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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이탈리아의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2차전이 열린 10일 중국 친황다오 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한국 원정응원단이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2차전이 열린 10일 중국 친황다오 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한국 원정응원단이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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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연이어 한국 선수들의 금메달 낭보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 더위를 잊게 만드는 금메달 소식에 국민들의 스트레스 지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는 자칫 잘못하면 시청자들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금메달도 좋지만, 돌연사 주의해야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만성 질환자라면 올림픽 기간에 더욱 주의하셔야 합니다. 자칫 잘못하면 질병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올림픽 경기 관람 도중 돌연사나 급사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돌연사 또는 급사는 증상이 나타난 후 1시간 내에 사망하는 예기치 않던 갑작스런 자연사를 말하는데, 대부분은 돌연 심장사(심장마비)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급사가 발생하기 쉬운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생중계 관람을 자제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박정의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는 급성심근경색증을 앓았던 환자, 말기 심부전환자, 비후성 심근증환자, 급사에서 회생된 환자, 원발성의 부정맥(조기흥분증후군 등) 환자들"이라며 "이런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 경기 관람이나 생방송 시청을 제한하도록 주위 협조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정경태 을지대학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도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다가 갑자기 뒷목이 당긴다거나 가슴에 통증이 오고 호흡곤란,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느끼면 즉시 경기 시청을 중단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환자는 가능하면 혈압 및 맥박수를 측정해서 너무 높거나 낮지 않은지 확인해 보고,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생방송 시청을 자제하는 것이지만 생방송 경기를 시청하더라도 절대 흥분을 피하고 차분히 행동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복용하는 약이 있으면 잘 챙겨 먹는 것이 좋으며 비상약을 가까운 곳에 비치해 놓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편, 미리 가까운 병원 응급실이나 소방서 비상 연락처 등을 준비해 응급상황에 대처해야 합니다.

올림픽 기간 내 과음·과식, 건강 밸런스 깨

늦게까지 TV시청을 하면서 응원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간식이나 술을 먹게 되고, 이는 과식이나 과음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앉아서 TV를 보기 때문에, 과식에 위 운동부족까지 겹치게 되면서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과식과 과음을 경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특히 심장질환, 당뇨병, 신장질환을 가진 경우는 음식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단맛이 나는 음식과 치즈, 오징어, 고기류 등 각종 술 안주류는 생각 이상으로 고열량, 고콜레스테롤인 경우가 많아 건강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주요 경기를 시청하는 도중 자주 하게 되는 음주 또한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 쉽습니다.

이정권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나친 과음을 하는 경우, 알코올의 작용으로 심장이 빨리 뛰게 되지만, 심장의 기능이 이것을 충분히 따라 주지 못하여 심장질환자는 위험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합니다.

그 외에도 과식, 과음으로 인한 설사, 구토, 복통 등도 만성질환자에게는 큰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기를 시청하는 도중 분위기에 휩쓸려 평소의 생활습관을 잃고 과식과 과음을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간식을 먹더라도 늦은 시간임을 감안해 과일과 야채를 중심으로 먹는 습관을 들인다면 부작용이 훨씬 덜할 것입니다.

올림픽 기간, 잠이 부족해

한국과 이탈리아의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2차전이 열린 10일 중국 친황다오 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중국 현지 유학생들이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다.
 한국과 이탈리아의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D조 2차전이 열린 10일 중국 친황다오 스포츠센터스타디움에서 중국 현지 유학생들이 한국팀을 응원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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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베이징 올림픽은 우리와 1시간의 시차가 나는 중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새벽까지 밤잠을 설쳐가며 TV 시청을 하지 않아도 돼 다행이지만, 아직 가시지 않은 열대야와 낮 시간 동안 보지 못한 경기들의 재방송을 보느라 밤잠을 설치는 이들도 많습니다. 이로 인해 수면 리듬이 깨져 불면증에 시달리고 피로가 누적돼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밤샘 TV시청으로 인한 수면부족은 피로를 몰고 오기도 하는데 바로 풀지 못하고 무리를 계속 하게 되면 두통, 관절통, 근육통 등 만성피로 증상이 나타납니다.

1주일 동안 하루에 4시간씩 잠을 자면 정신이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의 만취 상태와 같아집니다. 또 하루 밤을 꼬박 새고 아침에 출근하면 혈중 알코올 농도 0.1%와 비슷하여 정상 생활이 불가능하고 사고의 위험도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잠이 부족한 경우에는 자가용 보다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유제춘 을지대학병원 정신과 교수는 "피로를 푸는 방법으로는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30분 이내의 낮잠을 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합니다. 또 철분이 많은 음식과 비타민이 풍부한 야채나 과일 등을 섭취하고 명상이나 복식 호흡을 통해 피로를 해소해도 좋습니다.

올림픽 기간, 열성적인 응원도 좋지만 건강도 함께 챙기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도 좋지만, 수면건강도 챙기세요~
홍승봉 성대 의대 교수가 제안하는 '수면법'


1. 가급적 낮이나 저녁시간에 시청하며, 직장인은 일찍 귀가하여 저녁시간을 이용하여 올림픽을 관람한다.
2. 녹화 경기를 볼 때에도 밤 12시 이전에 TV 시청을 끝내고 취침한다.
3. 밤 10시 이후에는 주변 조명을 어둡게 해놓고 시청한다.
4. 경기에 너무 몰두하여 흥분하면 불면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취침 1시간 전부터는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좋다.
5. 밤 12시 넘어서 하는 방송을 보고 싶으면 가급적 녹화하였다가 저녁 시간을 이용하여 시청한다.
6. 밤 12시 이후에 꼭 관람하고 싶은 경기를 볼 때는 일찍 귀가하여 9~10시경부터 미리 취침한 후 경기 전까지 잠을 잔다. 경기 전에 일어나서 경기를 본 후 경기가 끝나면 다시 잠을 자서 수면시간이 최소한 5시간 이상이 되도록 한다. 자는 시간에 TV 시청을 할 때는 주위를 어둡게 하여야 끝난 후 다시 잠들기가 쉽다.
7. 그래도 잠이 부족하게 되면 낮에 20분 정도의 낮잠을 자는데, 필요시에는 아침에 기상한 후 5시간 간격으로 2~3회 낮잠을 잘 수도 있다.
8. 잠이 부족하더라도 아침에 기상시간은 항상 일정하게 하는 것이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유지하는데 필요하다.
9. 잠이 부족하면 낮에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차를 운전하거나 섬세한 작업을 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10. 세끼 식사를 모두 하고, 음식 섭취를 골고루 잘하여 수면부족으로 인한 건강 손상을 최소화 한다.
/홍승봉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수면센터 교수

덧붙이는 글 | 엄두영 기자는 현재 경북 예천군의 작은 보건지소에서 동네 어르신들을 진료하고 있는 공중보건의사입니다. 많은 독자들과 '뉴스 속의 건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태그:#올림픽, #심장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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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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