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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독립적으로 혼자서 생각하는

 

.. 독립적으로 혼자서 생각하는 것은 두려움이 없다는 표시이다 ..  《간디/진영상,함석헌 옮김-날마다 한 생각》(호미,2001) 165쪽

 

 "두려움이 없다는 표시(標示)이다"는 "두려움이 없다는 뜻이다"나 "두려움이 없다는 이야기다"로 고쳐 봅니다. "생각하는 것은"은 "생각한다 함은"이나 "생각하는 삶은"이나 "생각하는 일이란"으로 다듬어 줍니다.

 

 ┌ 독립적(獨立的) : 남에게 의존하거나 예속되지 아니한

 │   - 독립적 환경 / 어린이를 독립적 존재로 대하다 / 독립적인 생활 /

 │     독립적으로 생각하다

 ├ 독립(獨立)

 │  (1) 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아니하는 상태로 됨

 │  (2) 독자적으로 존재함

 │   - 독립 초소

 │  (3) 개인이 한 집안을 이루고 완전히 사권(私權)을 행사하는 능력을 가짐

 │  (4) 한 나라가 정치적으로 완전한 주권을 행사함

 │   - 국민과 외국에 대하여 정식으로 한국의 독립을 선포하는 식전을 거행하였다

 │

 ├ 독립적으로 혼자서

 │→ 혼자서

 │→ 누구한테 기대지 않고 혼자서

 │→ 남이 무어라 하든 혼자서

 │→ 옆에서 무어라 하든 혼자서

 │→ 다른 이 힘을 빌지 않고 혼자서

 │→ 어느 것에도 매이지 않고 혼자서

 │→ 제 삶에 비추어 혼자서

 └ …

 

 남한테 기대거나 매이지 않는 모습이 '독립'이랍니다. 그러면 한자말로는 '독립'이라 적고, 우리 말로는 '홀로서기'나 '홀로섬'이라 적어 보면 어떠할까 싶습니다. 꾸밈말을 넣어 '홀로 우뚝 서기'라든지 '홀로 힘차게 서기'처럼 적어도 괜찮을 테고요. '혼자서기'나 '제힘으로 서기'라 해도 썩 괜찮습니다.

 

 ┌ 꿋꿋하게 혼자서 생각하는 삶은 두려움이 없다는 뜻이다

 ├ 다부지게 혼자서 생각한다면 두려움이 없다는 소리이다

 ├ 거침없이 혼자서 생각한다 하면 두려움이 없다는 말이다

 └ …

 

 간디가 한 말을 우리 말로 옮긴 보기글을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두려움이 없다고 하는 '혼자서 생각하는' 일이란 무엇이었을까 떠올립니다. 둘레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든다고 한들, 옆에서 이리 들썩이고 저리 쑤석인다 한들, 사람들이 이리 당기고 저리 민다고 한들, 꿋꿋하게 제 생각을 고이 지키는 매무새를 가리킬까요. 자기가 걸어갈 길에서 품는 생각은 어느 누구 손을 빌지 않고 혼자 부대끼고 치러내며 깨닫는다는 모습을 가리킬까요. 어떤 굴레에도 매이지 않고, 어떤 틀에도 얽히지 않으며, 어떤 흐름에도 휘둘리지 않는 고즈넉하고 힘찬 생각을 가리킬까요.

 

 ┌ 독립적 환경 → 홀로 떨어진 터전 / 따로 떨어져 있는 터전

 ├ 어린이를 독립적 존재로 대하다 → 어린이를 똑같은 한 사람으로 마주하다

 └ 독립적인 생활 → 홀로 꾸리는 삶 / 홀로 당차게 꾸리는 삶

 

 국어사전에서 '독립'이라는 낱말풀이를 다시금 읽어 봅니다. 둘째 뜻풀이로 "독자(獨自的)으로 존재함"이라는 풀이말이 보입니다. '독자적'이란 "남에게 기대지 아니하는 무엇"을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독자'이든 '독립'이든 거의 같은 셈이며, 둘 모두 "남한테 기대지 않음"을 가리키며, 한 마디로 하면 '홀로서기'나 '혼자서기'란 이야기입니다.

