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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100일 영상 '우리는 왜 눈물 흘려야만 하는가' YTN노조 제공 YTN그래픽팀 서정호 기자 제작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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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은 조합원들의 눈물로 시작한다. 지난 7월 17일 이른바 '날치기 주총'장이다.

"후배들 눈 쳐다보면서 얘기해요."
"구본홍은 그렇다 치고 선배들 실망했습니다."
"선배들이 이럴 수 있다는 게 지금 너무 가슴이 미어집니다."

이후 음악이 흐르면서 YTN 조합원들 얼굴들이 차례로 화면에 등장한다. 6명의 해직자를 포함한 징계 대상자들이 클로즈업되고 후배들의 단식, 대량 징계 후 긴급총회, 남대문경찰서 앞 기자회견,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투쟁, 국정감사장 등 지난 100일이 차례로 화면에 이어진다. 희망을 예고한 것일까? 영상 끝부분에는 조합원들의 웃음을 많이 담았다.

화면은 모두 흑백으로 처리되어 있다. YTN 영상 그래픽팀에서 일하고 있는 서정호 조합원이 만든 영상 <우리는 왜 눈물 흘려야만 하는가>는 그의 7분 3초짜리 '블랙투쟁'이다.

서 조합원은 이 영상을 나흘에 걸쳐 만들었고 하루는 밤을 꼴딱 샜다고 한다. 그가 "뭔가 만들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YTN 앵커들의 '블랙투쟁'을 화면으로 본 다음부터다. "우리 투쟁 장면을 흑백으로 만들면 그 자체가 '블랙투쟁'일 수 있겠다"고 생각한 서 조합원은 우선 '스크린세이버'를 만들어 배포하자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준비했다.

YTN 앵커들이 조합원 20일 '블랙투쟁'을 재개했다. 조합원 33명이 대량 징계당한 지난 6일 '블랙먼데이' 2주째 되는 날에 맞춘 것이다.
 YTN 앵커들이 조합원 20일 '블랙투쟁'을 재개했다. 조합원 33명이 대량 징계당한 지난 6일 '블랙먼데이' 2주째 되는 날에 맞춘 것이다.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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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출신 가수 김창기의 '여섯 개의 넥타이로 살아남은 자의 노래'가 귀에 들어왔다.

'불을 켜줘. 아주 무서운 꿈을 꿨어. 나의 머리를 휘저어놓던 그 이유를 보았어…. 이해해줘. 떨고있는 나의 작은 모습을. 내일 아침이 밝아오면 그땐 다시 널 지켜줄게.'

"5분 30초짜리 노랜데, 가만 듣고 있으니 '여섯'이란 숫자가, 해고당한 우리 선배들 수와 같잖아요. 노래가 확 다가오더라고요."

"이 음악을 작품에 입히자"는 생각이 들 무렵 서 조합원의 계획은 "구본홍 사장 출근저지 100일에 맞춰 영상을 만들어보자"는 것으로 발전했고 결국 서 조합원은 이 약속을 지켰다.

서 조합원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벌써 100일이 지나갔다"면서 "100일이 지나서도 열심히 투쟁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면엔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담았지만 그는 미래를 낙관하는 듯 했다. 

"조합원들이 착용하고 있는 낙하산 반대 배지를 제가 만들었고 구본홍 삽화 등 그래픽 관련한 것은 다 제가 해서요. 찍힐대로 찍혔어요. 투쟁 열심히 해야 합니다."

16일 저녁 7시 YTN 앞에서 열린 문화제에서 노조가 공개한 '미공개 온마이크' 중 아르빌에서 소식을 전하고 있는 한 기자의 모습. 특수 군복을 입은 상태에서도 공정방송 리본과 낙하산 반대 배지를 달고 있다.
 16일 저녁 7시 YTN 앞에서 열린 문화제에서 노조가 공개한 '미공개 온마이크' 중 아르빌에서 소식을 전하고 있는 한 기자의 모습. 특수 군복을 입은 상태에서도 공정방송 리본과 낙하산 반대 배지를 달고 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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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YTN, #구본홍, #서정호, #노종면, #YTN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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