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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근본적인 변혁을 촉진하는

 

.. 그의 저작은 현대 미국 사회에 크고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과 동시에 미국의 근본적인 변혁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  <야마오 산세이/이반 옮김-여기에 사는 즐거움>(도솔,2002) 157쪽

 

지은 책을 가리키거나 책 짓는 일을 가리킬 때 ‘저작(著作)’이라고도 한답니다. 그러나 ‘저작권’ 같은 자리가 아니라면 “지은 책”이나 “책을 쓰는 일”이라고 할 때가 한결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의 저작은”은 “그가 쓴 책은”이나 “그가 남긴 책은”으로 손질합니다. “영향을 미치고 있음과 동시(同時)에”는 “영향을 미치면서”나 “영향을 미치는 한편”으로 다듬고, “변혁(變革)을 촉진(促進)하는 원동력(原動力)”은 “바꾸도록 재촉하는 힘”이나 “바꾸도록 이끌어 주는 큰힘”으로 손봅니다.

 

 ┌  근본적(根本的) : 근본을 이루거나 근본이 되는

 │   - 근본적 이유 / 근본적 개혁 / 근본적인 대책 / 근본적인 결함 /

 │     이번 사업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많다

 ├ 근본(根本)

 │  (1) 초목의 뿌리

 │  (2) 사물의 본질이나 본바탕

 │   - 근본 원칙 / 주가 하락의 근본 원인이다

 │  (3) 자라 온 환경이나 혈통

 │   - 그는 근본이 좋은 사람이다 / 근본 있는 집안에서 자란 사람

 │

 ├ 미국의 근본적인 변혁을

 │→ 미국이 근본부터 바꾸도록

 │→ 미국이 뿌리부터 바뀌도록

 │→ 미국이 확 달라지도록

 │→ 미국이 밑바탕부터 다시 태어나도록

 │→ 미국이 속속들이 거듭나도록

 │→ 미국이 구석구석 새로워지도록

 └ …

 

한자말 ‘근본’을 써야 글쓴이 느낌과 뜻을 살릴 수 있다면, ‘근본’을 살리고 ‘-적’만 덜어 줍니다. ‘뿌리-밑뿌리-밑바탕-바탕’ 들을 가리키는 한자말인 ‘근본’을 굳이 안 써도 넉넉하다고 생각한다면, ‘근본’까지 덜어내고 한결 알맞거나 어울린다고 느끼는 낱말을 살포시 넣어 줍니다.

 

 ┌ 근본적 이유를 말하다 → 참말 왜 그랬는지 말하다

 ├ 근본적인 개혁을 하다 → 밑뿌리부터 뜯어고치다

 ├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다 → 뿌리뽑을 대책을 세우다 / 제대로 도움되는 대책을 세우다

 ├ 근본적인 결함을 시정하다 → 처음부터 잘못된 곳을 바로잡다

 └ 근본적으로 문제가 많다 → 처음부터 말썽거리가 많다

 

이야기하는 자리에 따라서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밑뿌리부터 무엇인가를 고친다고 할 때에, ‘아주 크게’ 고칠 때가 있고, ‘남김없이’ 고칠 때가 있으며, ‘송두리째’ 뜯어고칠 때가 있습니다. 얼마나 다르게 고치려 하는지, 얼마만큼 고칠 마음인지를 잘 갈무리한 다음 알맞게 넣을 낱말을 찾아 주면 됩니다. 몹시 크게 고친다고 할 때에는 ‘확’이나 ‘아주’나 ‘싹’ 같은 낱말을 넣어도 잘 들어맞습니다.

 

 ┌ 주가 하락의 근본 원인이다

 │→ 주식값이 떨어진 크나큰 까닭이다

 │→ 주식값을 떨어뜨린 가장 큰 까닭이다

 ├ 그는 근본이 좋은 사람이다 → 그는 바탕이 좋은 사람이다

 └ 근본 있는 집안에서 자란 사람 → 뼈대 있는 집안에서 자란 사람

 

하나씩 살펴봅니다. 한 군데씩 손질합니다. 하나둘 바로잡거나 추스릅니다. 삶 한 자락도, 말 한 마디도, 생각 한 줌도 하나씩 돌보고 한 군데씩 매만지며 하나둘 북돋웁니다.

 

ㄴ. 근본적 모순

 

.. 하지만 자기 자신의 학설에 앞뒤가 맞지 않는 근본적 모순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  <이희진-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소나무,2008) 138쪽

 

“자기 자신의 학설(學說)”은 “자기 학설”이나 “자기가 내놓은 이야기”로 다듬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모순(矛盾)’은 ‘잘못’이나 ‘어긋남’이나 ‘엉터리’로 손보고, ‘해결(解決)하지는’은 ‘풀지는’으로 손봅니다.

 

 ┌ 앞뒤가 맞지 않는 근본적 모순을

 │

 │→ 앞뒤가 맞지 않는 뿌리깊은 잘못을

 │→ 앞뒤가 맞지 않는 터무니없는 잘못을

 │→ 앞뒤가 맞지 않는 엉터리 대목을

 │→ 앞뒤가 맞지 않는 대목을

 └ …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가리켜 한자말로 ‘모순’이라고 합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가운데 짬에 ‘앞뒤가 맞지 않는’이라고 적었으니 뒤쪽에 ‘모순’을 넣지 않아도 됩니다. 아니, 이렇게 넣으면 겹말이 됩니다.

 

 ┌ 자기 이야기가 처음부터 앞뒤가 맞지 않음을 풀지는 못했다

 ├ 자기 생각이 송두리째 앞뒤가 맞지 않음을 풀어내지는 못했다

 ├ 자기 학문이 처음부터 끝까지 앞뒤가 맞지 않음을 풀지는 못했다

 └ …

 

학문을 하든 무엇을 하든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펼치는 분들이 ‘앞뒤가 맞는 말과 글을 알맞게 골라서 쓸까’ 궁금합니다. 생각이 바르지 못하면서 말이 바를 수 있을는지 궁금합니다. 생각은 바르지 못하고 몸가짐도 엉성하다 하여도 말은 바르고 글도 또렷할 수 있을 테지요.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말과 글만 번듯하고 속마음과 넋은 뒤죽박죽에다가 엉터리라 한다면, 번지르르한 말과 글은 어디에 쓸모가 있고 무슨 값이 있고 어떤 보람이 있을는지요.

 

말 한 마디 추스르듯 삶 한 자락 추슬러야 한다고 느낍니다. 글 한 줄 다독이듯 삶 한 자리 다독여야 한다고 봅니다. 말 따로 삶 따로가 아니라, 말 함께 삶 함께로 나아가야 합니다. 말을 가꾸듯 삶을 가꾸고, 삶을 돌보듯 말을 돌보아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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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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