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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던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예정지인 충남 연기군 주민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마음이 남다르다.    

 

24일 오후 서둘러 조치원역광장에 마련된 연기군 합동 분향소에는 하루 평균 1,000여명 이상의 조문객이 찾아와 노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행정수도 때부터 맺은 깊은 인연을 되새기며 그 뜻을 길이 새기고 이어받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연기군의회 황순덕 의원은 "이 자리에서 단식하면서 나도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수모를 겪었던 기억이 난다. 행정도시 건설을 위해 노력하신 은공에 보답하기 위해 행정도시를 반드시 사수하겠다"고 말했다.

 

조선평 행정도시사수연기군대책위원장도 "비록 마무리를 못 보고 가셨지만 노 전 대통령께서 시작하신 행정도시를 그 뜻을 이어받아 반드시 원안 추진되도록 투쟁하겠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보복정치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조치원역 광장 분향소에는 지난 나흘 동안 각 기관과 단체에서 뿐 아니라 학생, 열차 승객,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일반 시민 등 6,000여명의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추모를 위해 모였고 이들은 추모가 끝난 후에도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상물을 보며 고인의 뜻을 기리는 등 쉽사리 자리를 떠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26일 밤 조치원문화원 경기민요 강사인 김한예 선생은 노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뜻을 담아 경기민요 회심곡의 한 대목을 소리로 들려주기도 했다.

 

평소 노 대통령을 좋아했다는 어린 학생들부터 입원 중에 환자복을 입고 분향소를 찾은 시민, 노 대통령과 함께 군생활을 했다는 아저씨까지 각자 사연은 다르지만 노 대통령을 향한 추모의 마음은 모두 같았다.

 

또한 분향소를 찾은 각 단체에서는 자발적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하여 시민들의 조문을 도왔고 많은 시민들이 분향소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의 생전을 추억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조치원읍에 산다는 60대 어르신은 "이게 웬 날벼락이냐? 연기군에 와서 행정수도 만든다고 그렇게 애쓰고 노력했는데... 한창 때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조치원읍에 사시는 임옥빈 어르신은 "노 대통령 성격이 나와 비슷한 데가 있다. 틀리면 틀리다고 올곧게 지적하고 불의 앞에 굴복하지 않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며 "살아 계실 때 봉하마을을 가보지 못한 것이 한이다. 봉하마을 어귀에 환하게 웃는 동상을 세워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영은 연기군의회 의장도 "아쉽고 애석한 일"이라며 "우리 지역과 큰 인연을 맺은 분인데 불의의 일을 겪게 되어 혼란스럽다"고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고인의 뜻을 받들어 행정도시가 정상추진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일 것"이라며 6월 국회에서 세종시법 통과와 정부기관 이전고시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27일 오후에는 행정도시 예정지 주민들 20여 명이 직접 봉하마을로 조문을 하기 위해 출발했다. 이들은 행정도시 예정지 첫마을의 흙을 담아 노 대통령 영전에 바치며 노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행정도시 사수 의지를 다졌다.

 

대통령 서거 앞에 눈치 보는 사람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노 대통령 영전에 추모의 뜻을 표하는 데 눈치보기에만 급급한 사람들도 있어 씁쓸하다는 지적도 있다.

    

 

노 대통령 생전 행정도시 건설에 바친 열정을 생각한다면 연기군을 대표한다는 각 기관이나 단체, 의원들은 마땅히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나 첫날 봉하마을을 다녀와 연기군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박영송 의원을 제외하고는 행복도시 예정지 주민과 함께 연기군의회 황순덕, 임창철 의원만이 동행했을 뿐이다.

 

여기에 분향소가 설치된 지 며칠이 지나도록 연기경찰서 등 일부 공공기관은 조화조차 보내지 않고 나 몰라라 하고 있어 국민장으로 치러지는 게 맞는지 의심케 하고 있다.

 

분향소를 지키고 있는 관계자는 "국민장이라면 국민의 이름으로 치러지는 장례인데 각 기관,단체의 분향의지는 일반시민의 열기에 비해 대단히 낮다"고 말했다.

 

전임 대통령의 영전에 조문하는 것이 과연 누군가의 눈치를 볼 사안인지 그렇다면 누가 그런 눈치를 보게 하는지 끊임없이 분향소를 찾는 일반시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연기인뉴스, 히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노무현, #행정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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