 

 ┌ 제 나름대로 혼자서 생각하는

 ├ 제 깜냥껏 혼자서 생각하는

 ├ 제 느낌대로 혼자서 생각하는

 └ …

 

 "독립적으로 생각한다"는 일을 곰곰이 되짚어 봅니다. "독자적으로 생각한다"는 일도 함께 되짚어 봅니다. 이렇게 말하거나 저렇게 말하거나, 한결같이 "우리 나름대로 생각하는" 일을 가리키고 있지 않는가 싶습니다. "우리 마음그릇대로 생각하는" 일을, "우리 마음자리대로 생각하는" 일을, "우리 마음 가는 대로 생각하는" 일을 이야기하지 않느냐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말로 생각을 못하고, 우리 말로 우리 뜻을 펼치지 못하는 가운데, 우리 말에 우리 넋과 우리 얼을 담아내지 못하고 맙니다.

 

 

ㄴ. 독립적인 삶을 가꾸며

 

.. 이렇듯 각자 자신의 욕망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삶을 가꾸며 살아온 모녀의 만남에는 여성주의에 대한 미묘한 입장 차이조차 아무런 스스럼이 없다 ..  《김종휘-너, 행복하니?》(샨티,2004) 42쪽

 

 '각자(各自)'는 '저마다'로 다듬고, "자신(自信)의 욕망(欲望)"은 "자기 욕망"이나 "내가 이루고픈 꿈"으로 다듬어 줍니다. '모녀(母女)'는 '어머니와 딸'이나 '어이딸'로 고쳐 줍니다. "여성주의에 대(對)한 미묘(微妙)한 입장(立場) 차이(差異)"는 "서로 다른 눈으로 보는 여성주의"로 손질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글쓴이 스스로 좀더 쉽고 알맞게 풀어서 쓰면 말과 글을 살펴 주면 고맙겠습니다.

 

 ┌ 독립적인 삶을 가꾸며 살아온

 │

 │→ 제 나름대로 삶을 가꾸며 살아온

 │→ 제 생각대로 삶을 가꾸며 살아온

 │→ 제 뜻대로 삶을 가꾸며 살아온

 │→ 제 깜냥껏 삶을 가꾸며 살아온

 │→ 제 마음 가는 대로 삶을 가꾸며 살아온

 │→ 저 좋은 대로 삶을 가꾸며 살아온

 └ …

 

 남한테 기대지 않고 살아간다는 자리에 쓰이는 '독립'과 '독립적'입니다. 여느 자리에서는 '홀로서기'라든지 '혼자서기'로 다듬을 수 있으나, 이 대목에서는 "제 나름대로"나 "제 뜻대로"로 다듬으면 한결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제' 말고 '저희'를 넣어 "저희 나름대로"나 "저희들 마음 가는 대로"처럼 다듬어 보아도 됩니다. 다른 사람 눈길이나 생각과 달리 '제 스스로' 하고픈 대로, '저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나아간다는 뜻이니까요.

 

 남들 손이 아닌 제 손으로 꾸리는 삶은 어떠할까 톺아봅니다. 남 생각이 아닌 제 생각으로 일구는 삶자락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려 봅니다. 남들 눈길이 아닌 내 눈으로 세상을 보며 이끌어 가는 매무새는 얼마나 힘차고 싱그러울까 곱씹어 봅니다.

 

 저마다 제 생각이 닿는 대로 아름다운 길을 걸으면서, 제 느낌이 흐르는 대로 아름다운 생각과 말과 삶과 일과 놀이를 찾고 붙잡을 수 있으면, 우리 삶터는 날마다 새로우며 빛나지 않겠느냐 싶습니다. 누구나 제 손길이 닿는 대로 보듬고 껴안고 얼싸안으면서 사랑과 믿음을 나눈다면, 생각이며 말이며 삶이며 일이며 놀이며 늘 알차고 넉넉하고 푸근하며 따뜻하지 않겠느냐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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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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