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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칠 개(改)는 뱀 사(巳)와 칠 복(?)이 합쳐진 형태로 뱀을 막대기로 때려죽이며 사악한 기운을 없애고 주위 환경을 바꿔가는 데에서 ‘고치다’는 의미가 생겨났다.
▲ 改 고칠 개(改)는 뱀 사(巳)와 칠 복(?)이 합쳐진 형태로 뱀을 막대기로 때려죽이며 사악한 기운을 없애고 주위 환경을 바꿔가는 데에서 ‘고치다’는 의미가 생겨났다.
ⓒ 김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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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존재는 완벽하게 '불완전하다'고 한다. 잘못이나 허물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관건은 잘못을 인정하고 스스로 그 잘못을 고치려고 노력하느냐 일 것이다. 일찍이 공자가 말한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는 그런 의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는 뜻인데, 말은 쉬운데 자신의 허물을 성찰하여 발견하고 또 그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나아가 의지를 갖고 고쳐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칠 개(改, gǎi)는 뱀 사(巳)와 칠 복(攵)이 합쳐진 형태로 뱀과 같은 파충류를 막대기로 때려죽이며 사악한 기운을 없애고 주위 환경을 바꿔가는 데에서 '고치다, 개선하다'는 의미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주변에는 뱀의 유혹이 넘쳐난다. 과오의 낭떠러지로 떨어지거나 허물의 굴레를 뒤집어쓰기 너무나 쉬운 환경이다. 뱀과 같은 허물을 고치기 위해서는 굳은 의지와 자기 성찰의 막대기가 필요하다. 때로는 피도 흘려야 할 것이다.

루쉰(魯迅)은 일찍이 책상을 하나 옮기거나 난로를 하나 바꾸려고 해도 피를 흘리지 않고는 불가능하다(搬動一張桌子也要流血)고 했다. 피를 흘린다 해도 옮겨놓거나 바꾸는 일이 꼭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봉건사회에 젖은 중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관습과 습관에 붙들린 인간의 정신과 몸이 어쩌면 아주 커다란 채찍이 등을 후려치지 않는 한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강산은 쉽게 고쳐도 사람의 본성은 고치기 어렵다(江山易改, 本性難移)는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

자존심의 꽃이 떨어져야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고 한다. 자신의 허물을 고치기 위해서는 때로 자존심이나 그보다 더 많은 부분을 내려놓아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채찍으로 자신을 때리는 듯 한 아픔도 감내해야 할 것이다. 과실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 고통의 강을 건너야 한다.

걸음걸이가 바뀌면 몸에 차는 구슬도 바뀐다(改步改玉)고 한다. 변화는 또 다른 변화와 새로운 방식을 가져다 줄 것이다. 거문고의 줄을 바꾸고 소리를 다시 조율하듯(改弦更張) 우리 몸에 달라붙은 습관을 바꾸고 새롭게 자신을 조율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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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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