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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례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사상적 고민이 있었거나 인생의 뜻을 알고자 교회의 문을 두드린 것은 결코 아니다 ..  《엔도오 슈우사쿠/윤현 옮김-예수 지하철을 타다》(세광공사,1981) 4쪽

 

 ‘고민(苦悶)’은 ‘걱정’이나 ‘근심’이나 ‘생각’으로 고쳐 줍니다. “인생(人生)의 뜻”은 “살아가는 뜻”이나 “삶이란 무엇인가”로 다듬고, “교회의 문”은 “교회문”으로 다듬습니다. “두드린 것은 결(決)코 아니다”는 “두드리지는 않았다”로 손봅니다.

 

 ┌ 사상적(思想的) : 어떤 사상에 관계되는

 │   - 사상적 기반 / 사상적 경지 / 사상적인 대립 / 사상적인 동요를 일으키다 /

 │     중세는 사상적으로 기독교가 지배하고 있었다

 ├ 사상(思想)

 │  (1) 어떠한 사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사고나 생각

 │   - 사상의 자유 / 봉건적 사상 /

 │     그의 작품은 우리나라 사람의 생활과 사상과 감정을 담고 있다

 │  (2) [철학] 판단, 추리를 거쳐서 생긴 의식 내용

 │  (3) [철학] 논리적 정합성을 가진 통일된 판단 체계

 │  (4) [철학] 지역, 사회, 인생 따위에 관한 일정한 인식이나 견해

 │

 ├ 사상적 고민이 있었거나

 │→ 생각이 깊었거나

 │→ 깊이 생각해 보았거나

 │→ 찬찬히 따져 보았거나

 │→ 곰곰이 헤아려 보았거나

 └ …

 

 교회에 다니느냐 다니지 않느냐 하는 ‘사상적 고민’이라고 한다면, “교회에 나가는 뜻이 있느냐 없느냐를 헤아리는 일”입니다. 교회 나가는 일뿐 아니라 다른 일도 그러합니다만, 어느 일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놓고, 누구나 ‘곰곰이 생각에 잠기기’ 마련입니다. 어설피 짚지 않고 ‘깊이깊이 따져’ 보곤 합니다.

 

 ┌ 사상의 자유 → 생각하는 자유

 ├ 봉건적 사상 → 봉건제도를 받드는 생각

 └ 우리 나라 사람의 생활과 사상과 감정 → 우리 나라 사람들 삶과 생각과 느낌

 

 국어사전에서 ‘생각’을 찾아보면 모두 여덟 가지 뜻풀이가 나옵니다. 그러나 어느 뜻풀이에도 ‘철학’을 담아낸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1) 사람이 머리를 써서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2) 어떤 사람이나 일 따위에 대한 기억 (3)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을 가짐 (4) 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음 (5)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상상해 봄 (6) 어떤 일에 대한 의견이나 느낌을 가짐 (7) 어떤 사람이나 일에 대하여 성의를 보이거나 정성을 기울임 (8) 사리를 분별함, 이렇게 여덟 가지인데, ‘생각’을 풀이하며 적는 한자말을 골라 보면, ‘판단-기억-관심-상상-의견-사리 분별’이 있습니다.

 

 ‘사상’ 말풀이를 헤아려 봅니다. “구체적인 사고와 생각”이 ‘사상’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사상’과 ‘생각’은 무엇이 어떻게 다른 셈일까요. 둘은 다른 낱말이라고 가를 수 있을까요. ‘사상’ 뜻풀이를 하면서, 세 가지나 실은 ‘철학이라는 학문에서 쓰는 전문 낱말’ 씀씀이는 무엇을 말하는가요.

 

 ┌ 사상적 기반 → 생각하는 발판, 생각밭

 ├ 사상적 경지 → 생각하는 눈높이, 생각높이

 ├ 사상적인 대립 → 생각이 맞섬, 생각이 달라 다툼

 └ 사상적인 동요를 일으키다 → 생각이 흔들리다

 

 국어사전 보기글로, “중세는 사상적으로 기독교가 지배하고 있었다”가 실려 있습니다. “중세는 기독교가 다스리고 있었다”는 소리이거나, “중세사람들 생각은 기독교가 움직이고 있었다”는 소리입니다.

 

 ― 생각하다 / 헤아리다 / 살피다 / 따지다 / 짚다 / 돌아보다 / 되새기다 / 곱씹다

 

 곰곰이 생각할 일이라고 느낍니다. 우리들이 ‘생각’이라는 말을 쓰지 못할 까닭은 무엇인지, 우리는 왜 ‘생각’이라는 말로 ‘우리 마음이나 느낌이나 뜻이 움직이는 모습’을 잡아채지 못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왜 우리 스스로 우리 토박이말로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할까요. 깊은 생각이든 얕은 생각이든, 너른 생각이든 좁은 생각이든, 아름다운 생각이든 궂긴 생각이든, 높은 생각이든 낮은 생각이든, 멋진 생각이든 좀스런 생각이든, 훌륭한 생각이든 꼼바른 생각이든, 올바른 생각이든 치우친 생각이든, 곧은 생각이든 굽은 생각이든, 우리들은 우리 머리로, 또 우리 가슴으로 우리 ‘생각’ 하나 품으면서 살아갈 수 없는 한겨레인지요.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적#우리말#우리 말#적的#사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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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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