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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시험을 치고 있는 강마을 아이들의 진지한 모습
고사성어 시험을 치고 있는 강마을 아이들의 진지한 모습 ⓒ 이선애
설영이는 이번 3학년 첫시험 때 참 열심히 공부를 하였습니다. 밤을 새면서 공부를 하였습니다만, 성적이 별로였습니다. 너무나 속이 상해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다니는 녀석 때문에 저도 신경이 쓰입니다. 축구할 때는 힘이 나서 펄펄 나는 녀석이 학과 공부는 힘이 드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성적표와 진학상담을 위한 조사표를 내어주고 부모님 도장을 받아오라고 했더니, 며칠째 내지 않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도장을 찍어주지 않는다고 고개를 푹 숙이고 말을 합니다. 녀석의 눈에 눈물이 그렁합니다.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이지만, 아이를 너무 힘들게 하니 저도 야단조차 치지 못합니다.

사실, 설영이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하려다 그만 두었습니다. 설영이 역시 아버지를 설득하고 있다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이야기합니다. 잘 될 것 같습니다.

강마을에 햇살이 비칩니다. 비가 그친 모양입니다. 운동장 가 플라타너스 잎이 참 싱그럽습니다. 개구리 소리는 어느새 그쳤습니다. 대신 옆 교실에서 아이들의 책읽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푸른 유월 행복한 날 되시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조인스/까페/사이이버 독자위원회에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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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남 의령군 지정면의 전교생 삼십 명 내외의 시골 중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교사 이선애입니다. 맑고 순수한 아이들 눈 속에 내가 걸어가야할 길이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하나더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다만 시간이 조금 걸릴 뿐이죠.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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