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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파업 37일째를 맞고 있는 여수지역 건설노조의 시청앞 시위 현장. 차량 시위로 연행된 노조원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22일 파업 37일째를 맞고 있는 여수지역 건설노조의 시청앞 시위 현장. 차량 시위로 연행된 노조원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 조경국
지난 7일 여수지역 건설노조와 사측간의 단협안 잠정 합의로 건설노조의 파업이 종료될 것으로도 예상됐으나 단협안에 대한 사측의 일방적인 시행 유보와 차량 시위 중이던 노조원들이 무더기로 연행됨에 따라 새로운 갈등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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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2일 이틀 동안 차량시위 등 노조원 66명 연행

노조는 지난 21일 7시부터 2시간 동안 여수산업단지 인근 도로에서 차량을 서행 운전하는 등 시위를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했으며, 40여명의 조합원이 연행됐다. 또 22일 여수 경찰서 항의 시위 과정에서 10여명이 연행되는 등 모두 66명의 조합원이 이틀 동안 연행됐다. 시위과정에서 노조원과 경찰 등 4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원들이 현장(여수산업단지 입주업체 공사장)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건설업체들이 방해하고, 법을 어기지 않고 서행 시위를 했던 일부 노조원을 경찰이 연행했다"며 "노조원을 즉각 석방하고 건설현장을 개방할 것"을 촉구했다.

연행된 노조원 중 김모씨(41·투쟁위 부위원장)는 지난달 29일 지방노동사무소 진입을 주도하고 지난 10일 노사단체 상견례 당시 사측 대표 이모씨를 감금 협박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나머지 노조 지도부에 대해서도 수사가 확대될 전망이다. 연행된 나머지 조합원들에 대해서는 즉심과 불구속 입건 조치할 것으로 알려져 노조의 반발이 예상된다.

잠정 합의안도 유보, 전기·배전 업체 교섭조차 응하지 않아

건설노조는 현재 기계·배관 분야의 단협안만 합의됐을 뿐 전기·배전 분야 노동자의 경우 아무런 협상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다. 조합원이 전문분야가 용접·배관·기계·전기 등으로 나눠진 일용직 노동자라는 점과 협의 대상이 하나가 아닌 다수의 업체이기 때문에 노사간 합의는 갈수록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여수지역 전기공사업자들의 모임인 여수계전협의회 측이 21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10일 여수의 모 식당에서 열렸던 노사간 상견례 자리에서 노조원들이 흉기로 위협하고 폭언을 일삼았다"며 "교섭위원을 교체하고 협의회에 대한 허위 사실 유포의 정정 및 폭력행위를 사과하고 일련의 불상사를 막기 위한 방지책이 받아들여진다면 협상에 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전기·배전 분야의 임금 및 단협안 협상은 당분간 이뤄지기 힘들 전망이다.

계전협의회 측의 주장에 대해 건설노조의 한 관계자는 "계전협의회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사측이 일방적으로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을 일부 조합원들이 붙잡았을 뿐"이라며 "위협이나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문선식 위원장은 22일 "업주들이 노동자들을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합의된 단협안에 대해 수용하지 못하겠다'며 12월까지 유보해 달라는 것은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사측의 태도에 대해 분통을 터트렸다.

또 "전기·계전 업체에서 담합해 교섭에 응하지 않는 것은 노동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이들에 대해 교섭회피 혐의로 노동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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