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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김근태 논쟁에 대한 김욱 기자의 내용은 한마디로 유시민에 대한 반비판이다. 나는 유시민씨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김욱 기자나 김근태씨의 의견에는 더욱 더 동의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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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 신지역주의 ' 와 ' 반역사주의 '

내가 김욱 기자의 의견에 동의할 수 있는 내용은 딱 한 가지뿐이다. 여당의 지역주의와 야당의 지역주의를 구별해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김욱 기자는 엉뚱한 결론으로 유시민을 몰아 붙여 결국 김근태의 손을 들어주는 꼴이 되었다.

그는 민주당이 집권과 재집권을 했다는 사실을 간과한 채, 민주당을 야당으로 여기는 듯 하다. 김대중 정부가 공공부문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행동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그는, 정치적 대안의 부재 속에서 언제나 이른바 진보진영의 차선 내지는 차차선으로 여겨진 야당으로서의 민주당에 대해 너무도 많은 방어벽을 쳐준 꼴이 되었다.

지역주의의 핵심은 5.18이라고 김욱 기자는 말했다. 5.18의 핵심은 무엇인가? 민주주의 투쟁? 시민 항쟁? 반독재투쟁? 김대중 음모의 일환? 민주당의 야외 투쟁? 김욱 기자가 즐겨 말하는 역사적 가치로 볼 때 5.18 광주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적 가치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는가?

광주 항쟁의 역사적 의의는 아래로부터의 투쟁이며 그것은 광주 이전에 부산과 마산 그리고 전국적인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 혁명적 분화구였다.

좋다. 광주항쟁은 그저 군사독재에 대항한 민주주의를 위한 무력항쟁(무력항쟁이 아니라도 주장해도 상관없다)이었다고 치다. 그 역사적 수혜가 순전히 민주당에게로 간 것은 그 항쟁이 실패했기 때문이었고, 혁명 스스로가 지도부를 형성할 정도로 크게 확대되지 못한 채 고립되어 끝났기 때문이며, 그 승자가 광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다른 자유주의(야당) 정치인들의 목살을 붙잡고 위협하며 흔들었기 때문이다.

투쟁이 스스로의 강력한 지도부를 형성하고 나아가지 못한 채 전국은 군인들의 군화발 아래 신음해 갔다. 그 이후 정치적 대안으로 지역주의가 호남에서 나타난 것은 정말로 대항적 의미의 그것이다.

하지만 부산이나 마산에서 그러한 항쟁이 일어났더라도 상황은 비슷하게 전개되었을 것이다. 운동의 전국적 지도부는 존재하지 않았고 대중들은 자생적으로 참여했고 봉기했다. 부산이나 마산을 고립시켜 총칼로 쓸어버렸다면 그 지역에서의 군사독재에 대한 저항의식은 뿌리깊게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다.

87년 양 김을 둘러싼 소위 진보진영의 갈림은 까지도 언급해야 하는가?

87년 민주주의 투쟁에서도 김대중을 지지한 진보세력은 상당수였다. 지역주의는 당시에도 뿌리뽑아야 할 구정치의 유물이었지만 그것을 대신할만한 정치적 대안은 야당을 제외하고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 중에서도 전두환의 손짓을 거부한 김대중을 호남이 선택한 것도 진정한 정치적 대안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지역주의는 왜곡된 정치적 대안이다. 부정하는가? 그래서 지역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점은 옳은 것이다. 문제는 누가 어떻게 타파해야 하느냐 하는 점이다. 유시민씨와 같은 개혁신당 주체들이 인위적으로 혹은 인적 청산을 통해서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것도 희극적 이야기지만 그것이 한 편의 희극이기 때문에 그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지역주의 타파까지도 불필요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진정한 지역주의의 타파는 정치인들이 대신해 주어야 하는가? 민주당 구세력인가 아니면 한나라당인가 그도 아니면 민주당 신주류인가? 각자 말해 보자. 나는 노동자들만이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나는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 도와주던 이용하던 스스로 지역주의를 헤쳐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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