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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 열린우리당 박무용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왼쪽부터 한나라당 이주영 후보, 열린우리당 박무용 후보,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동자 도시이면서 계획도시인 경남 창원(을)이 주목받고 있다. 권영길(62) 민주노동당 대표가 16대에 이어 다시 도전한다. 이주영(52) 한나라당 후보가 재선을 노리고, 박무용(47) 열린우리당 후보가 최근 탄핵정국을 틈타 금배지 꿈을 키우고 있다.

선거 중반전에 들어선 7일 오후 6시경. 시내 번화가인 상남동에 세 후보가 모두 떴다. 이날 저녁부터 사흘간 열리는 상남동거리문화축제 한 복판에 서서 지지를 호소했다. 이주영 후보와 박무용 후보는 차량을 동원해 유세를 한 뒤 풍물시장을 돌았고, 권영길 후보는 차수련 전 보건의료노조위원장과 함께 상남시장을 돌며 인사를 나누었다.

이곳은 선거운동 시작전 실시한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다른 선거구에 비해 부동층이 적은 20%대였다. 유권자들은 이미 지지자를 정해 놓았다고 할 수 있다. 일단 여론조사에서는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크게 앞섰다.

▲조선일보(3월 29일)-권영길 45%, 이주영 19.7%, 박무용 16.5%
▲한겨레(3월 29일)-권영길 41.2%, 이주용 21.6%, 박무용 18.9%
▲창원KBS(3월 17일)-권영길 28.0%, 이주영 14.8%
▲일간스포츠(2월25일)-권영길 31.2%, 이주영 14.2%
▲마산MBC(2월 1일)-권영길 32.8%, 이주영 21.4%

하지만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들면서 이전 여론조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권영길 후보선거대책위 관계자는 "안심할 수 없다, 지난 16대 때도 선거 초반에는 얼마나 분위기가 좋았느냐"면서 "한시도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경계했다.

이주영 후보, 최근 상승 분위기

이주영 한나라당 창원을 후보가 7일 오후 유권자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주영 한나라당 창원을 후보가 7일 오후 유권자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최근 한나라당 '박근혜 바람'이 이곳까지 부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박 대표는 선거운동 첫날인 2일 창원 가음정시장에 들어 '박정희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주영 후보도 이런 분위기를 파악한 듯 유세 때마다 박 대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7일 오후 사파동 한 아파트 앞과 상남동 거리유세 때도 박 대표가 단골로 소개되었다. 그는 "한나라당은 창원시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지만 실망도 컸다"면서 "무릎 꿇고 사죄하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대표 출범 이후 국민 앞에 가장 낮은 곳에서 비전을 보여주고자 한다"면서 "천막당사에서 총선을 치르는 등 겉만 변하지 않고 진실로 변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제 살리기를 강조하면서 노동계를 거론했다. 그는 창원공단 내 기업들이 중국과 동남아로 떠나고 있다며, 그것은 임금문제도 원인이지만 노사분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이 화합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바깥으로 나가니까 일자리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는 IMF 때보다 더 나빠졌다. 한나라당도 정쟁을 하지 않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는데 국정의 제일 목표로 삼겠다. 창원시민의 애환이 담긴 재래시장을 살리고,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스포츠광장과 전용 스케이트장을 만들겠다."

박무용 후보, 정동영 의장 방문 속 지지 상승 기대

박무용 열린우리당 창원을 후보가 7일 오후 유권자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박무용 열린우리당 창원을 후보가 7일 오후 유권자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대통령 탄핵소추로 급상승한 열린우리당의 지지도가 남은 기간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정동영 의장은 지난 6일 창원에 들러 거리 유세를 통해 탄핵소추와 관련해 여야 대표회담을 제의하기도 했다.

열린우리당은 당초 창원을 지역을 전략지역으로 분류했다. 후보등록 직전에 경남약사회장 출신의 막무용 후보를 공천했다. 공천 여부가 매듭지어지지 않았을 때도 탄핵정국으로 박 후보는 한때 출마예상자 3명 가운데 최고의 지지율을 보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박무용 후보는 뒤늦은 출발이지만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7일 상남거리축제에서 만난 그는 "유권자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면서 "창원에서 박근혜 바람은 못 느끼고, 지금 유권자들은 과거 지역주의에 편승하지 않을 것이며, 시민의식도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창원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여당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1974년 창원이 조성된 뒤부터 줄곧 한 정당에서만 국회의원을 독차지 해오다시피 했다. 앞으로 창원은 해야할 일이 많다. 도시계획도 다시 해야 하고, 기계 중심에서 첨단과학단지 중심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힘있는 대변자가 나와야 한다."

권영길 후보, 선거 시작 전 여론조사에 고무된 분위기

권영길 민주노동당 창원을 후보가 7일 오후 유권자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창원을 후보가 7일 오후 유권자들과 악수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권 대표는 선거시작 전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2배 이상 상대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무된 분위기였다. 최근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에 이어 유명 연예인과 전문가 단체들이 민주노동당에 대한 지지선언을 하자 고무된 분위기.

이를 반영하듯 권 후보의 움직임을 조명하는 언론사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여러 방송사 시사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일본의 언론사까지 취재를 하기도 했다. 권 후보측 한 선거운동원은 "언론사가 취재하는 걸 보면 선거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권 후보는 지역 경제 살리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창원 월림단지 분양으로 인해 중소업체가 피해를 보자 그들과 함께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창원 한 아파트의 재개발로 인해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 위기에 놓이자 그들과 함께 거리투쟁에 나서기까지 했다.

권영길 후보는 지난 2일 창원병원 산재환자를 방문하는 것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IMF 관리체제 이후 근로복지공단의 소극적인 대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재해 노동자가 많다"며 "고통받고 있는 노동자를 위해 대책방안을 마련하고 산재 없는 일터를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을은 16대 총선에서 이주영 한나라당 후보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보다 5000여표 앞서 금배지를 달았다. 권 후보는 지난 4년간 설욕을 기다려왔다. 유권자 15만여명 가운데 창원공단 등지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5만~6만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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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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