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끝나고 난 이맘때쯤이면 포항 시내에는 사람들이 몰려나온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수능 후 첫 주말. 많은 사람들로 붐비지만, 이번은 좀 다르다.
제2차 포항시국회의, 약 700~1000명가량의 시민이 몰려나왔다.
평소 같으면, 아이들 손 붙잡고 나온 부모님들과 시험이 끝났다는 홀가분함에 한껏 들떠 있을 예비 대학생들. 그리고 평소처럼 한껏 멋부리고싶은 청소년들까지. 예전과 옷차림은 비슷하지만 목적은 확연하게 다르다.
시민 자유발언에서는 중고등학생은 물론 초등학생까지 나와 발언했다. 이들은 최순실씨의 자녀에 대해 "내가 이렇게 대학 하나 잘가려고 12년간 새빠지게 공부하는데 누구는 엄마 잘만나서 참 좋겠다"며 분노했다. 20대 중반의 청년은 "포항에 살다보니 이명박의 고향사람이라는 꼬리표가 붙더니 영남대학교를 졸업하니 박근혜대학 나왔다고 뭐라 그러더라"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약 500여 명이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 모습을 보던 중앙상가 쇼핑객들도 함께하며 약 700~1,000여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함께 육거리와 오거리를 지나 한바퀴 돌아오는 가두행진을 하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그렇게 행사를 마친 시민들은, 각자 쓰레기를 치우고 주변정리를 하며 서로 수고했다 인사를 하면서도, '이렇게 보수적인 곳에서마저 하나로 만들 수 있는 능력 하나는 인정한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