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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중구 산업은행 앞에서 '안녕들하십니까'에 동참하는 참가자들이 '뜨거운 안녕' 집회를 열고 사회문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들을 펼치고 있다.
▲ 다시 모인 '안녕들하십니까' 지난해 12월 28일 서울 중구 산업은행 앞에서 '안녕들하십니까'에 동참하는 참가자들이 '뜨거운 안녕' 집회를 열고 사회문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들을 펼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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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부산외대에서 총학선거를 하면서 '투표함 바꿔치기'로 선거를 조작한 사건이 드러나 사회적인 물의를 빚었으며, 2013년에는 국정원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으로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선거에서는 돈이 많든 적든, 사회적인 지위가 높든 낮든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한 표가 주어진다. 또 이를 행사하는 과정에서 공명정대하고 투명한 투표 및 개표가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유권자들의 기본권은 침해를 받게 되고, 유권자들은 분노하게 된다.

2013년, 서울시내 J공립고등학교에서도 전교 학생회장 선거를 하면서 부정한 방법이 동원되었다는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이 제기되었다. 일부 교사들이 이미 점찍어 둔 학생을 학생회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에 개입을 했으며, 심지어 투명하게 결과 공개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원인의 민원 내용은 대략 이렇다.

작년 선거에서도 특정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K교사가 하루 전에 다른 후보에게서 나온 공약제시 부분을 본인이 지지하는 학생에게 가르쳐 주어 연설문을 고치게 하고 상대후보의 퍼포먼스라든가 유리한 부분을 못하게 하여 결국 떨어뜨렸습니다. ... 대응을 하게 되면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까 두려워서 접어야 하는 반복된 회장선거를 이번에는 꼭 바로 잡고 싶습니다. (중략) 매년 학년별로 돈을 걷는데 회장 150만 원, 이사 감사 총무 40만 원씩 각 학년 별로 해서 1년을 꾸려나갑니다. 학교에서 해마다 하는 전통이라 하니 어쩔 수 없습니다. 과일을 넣어라. 선물을 해라. 회나 음식을 넣어라 등등 교무실에 커피, 간식을 넣어라 해서 전통으로 해왔습니다. 모든 일이 돈에 의해 움직이다 보니 진실을 뒤로하게 되고 대강 포장해서 나가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중략)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중략) 총학생회에서는 학생부장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돈이 있습니다. 3명 엄마들이 총 1000만 원을 만들어서 학교에서 요구하는 부분에 쓰고 있습니다. 모든 돈을 자기주머니에 넣어달라는 메시지를 모르고 따로따로 올렸는데 그것이 최종적인 불이익을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중략) 모두 바로 잡아주십시오. OO선생님께서 교사 수련회 때도 노래방비를 달라해서 각학년 25만 원씩 내서 50만 원을 지불했습니다. 수련회 때도, 각각 학년별로 25만 원씩 달라해서 지불했습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4월 23일부터 6월 26일에 걸쳐 감사를 하였고, 과일선물 세트 및 현금 등의 금품을 수수한 것을 지적하여 교장 및 교감, 부장교사에게 경징계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부정선거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민원인은 이에 불복하여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을 재차 재기하였고, 그것이 교육청을 통하여 해결되지 않자, 서울시 교육의원 의원실에 민원을 제기하게 되었다. 이에 필자는 서울시교육청에 '잠실고 감사결과보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감사결과보고서 원본이 아닌 10페이지 미만의 요약본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 결과보고서에는 부정선거에 대한 부분은 누락되어 있어서, 실제로 감사를 어떻게 진행했고, 어떻게 결론을 내렸는지 확인이 불가능하였다.

'민주주의 꽃'인 선거에서 부정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면 시간과 공들여 선거를 하는 의미가 없고, 그것은 민주주의를 짓밟는 폭력이자 범죄이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부정선거의혹이 제기되었다면, 학교측은 덮기에 급급해서는 안될 것이고, 지도감독기관이 교육청은 마땅히 엄정한 심판을 해야 한다.

문용린 교육감은 정약용 프로젝트(정직, 약속, 용서)라는 말이 허울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감사결과보고서 원본을 속히 의회에 제출하는 것은 물론, 제기된 J고교의 학생회장 부정선거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학교는 민주주의 교육의 산실이다.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교육현장이다. 학생회장 선거는 두말할 필요 없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 그래야 그 선거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문화가 형성된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었는데도 이를 쉬쉬하고 방관하고 바로잡지 않는다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부디 학생들을 생각해서라도 이 문제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김형태 시민기자는 현재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태그:#학생회장 부정선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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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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