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민주노동당 대전충남 시도당은 17일 오전 문화재청 앞에서 '충의사 현판의 원판 복원'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장재완
문화재청이 오는 18일 문화재위원회를 열어 충의사 현판복원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문화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판 복원계획의 철회를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대전충남시도당은 17일 오전 10시 30분 문화재청이 위치한 대전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파의 글씨는 문화재가 될 수 없으며, 따라서 문화재 심의대상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일본이 독도를 집어삼키려 하고 있고, 노골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있음에도 우리정부는 친일파의 글씨를 문화재로 인정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친일잔재를 청산하고자 충의사 현판을 떼어낸 양수철씨는 구속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어 “이러한 현실은 우리정부의 역사의식이 얼마나 일천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친일의 행적이 뚜렷한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필은 결코 문화재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복원하는 것은 윤봉길 의사의 항일운동정신을 욕되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한 “문화재청은 친일파의 글씨로 충의사 현판을 복원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할 것이며, 더욱이 문화재 심의위원회 심사대상으로도 삼아서는 안 될 것”이라며 “오히려 이번 기회에 충의사의 정신에 맞도록 새로운 현판을 제작하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앞으로 대전충남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여 충의사 현판 복원을 강력히 저지해 낼 것이라며 밝혔다. 이들은 오는 23일 충남지역시민단체들과 공동으로 예산군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 민주노동당 대표단은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면담을 갖고, 18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에서 충의사 현판복원 심의를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 장재완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유홍준 문화재청장과 면담을 갖고, 18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대표단과의 면담을 통해 유 청장은 “실정법을 어긴 것을 계기로 현판을 새 것으로 교체한다는 것은 어렵다”며 “최소한 단 하루라도 원형으로 복원한 후에 정식으로 절차를 밟아서 교체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답했다.

유 청장은 이어 “문화재위원회 위원들은 모두 전문가로서 문화재청이 나서서 어떠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이번 충의사 현판복원과 관련하여서는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여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용길 충남도당위원장은 “현재 일본이 역사왜곡과 망언을 넘어 우리 땅마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어 반일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는데, 꼭 이러한 시기에 친일파가 쓴 현판을 복원해야 하는가”라며 “이를 반대하는 여론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현판복원안건을 보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유 청장은 "심의위원들과 상의하여 보류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구)국립중앙박물관에서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회의를 열어, 충남 예산군에서 심의를 요청한 훼손된 충의사 현판의 원판 복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위원은 고혜령 국사편찬위원회연구원, 김동욱 경기대교수, 김정동 목원대교수, 노중국 계명대교수, 이성무 국사편찬위원회위원장, 장석하 경일대교수, 전형택 전남대교수, 정영화 영남대교수, 정재훈 한국전통문화학교석좌교수, 조유전 (전)국립문화재연구소장 최규성 상명대교수, 한영우 서울대교수 등 모두 12명이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