 단 몇 장의 아름다운 사진을 남기기 위해 몇 시간씩 힘들게 셔텨를 누르며 작업을 하기 마련이다. 특히나 일출이나 노을을 찍기 위해선 기다리는 시간만 해도 한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물론 좋아서 하는 일이니 불평이나 불만은 당연히 없다. 하지만 포토아일랜드에 준비된 벤치 덕분에,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편히 주변경관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장마가 시작하기 전날이라 구름이 잔뜩 낀 탓에 여의도의 63빌딩은 물론 붉게 물든 노을을 카메라에 담는 것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동작대교 남단의 포토아일랜드에서 보는 아름다운 야경만으로도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었다.
이곳의 관리를 맡고 있다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담당직원의 말에 따르면, 아직 홍보가 덜 돼 카메라를 들고 찾는 이들이 많지는 않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빼어난 경관 덕분에 지나가던 이들도 잠시 휴식을 취하고 가곤 하는데, 쓰레기를 포토아일랜드에 아무렇게나 버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지하철 4호선 동작역 2번출구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립니다. 이번에 설치된 동작대교 포토아일랜드 외에도 서울시내에는 숭례문, 흥인지문, 남산, 석촌호수변 등 4곳의 포토 아일랜드가 조성돼 있습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청와대 분수대 앞과 남산공원에 2곳의 포토 아일랜드를 더 설치할 계획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