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9일부터 24일까지 한지 공예 전문가 정신자씨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서울 압구정성당을 지난 20일 찾았다. 한지는 보통 무엇을 포장하거나 창틀에 바르는 정도로만 이해했으나 이곳에서는 실생활에서 또는 종교생활의 성물로도 쓸 수 있도록 만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회를 열고 있는 정신자씨의 말이다.
"한지는 우리나라 전통 닥나무로 만든 것인데요. 기존의 색지와는 달리 고색공예입니다. 자기로 치면 생활자기로 실생황에서 널리 쓰이는 물건들이 많아 작은 책받침, 침대, 가구, 의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품을 만들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회에 진열된 등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은은한 불빛을 이용해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한 목적으로도 쓰입니다."
전시회를 둘러 본 주민들은 "한지공예가 이렇게 다양할 줄 몰랐다"며 한지공예를 감상하였다. 김수환 추기경님의 얼굴이 담긴 액자도 보이고 종이로만 만들었다지만 너무나 튼튼한 의자와 테이블도 눈에 띄었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 그리고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시비도 보인다. 보니따스 수녀님의 시비 '세수'라는 제목의 글귀도 아름답다.
봄날의 은은한 아카시아 향처럼 한지공예의 따사로움이 묻어나오는 전시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