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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권의 인정을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격렬한 가운데, 양심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오태양 씨는 한 달이 넘도록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자신의 소신을 지켜가고 있다.

처음 오 씨는 서울 보문동 노숙자 자활공동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지난 11일 일손이 더 필요한 서울 미아동 '자비의 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자비의 집에서는 매일 무의탁 노인들에게 중식을 제공하며, 결손가정 아이들을 위해 공부방을 운영한다. 여기서 오 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오 씨는 그 동안 봉사활동을 계속 하면서, 짬짬이 사회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의 문제를 알리고 대체복무제의 도입을 호소했다. 약 70여 분을 만났는데,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대부분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오 씨는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은 것 같다"며, "개인의 지지가 단체 차원의 지지로까지 나아가기에는 논의 수준이 많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문득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쏟아지는 대표적인 질문 한 개를 던지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군대에 가기 싫어하는데, 그럼 군대간 사람은 비양심적이란 말이냐?" 이에 대해 오 씨는 웃으면서 자신의 견해를 차분히 이야기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란 병역거부자가 모두 양심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병역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특정한 양심에 충실하려는 사람일 뿐이다. 양심에 따른 모든 행위는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 따라서 군대에 가는 것도 양심이나 신념에 따른 것으로 당연히 존중돼야 할 것이다. 이때 양심은, 이 양심은 좋고 저 양심은 나쁘다는 식으로, 가치판단을 하는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 씨는 지난 16일 동부경찰서로부터 "12일 출두요구서를 발송했다"는 통보를 구두로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 씨의 집에는 아직까지 소환장이 도착하지 않았다. 이에 오 씨는 소환장을 정식으로 전달받은 후에 출두문제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 씨의 병역거부를 계기로 현재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위해 연대회의를 구성하자는 논의가 활발하다. 이 연대회의에 18일 현재 참여연대, 평화인권연대, 실천승가회 등 27개 종교·사회단체들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들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서 연대회의 발족을 위한 기자회견을 계획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인권하루소식 1월 19일자 (제201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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