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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지역 4개 종단 성직자들은 29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백화점과 엠서비스가 비정규직 집단해고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대전지역 4개 종단 성직자들은 29일 오전 대전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백화점과 엠서비스가 비정규직 집단해고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롯데백화점 대전점에서 일하다 집단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이 두 달째를 맞고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전지역 4개 종단 성직자들이 사태해결에 롯데가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전지역 기독교·천주교·불교·원불교 소속 성직자들은 29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롯데백화점 대전점 비정규직 노동자 집단해고의 근본적인 원인은 원청인 롯데백화점에 있다"면서 "롯데가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종교계의 집단행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롯데백화점 집단해고 사태가 장기화되자 이를 지켜보기만 할 수 없다는 판단아래,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의 제안으로 나머지 종교 성직자들이 동참하게 된 것.

 

여기에는 기독교에서 '대전충남 기독교연대' 및 '대전기윤실' 소속 성직자들이 참여하고, 천주교에서는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참여하고 있다. 또한 원불교에서는 '대전충남교구 사회개벽교무단'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불교에서는 수덕사를 중심으로 스님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남재영 대전충남 기독교연대 상임대표는 규탄발언을 통해 "롯데백화점에서 일하다가 집단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이 이 엄동설한에도 계속되고 있지만, 롯데는 '우리와는 무관하다'며 이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하청 용역업체에 고용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노동유용성'이라는 이름으로 편법으로 고용된 것일 뿐, 롯데에서 일하는 분명한 롯데 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 사는 세상, 따뜻한 사회를 바라는 우리 성직자들은 이번 사태는 노동자들의 권리의 문제이면서 우리사회의 약자의 권리를 찾아가는 일로써 인식하고,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롯데가 올해가 가기 전에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전충남 기독교연대 원용철 목사도 "롯데백화점이 개점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 당시부터 계속해서 일해 오던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하청업체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지금까지 그대로 일해 왔었다"면서 "따라서 이번에 갑자기 이들을 해고한 것은 노동자들이 주장하듯이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라는 게 명백하고, 우리 성직자들은 롯데의 이러한 부당한 일에 결코 침묵할 수 없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소속 강승수 신부가 낭독한 성명서를 통해 "먼저 지난 10월 31일자로 롯데백화점에서 집단해고되어 길거리로 쫓겨 난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으로 위로의 뜻을 전한다"며 "우리 4개 종단 성직자들은 하루 빨리 이들이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기를 기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성직자들은 롯데백화점과 엠서비스측에 권면하고 호소한다"면서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드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정당한 권리임을 기억하고, 이들의 해고조치를 원상회복하고, 사용자측에서 마음을 열고 노동자들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롯데와 엠서비스를 향해 "그 무엇보다도 여러분들에 의해 길거리로 내몰린 노동자들이 50여 일 동안 엄동설한에서 고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법과 제도를 주장하기 이전에 인간적인 도리를 먼저 생각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 4개 종단 성직자들은 끝으로 이번 사태가 올 해가 가기 전에 해결될 수 있도록 롯데 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면서, 만일 이러한 요구를 계속해서 외면할 경우, 신앙적인 양심의 의거하여 해고노동자들과 연대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롯데백화점 대전지점 시설관리 및 관리담당 용역업체인 (주)엠서비스는 지난 10월 31일 노동자 24명에 대해 '계약만료'를 통보해 사실상 해고했다. 이에 대해 노동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해고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롯데백화점 앞에서 50여 일째 노상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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