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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건의료조조의 합동대의원대회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1200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
이날 보건의료조조의 합동대의원대회에는 전국에서 올라온 1200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했다 ⓒ 진용석
특히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윤영규)는 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드림시네마(옛 화양극장)에서 1200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중앙위원회와 합동대의원대회를 잇따라 열어 쟁의조정 신청을 결의하는 한편 쟁의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와 함께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7~8일 전국 지부장회의를 열어 6월 총력투쟁 세부일정과 방침을 확정하기로 하고 이날부터 총력투쟁 채비에 들어갔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앞으로 2주 동안 3~4차례 집중교섭을 벌여 지금까지 못했던 요구안 심의를 본격화하자고 사용자측에 제안했다. 보건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시급한 과제인 공공의료 확충과 주5일제 전면 시행에 따른 인력 보충 방안 등을 먼저 교섭하자는 것.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15일께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낼 것으로 보여 중노위의 조정이 실패할 경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총파업에 들어갈 공산이 크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지난해처럼 파업날짜를 미리 박아놓고 교섭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한 노사문화를 위해 앞으로 1~2주 집중교섭을 벌이면서 시급한 안건들을 우선하여 다루자고 사측에 제안했다"며 "파업을 언제 할 것인지 여부는 사측의 교섭태도에 따라 신중하고 유연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일정이 다소 늦춰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는 가능한 노사 자율교섭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한 대의원이 노조의 문선대 공연을 보며 즐거워 하고 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한 대의원이 노조의 문선대 공연을 보며 즐거워 하고 있다 ⓒ 진용석
지난 4월 12일 시작된 보건의료 산별교섭에는 대상병원 127개 가운데 88개 병원 노사가 참가하고 있다. 지금까지 8차례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사용자단체 미구성 ▲국립대병원의 산별교섭 불참 ▲사립대병원의 노무사 교섭권 위임 등 사용자측의 불성실 교섭으로 정작 요구안에 대해서는 손도 못댄 채 헛바퀴만 돌리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국·사립대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대부분 산별교섭에 불참하거나 대표단 구성을 미루고 있어 사실상 교섭이 파행되고 있다.

국립대병원의 경우 지난 4월 서울대병원노조의 산별노조 탈퇴 선언으로 대표단 구성이 더욱 힘든 상황. 산별교섭 대상 9개 병원 가운데 경북대병원 등 5개 병원이 지난달 열린 국립대병원장회의에서 산별교섭에 참가하기로 결정했지만 여전히 대표단 구성은 하지 못하고 있다. 사립대병원장들 역시 노무사에게 교섭권과 체결권을 위임해놓고 교섭장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사용자측의 교섭태도에 대해 보건의료노조는 최근 잇따라 불거진 도덕적 비리 등 노동계에 불리해진 정세를 악용해 산별교섭을 파탄내고 산별노조를 파괴시키려는 음모라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사립대병원들의 교섭권 노무사 위임과 관련 보건의료노조의 한 간부는 "밖에서 자문을 받아도 될 교섭기술자를 통해 노조를 통제하고 관리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주호 정책기획실장은 "대형병원들 사이에서도 산별교섭을 이대로 파행으로 이끌 수만은 없다는 자성론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알지만 결국에는 강경 분위기를 이끌고 있는 서울 주요 사립대병원들"이라며 "이들 강경파 대형병원들이 노리는 속셈은 산별교섭을 후퇴시키고 산별노조를 무력화시키는 한편 이참에 노동조합을 정리해서 통제하기 쉽도록 손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주호 실장은 "무상의료 및 공공의료 확충은 사측뿐 아니라 정부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노동자의 벗'이라던 참여정부는 공공의료 확충을 요구하는 노조의 면담요청을 한 번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노조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영리의료법인 추진과 같은 자본 편향적인 정책을 펴는 참여정부는 '노동자의 벗'이 아니라 '사용자의 벗'"이라고 질타했다.

돈보다 생명을! 이날 대의원대회 참가자들은 사용자측의 교섭대표 구성과 무상의료 및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했다
돈보다 생명을! 이날 대의원대회 참가자들은 사용자측의 교섭대표 구성과 무상의료 및 공공의료 확충 등을 요구했다 ⓒ 진용석
보건의료노조 이날 합동대의원대회에서 지난 3월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확정된 5대 산별요구안을 토대로 ▲사용자단체 구성 ▲정규직의 고용안정,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보건의료산업 최저임금 82만원 확보 ▲영리법인화 저지, 단계적 무상의료 실현 ▲인력확보를 바탕으로 중소병원 이상 전면적인 주5일제 실시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한편 보건의료 노사는 오는 7일 오후 서울 불광동 한국여성개발원에서 9차 산별교섭을 갖기로 하고 노조 측의 요구안을 본격적으로 다룰 예정이어서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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