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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협의회는 무슨 단체인고?
지역발전협의회는 무슨 단체인고? ⓒ 김용한
노무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방분권에 대한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각 지방의 주문이 만만치 않을 정도지만 지방화는 오히려 퇴색되고 정부의 몫이 커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

지난 1월 17일 대구에서는 전국시. 군. 구의 기관장들이 대거 모여 지방분권의 각양각색의 다양성을 논하면서 지방분권의 실질적인 정책반영이 선행되어야 한다는데 뜻을 같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19일 그랜드호텔 2층 회의실에서는 대구시장, 경북도지사를 비롯한 지역대학장, 지방 메이저 방송, 신문 언론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의 현안 문제에 대해 지혜를 모아가자는 취지의 모임이 이루어졌다.

이 모임은 지하철 사고를 계기로 결성된 듯 느낌이었으나 아직도 모임의 성격을 제대로 규정하지 못한 것처럼 급하게 결성된 느낌을 받았다.

다른 일정 관계로 1, 2차 모임에 빠진 듯한 이의근 경북도지사는 "모임의 성격을 정례화 하는 것보다는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논의하고 협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지하철 참사는 돈이 없어서...", 대구시장
"지하철 참사는 돈이 없어서...", 대구시장 ⓒ 김용한
대구경북발전협의회의 성격이 그저 단순한 친목회나 협의기구가 아닌 그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의견을 결집하고 집행해 나가는데 구심점을 모아간다는 점에서는 마치 최고의결 기관과 같은 성격을 지닌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했다.

이날 이뤄진 대구·경북발전협의회(가칭) 3차 모임에서는 대구지하철 화재사고의 진행상황 보고, 정부에 대한 국비지원 요청사항, 총리 방문일정(20일)에 따른 협의 등의 내용을 대구시장이 소개하는 순서로 회의는 진행되었다.

조 시장은 "대구가 지하철 사고로 흐트러진 민심, 공황에 빠진 것처럼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토로하면서 "정부차원의 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노 대통령 재임 중에 유일한 국제행사이다.

현재 북한 핵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중대한 안보상의 안전판이 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이 대회가 성공적으로 될 수 있도록 예산인력 지원, 체육복권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조 시장은 "지하철 건설과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차제에 돈에 맞춰서 해나가다 보니 이런 사고가 나게 되었다"고 언급하면서 "지하철 건설 운영을 국가운영 방식을 하거나, 지하철 건설 뒤에 국고보조비를 100%, 혹은 최대 80% 정도 지원해 주고 운영비로 정부가 지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화두는 최근 신문. 방송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문제였다.

20일날 행해질 총리방문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들이 오고 갔고, 대구시장은 "실종자 가족들이 아침부터 집회신고를 해놓은 상태라서 걱정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모이자", 경북도지사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모이자", 경북도지사 ⓒ 김용한
"언론사도 한마디 해달라"고 요청하는 한 대학의 기관장의 말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대구매일신문 사장이 말문을 열면서 뜬금없이 내뱉는 말은 "지하철 사고가 나서 유족들한테 250만을 대표하는 시장이 멱살을 잡히고…. 여러 가지 질서가 바로잡지 아니하면 자동차들이 곡예 운전하듯 위험한 상황에 초래하게 된다. 가장 무질서한 곳이 대구시이다, 대구의 체면이 구겨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강조를 하면서 "지하철 사고 때 유족이라고 해서 절대 법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기물을 부수고 횡포를 부리는데 일단 경찰이나 검찰에 잡아넣고 조사를 해야할 것이다. 하나도 법을 집행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법 위에 초법자들이 너무 많아졌다. 술취한 주정꾼이 경찰서에 들어와서 컴퓨터를 부수고 하는데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는가? 미국 같으면 총이라도 맞았을 것이다"며 강한 어조로 불만을 털어놓았다.

내가 보기에도 대구·경북발전협의회라고 내세운 회의가 얼마나 대구시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껴안고 고민해 나가느냐의 모습보다는 자신들의 영역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게 하는 모임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았다.

대구·경북을 발전시켜 나간다고 만든 협의체가 친목회 성격인지, 주류들의 반란인지는 몰라도 지역의 일부 메이저 방송. 신문과 지방대학들이 합세하여 얼마나 지역민들의 고충과 민생고를 해결해 나갈는지 의문스럽다.

요즘에는 "스럽다"는 말이 신생유행어처럼 떠돈다. 검사들이 노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검사스럽다"는 직격탄을 맞았다. 대구의 주류언론이나 독점언론들이 강조하는 "지역발전"이 과연 누구를 위한 지역발전이며 지역분권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말로 "지역스럽다"는 말을 할 정도로 지엽적인 문제로 똘똘 뭉치는 느낌은 왠지 지울 수가 없다.

가장 투명하고 깨끗해야 할 언론마저 권력의 시녀로서 자리잡혀가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반성과 자성 없이는 작게는 대구발전, 더 나아가서는 한국 미래의 발전을 기대하리란 허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발전협의회가 한마디로 이야기해서 "잘해보자"는 이야기로 귀결되는 결론이겠지만 오히려 발전의 걸림돌이 될까 심히 염려스럽다.

진정으로 대구를 변화시키고 껴안고자 한다면 대구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직시하여 고위공직자를 비롯한 부실 덩어리의 잘못부터 제대로 된 법 집행과 개선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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