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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필자의 말

 

.. 미리 일러두고자 하는 것은 필자의 말을 그대로 따르려 하지 말라는 점이다 ..  《한정식-사진, 예술로 가는 길》(눈빛,2006) 146쪽

 

 “미리 일러두고자 하는 것은”은 “미리 일러두고 싶은데”로 다듬습니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며 ‘것’이 흔히 붙곤 하는데, 되도록 ‘것’을 안 넣어야 말이 부드럽습니다.

 

 ┌ 필자(筆者) : 글을 쓴 사람

 │   - 필자 소개 / 필자가 안 밝혀진 책 / 필자 자신을 소개하는 명함

 │

 ├ 필자의 말을

 │→ 글쓴이 말을

 │→ 내 말을

 └ …

 

 ‘글쓴이’를 한자말로 옮기니 ‘필자(筆者)’입니다. 보기글을 보면 ‘글쓴이’가 아닌 ‘필자’로 적으니 토씨 ‘-의’가 들러붙습니다.

 

 ┌ 필자 소개 → 글쓴이 소개 / 글쓴이 알림 / 글쓴이는 어떤 사람인가

 ├ 필자가 안 밝혀진 → 글쓴이가 안 밝혀진 / 누가 썼는지 안 밝혀진

 └ 필자 자신을 → 글쓴이 스스로를 / 글을 쓴 스스로를

 

 그런데 ‘글쓴이’로 썼어도 “글쓴이의 말을”처럼 나올 수 있군요. 그렇다면 “글쓴이 말을”보다 “내 말을”로 다듬으면 한결 나을까 싶습니다. “내가 하는 말을”로 다듬어도 괜찮습니다.

 

 

ㄴ. 필자의 판단

 

.. 하지만 식민사학이라는 것이 그만한 근거와 학문적 타당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  《이희진-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소나무,2008) 14쪽

 

 “식민사학이라는 것이”는 “식민사학이”나 “식민사학은”으로 손봅니다. ‘근거(根據)’는 ‘바탕’이나 ‘뿌리’로 다듬어 줍니다. “학문적(-的) 타당성(妥當性)”은 “학문으로 옳은가”나 “학문다운가”나 “학문으로 알맞는가”로 손질하고,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는 “없다고”로 손질합니다.

 

 ┌ 필자의 판단이다

 │

 │→ 글쓴이 생각이다

 │→ 내 생각이다

 └ …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우리들은 서로를 ‘생각’하고, 일과 놀이를 ‘생각’하며, 우리 둘레 삶터를 ‘생각’합니다. 생각은 헤아림일 수 있습니다. 재기, 따지기, 살피기, 돌아보기, 짚기, 되짚기, 곰삭이기, 새기기, 살펴보기 들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볼 수 있고, 저렇게 여길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바라보다가는, 저렇게 그려 봅니다. 생각하는 갈래는 한 가지가 아니며, 생각하는 흐름도 한 가지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판단(判斷)’ 같은 굴레에 매이지 않았다면.

 

 ┌ 학문적 타당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

 │→ 학문으로 올바르지 못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 학문으로 올바르지 못하다고 느낀다

 └ …

 

 보기글은 통째로 손질하면서 다시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내가 보기에 식민사학은 그만한 뿌리가 없고 학문으로도 올바르지 않다.”나 “다만, 내가 생각하기에 식민사학은 그만한 까닭도 없고 학문으로도 옳지 않다”쯤으로. 또는, “그러나, 식민사학을 생각해 보면 그만한 뿌리가 없고, 학문으로도 알맞지 않다.”나 “그러하다고 하나 식민사학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만한 밑바탕도 없고 학문으로 따져도 아주 그릇되었다”쯤으로. 아니면, “그런데, 식민사학은 그만한 뿌리도 없고 학문도 엉터리라고 느껴진다.”나 “그런데 식민사학이 내세우는 생각들은 터무니없을 뿐더러 학문으로도 제대로 밝히지 못한다고 느낀다”쯤으로.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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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토씨 ‘-의’, #-의, #우리말, #우리 말, #국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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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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