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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함께 미국의 잠재적인 공동 군사 행동자가 될 것으로 예측되던 영국 내에서도 반전 여론이 고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의 경우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능한 옵션은 아니라는 말로 미국과 공동 보조를 취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그러나 영국 주요 언론의 여론 조사 결과는 그의 의견과는 무관하게 과반수 이상의 영국인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

진보적 일간지인 Guardian의 조사에서 52%의 영국 국민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영국이 참가하는 것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으며, 보수적 일간지인 The Times의 여론 조사에서 역시 60%의 영국인이 반대했다.

한편 Guardian은 31일자 국제면 특집 기사에서 현재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명시적으로 지지하는 나라는 미국과 이스라엘뿐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라크가 아닌 미국이 국제적 고립 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의회 내에서의 분위기 역시 반전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특히 토니 블레어가 소속한 노동당의 경우 상당수 의원들이 강경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노동당의 원로인 전 부당수 힐리경(Lord Healy)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토니 블레어 총리의 거취를 거론했다. 그는 30일밤 BBC의 Tonight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토니 블레어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지원한다면 그 대가는 그의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노동당 당수자리에서 내몰겠다는 의미로, 대처 전 총리가 임기중 보수당 당수직에서 축출되어 중도 사임한 바 있다. 이는 현재까지 노동당 내에서 나온 가장 강경한 발언으로 노동당 내 의원들의 강경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영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들과 수상의 측근인사들은 이들을 무마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외교장관인 잭 스트류(Jack Straw)는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하건 반드시 의회와 상의할 것이며, 국제 법에 따른 행동에만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야당인 자유민주당(Liberal Democrats)은 토니 블레어에게 대량 파괴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강경책만을 구사하는 미국을 설득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영국 종교계 역시 미국의 전쟁에 영국이 끼어들거나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스코틀랜드 국교회는 성명을 발표하여 UN의 결의에 따르면서, 영국의회의 동의를 얻지 않는 어떠한 미국과의 공동 군사 행동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무력 사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대량 파괴문제 조사단을 주관하는 UN의 결의가 있어야 하며, 영국이 참전하고자 한다면 당연히 의회로부터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평화적 해법의 마련을 요구했다.

일부 시민들은 미국이나 영국이 이라크의 대통령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간섭하고 누구를 타도하겠다느니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 폭거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또, 토니 블레어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그렇게 일하고 싶다면 영국 총리 자리를 버리고 백악관 비서진으로 취직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영국 언론들 역시 토니 블레어가 죠지 부시의 애완견 푸들 노릇을 하기 위해 전전긍긍하지만, 영국의 불독들은 푸들이 되기를 거부한다고 비꼬아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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