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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가 결정된 다음날인 4월 13일 오후 2시, 정의당 조승수 울산시장 후보가 남구 신정동 선거 사무소에서 공동 정책에 기초해 4자의 동시단일후보, 이른바 '원샷 경선'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가 결정된 다음날인 4월 13일 오후 2시, 정의당 조승수 울산시장 후보가 남구 신정동 선거 사무소에서 공동 정책에 기초해 4자의 동시단일후보, 이른바 '원샷 경선'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정의당 울산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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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를 50여 일 앞두고 '진보정치 일번지' 울산에서 야권연대 후보단일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는 지난 12일 경선을 통해 김기현 의원으로 확정됐고 야권에선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 전 북구청장, 통합진보당 이영순 전 의원(비례대표), 정의당 조승수 전 의원(울산 북구), 노동당 이갑용 전 동구청장 등 4명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새누리당의 울산시장 후보가 결정된 다음 날인 13일, 정의당 조승수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공동 정책에 기초한 4자의 동시단일후보, 이른바 '원샷 경선'을 제안했다. 각 후보 진영에서 2인씩 총 8인의 '야권 시장 선거승리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정책과 후보단일화 방안을 합의하고 늦어도 5월 4일까지 후보단일화에 대한 모든 것을 마무리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통합진보당 울산시당과 이영순 후보 측은 1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연대를 재천명하고 "각 당이 입장을 정리해 오는 18일 안으로 야권연대와 관련된 공개회의를 개최하자"고 화답했다.

앞서 통합진보당 이영순 후보는 지난 1월 20일 "야권연대를 통해 6·4지방선거에서 박근혜-새누리당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며 민주당, 정의당, 노동당 등 울산지역 야 3당에 야권연대를 제안했지만 각 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 후보가 지난 10일 울산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야권연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조승수 후보가 '원샷 경선'을 제안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있다.

정의당 조승수 후보는 "야 4명 후보는 모두 민주노동당에 함께 몸 담았고 동구, 북구에서 연속으로 구청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며 "최근 울산시민연대의 시장후보 시민의제를 묻는 답변에 정책적 차이도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보정당의 분산과 진보·개혁진영의 후보 난립은 저부터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울산의 변화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주고 있고, 후보 단일화에 대한 요구도 점점 거세질 것"이라고 야권단일화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조 후보는 "각 당의 복잡한 상황과 개별적인 사정이 있을 수 있으나 울산의 미래와 노동자, 서민의 삶을 지키고 개선해야 하는 대의 앞에서 (야당 후보) 세 분의 결단을 요청한다"며 "더불어 후보단일화를 위한 더 나은 방안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진보당 이영순 후보 측 "만시지탄이지만 18일 안으로 만나자"

통합진보당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측 류경민 선거대책본부장이 14일 오전 11시 30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정의당 조승수 후보의 야권연대 제안에 대한 뜻을 밝히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측 류경민 선거대책본부장이 14일 오전 11시 30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정의당 조승수 후보의 야권연대 제안에 대한 뜻을 밝히고 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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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 측 류경민 선거대책본부장은 14일 오전 11시 30분 울산시의회 기자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야권연대 제안을 반겼다.

류 본부장은 "이영순 후보가 지난 1월 20일 야권연대를 제안한 후 3개월여 만에 야권후보들이 연대제안을 여러 방식으로 동참한 것은 만시지탄"이라며 "하지만 새누리당 심판을 위해 노동자·서민의 입장에서 다행스런 일"이라고 밝혔다

이영순 시장후보와 통합진보당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야권연대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장기집권 심판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며 "울산 야권이 총의를 모아 시민의 뜻을 실현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이어 "이미 야권연대의 전제로 정당강제해산 시도 반대, 국정원 조작정치 심판, 민영화반대, 노동탄압 중단 등 7가지의 가치연대를 제안한 바 있고, 모든 양심세력, 진보개혁세력, 그리고 야권후보들이 뜻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

그러면서도 이영순 후보와 통합진보당은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당 대표들은 야권연대를 거부한다거나 진보당과는 연대하지 않겠다는 등의 입장을 밝혀 야권연대를 열망하는 울산시민들을 실망시킨 바 있다"고 그동안의 서운함을 내비쳤다.

이어 "책임 있는 정치를 위해 울산시장 후보들이 중앙당과 합의 하에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야권연대의 진정성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각 당이 입장을 정리해 오는 18일 안으로 야권연대와 관련된 공개회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범 후보도 지난 10일 울산시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누가 나와도 울산에서 경쟁력 있는 상태"라며 "합쳐도 버거운 싸움인데, 구청장에 출신인 4명인 야권후보가 나서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는 필요하니, 모든 가능성을 열고 중앙당 지침과 별개로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시장 선거 야권연대 급물살... 왜?

그동안 통합진보당 사태와 새정치민주연합의 통합 과정 등 여러 사안이 겹쳐 힘들 것 같던 울산의 야권연대는 왜 갑자기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일까?

지난 토요일(12일) 선거인단 투표를 거쳐 오후 7시 발표된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에 지역 정가는 놀라는 모습이다. 선거인단 4000명 중 65.3%인 2612명이 투표한 결과 김기현 의원이 1361표(52.1%)를 얻어 1251표(47.9%)의 강길부 의원에 불과 110표 앞섰고, 20% 비중의 여론조사를 반영한 최종 결과 김기현 의원은 49.6%, 총 1685표를 얻어 강길부 의원에 105표 차로 가까스로 승리한 것.

김기현 의원이 이처럼 근소한 표차로 경선에서 승리한 것은 그동안 같은 당 내에서 터져나온 각종 의혹들이 지역 정서에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선거 때면 일사불란한 조직력과 단합을 보여왔던 새누리당이 이번 울산시장 선거 과정을 거치면서는 극심한 분열 양상을 보이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지역 정가에서는 "김기현 의원에 대한 의혹이 2~3건만 더 터지면 이번 지방선거는 야권의 승리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말들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단, 야 4당이 연대를 통해 단일후보를 내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이같은 지역 여론에 야당들이 움직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 울산선대본 최완 대변인은 "새누리당 김기현 의원이 강길부 의원에게 105표 근소한 차로 이긴 것은 여권 내에서 불거져나온 각종 도덕성 문제가 민심에 반영된 결과 같다"며 "야권이 연대를 통해 단일 후보를 내면 울산에서 새누리당의 장기집권이 종식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지역 내에 팽배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울산시당 권병규 사무처장은 "지난 대선에서 울산의 경우 여당과 야권이 6대 4의 지지 비율을 보였다"며 "2년이 지난 현재 시장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분열이 심하고 야권연대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울산시장 경선에서 컷오프 돼 강길부 의원 지지를 선언했던 김두겸 전 남구청장 측 캠프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현재 울산의 여권 지지세력 중에도, 야당 성향이 강한 울산에서 여권 후보의 도덕성에 문제가 더 불거질 경우 야권에 승리를 헌납하는 것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박석철 기자는 2014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지방선거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



태그:#울산 야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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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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