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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시위에 무대응이던 비비드 광학이 돌연 이달 20일로 폐업을 통보하고 사업정리에 들어갔다.

비비드 광학은 이미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해고장을 발송했으며, 조합원들에게도 구두로 폐업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노조파업에 대한 '위협용' 조치일 것으로 보았던 비비드 광학의 폐업은 사실상 결정된 사안인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폐업 통보가 있기 얼마 전 비비드 광학 관계자가 노조위원장 손종표 씨에게 '곧 끝날 거다'라는 애매모호한 말을 남겨, '잘 나가는' 공장을 돌연 폐업하는 사측 의도에 몇 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즉, 애초부터 계획했던 사업장 이전 준비가 완료되기까지 사측이 고의적으로 노조와의 협상을 미룬 것이 아닌가 하는 점과 이후 실제로 폐업 상태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행법은, 사업자가 본인이 경영하는 사업체를 폐업하고 이에 따라 그 소속 근로자 전원을 해고하는 것을 기업경영의 자유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분규 과정에 폐업하는 경우, 그 의도가 노동조합의 합법적 쟁의행위에 대한 단결권 등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면 위장 폐업으로 간주하여 사업자에게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

따라서 비비드 광학이 당초 신고한 폐업 날짜 이후에도 계속 운영을 하거나, 폐업 후 다시 회사를 운영하거나 또는 다른 지역에 동일 업종으로 개업을 하면 '위장 폐업'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에 노동청 관계자는 "위장 폐업인지 여부는 폐업 이후에나 조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으나 그간 노사간 교착 상태에 노동청이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해 노조로부터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비비드 광학 사주와 비비드 광학 실소유주인 대명 광학 사주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일체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80여명에 이르는 비비드 광학 노동자들은 뚜렷한 대안 없이 조만간 전원 해임될 것으로 보인다.


1신/비비드 광학, 노조 파업에 '할테면 해라'

안경 렌즈 제조·생산업체 비비드 광학이 파업 중인 노조 측의 교섭 요청을 일방적으로 묵살하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비비드 광학 노조는 지난 4월 임금 15%인상과 작업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사측과 1차 교섭을 가졌으나 사측이 4% 인상을 제시한 채 의견을 굽히지 않아 협상이 결렬되었다.

비비드 광학은 연매출 52억에 지난 해 4억9천만원 흑자를 낸 비교적 견실한 중소기업이다. 그러나 유해가스와 유독성 화학약품에 노출된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은 평균 63만원 정도여서 15% 인상분이라고 해야 10만원에도 못 미치는 액수이다. 반면 "사측이 회사에 존재하지도 않는 '유령 인사'에게까지 주식을 배당하고 매달 120만원의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측 설명이다.

노동조합의 7차례 거친 교섭 요청에 응하지 않던 비비드 광학 회사측은 급기야 전임 기간 연장을 요구한 노조위원장 손종표씨를 돌연 지시불이행, 무단근무지 이탈이라는 명목으로 강제 해임하고 조합원들을 상대로 직장 폐쇄를 공고했다.


또 조합원 고진숙(37) 씨에 대해서는 사전 통도없이 근무부서를 강제 배치했다.

이에 조합원 100% 파업 결의로 지난 달 21일부터 부분 파업에 들어갔던 노조 측은 2일부로 전면파업을 단행했다.

손 노조위원장은 "회사는 조합원들의 단합을 막기 위해 본인을 해고했지만, 오히려 조합원들의 분노가 결속력을 높이고 있다"며 "부당히 노동력을 착취하고도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대해 노골적인 탄압을 서슴치 않는 회사측에 분노를 느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합원 고 씨는 "부득이한 사정이 생겨 회사에 얘기한 후 결근한 사이 사전 통보도 없이 작업 환경이 가장 열악한 부서로 강제 배치되었다"며 조합활동에 대한 보복성이며 불합리한 인사 조치라고 항의하고 있다.

고씨는 이어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자식들이 이 직장에서 일하게 될지도 모를 일인데 이 상태를 두고 볼 수 없는 노릇"이라며 파업투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비비드 광학측은 사실 확인을 위한 취재요청마저 거부하며 노조와의 협상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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