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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일하던 옆 동료가-평소 내가 자기를 괴롭힌다고 분하다, 분하다 하지만 그게 애정의 주고받음임을 서로 잘 알고 있다- 부추기고 또 평소 나를 좋아하는 동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그런 행사를 치러내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  <이경미-인간 하나 기다리며>(동녘,2002) 61쪽

 

.. 그러나 그와 같은 민중과는 달리 그들 자신의 솔직한 원망과 그들 나름의 인식과 자발적인 행동력을 가짐으로써 역사를 만들고 역사를 변혁시키려고 하는 민중도 또한 존재한다 ..  <박현채-민중과 경제>(정우사,1978) 10쪽

 

같이 일하는 사람을 한자말로 ‘동료(同僚)’라고 합니다. 이 보기글 첫머리는 “같이 일하던 옆사람이”로 고쳐 줍니다. ‘분(憤)하다’는 그대로 두어도 되고, ‘싫다’나 ‘짜증난다’나 ‘밉다’나 ‘답답하다’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애정(愛情)의 주고받음임을”은 “사랑을 주고받는 일임을”이나 “주고받는 사랑임을”로 손봅니다. “이르렀던 것이다”는 “이르렀다”로 다듬습니다.

 

“그들 자신의 솔직(率直)한 원망(怨望)과”는 “그들 스스로 미워하는 마음 그대로”로 다듬어 보고, “그들 나름의 인식(認識)과”는 “그들 나름대로 생각하고”로 다듬어 주며, ‘변혁(變革)시키려고’는 ‘고치려고’나 ‘뜯어고치려고’로 다듬습니다. “또한 존재(存在)한다”는 “또한 있다”로 손질합니다.

 

 ┌ 자발적(自發的) : 남이 시키거나 바라지 않아도 자기가 나서서 하는

 │   - 자발적 참여 / 자발적 활동 / 자발적인 태도 / 자발적으로 행동하다 /

 │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 자발(自發)

 │  (1) 남이 시키거나 바라지 않았는데도 자기 스스로 나아가 함

 │  (2) 저절로 움직이거나 쏴짐

 │

 ├ 동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 동료들 스스로 함께하여

 │→ 동료들이 스스로 함께하면서

 └ …

 

시키지 않아도 하는 일이니 ‘스스로’ 하는 일입니다. 뒤에서 밀지 않아도 하는 일이기에 ‘나서서’ 하는 일입니다. 누가 무어라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낌이 있습니다. 누가 무어라 외치지 않아도 깨달음이 있습니다. 한결 나은 쪽으로 나아가거나, 좀더 올바른 쪽으로 가자면, 나 스스로 움직여야 하는 줄 알았기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섭니다.

 

 ┌ 자발적인 행동력을 가짐으로써

 │

 │→ 스스로 행동하는 힘을 키우면서

 │→ 스스로 일어서는 힘을 보여주면서

 │→ 스스로 떨쳐일어서는 힘으로

 └ …

 

스스로 움직이는 힘은 ‘질서’가 아닌 ‘문화’입니다. 군대에서는, 또 권력자는, 또 독재자는, 사람들을 한동아리로 묶으며 내리누르거나 억누르려고 합니다. 사람들 스스로 옳다고 느끼면서 따르도록 이끌지 못합니다. 사람들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오기에 함께하겠다고 나서도록 이끌지 못합니다.

 

 ┌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선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

 │→ 교통질서를 뿌리내리려면 시민들 스스로 도와주어야 합니다

 │→ 교통질서는 시민들 스스로 애써야 뿌리내립니다

 │→ 교통문화를 가꾸려면 시민들 모두가 힘써야 합니다

 └ …

 

정치권에서, 또 경찰권력이, 또 군대조직이 말하는 ‘질서’란 ‘계급’과 같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높은 데에서 낮은 데로. 위는 바로 자기들, 힘을 움켜쥔 이들입니다. 높은 데는 바로 권력자들, 백성들한테 힘을 넘겨받아 대신 나라일을 돌보아야 하는 이들입니다.

 

집회를 할 권리, 언론이나 출판으로 목소리를 낼 권리, 아이들한테 참과 거짓을 또렷하게 가르칠 권리를 누릴 수 없습니다. 자기 집 옆에 공장이 들어서든, 또 큰 찻길이 들어서든 ‘나 하나 참으며 더 많은 이웃한테 도움이 된다’는 명령을 들이밀면서 우리 삶을 우리 스스로 무너뜨리도록 내몹니다.

 

 ┌ 자발적 참여 → 기꺼이 함께함

 ├ 자발적 활동 → 손수 하는 일

 ├ 자발적인 태도 → 스스로 나서는 매무새

 └ 자발적으로 행동하다 → 몸소 움직이다

 

시킨다고 하는 착한 일이 아닙니다. 점수를 딸 수 있으니 하는 봉사활동도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가운데 꼭 있어야 하니까 하는 착한 일이요 봉사활동입니다. 우리 스스로 우리 이웃을 사랑하고 우리 몸과 마음을 사랑하니까 하는 착한 일이요 봉사활동입니다.

 

 책읽기도 스스로 하는 일이며, 그림그리기도 스스로 하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도,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놀이를 즐기는 일도 모두 스스로 하는 일입니다. 우리 삶터를 깨끗하고 아름답게 돌보거나 가꾸는 일도 스스로 나설 일입니다. 등떠민다고 떠맡는 짐덩어리가 아닙니다. 뭔가 대가가 주어지니까 잇속을 챙기려고 나대는 일이 아닙니다.

 

 날마다 쓰고 있는 소중한 마음그릇이며 생각그릇이라고 느끼니 살뜰히 추스르는 말이요 글입니다. 내 이웃하고 내 마음을 고이 나누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펼치고 싶으니 오롯이 가꾸어 가는 말이요 글입니다. 우리 세상에 한 가지 빛줄기를 보태려는 뜻으로 쓰다듬는 말이요 글입니다. 시킨다고 ‘우리 말 다듬기’를 억지로 해 보아야 며칠 못 갑니다. 아니, 몇 시간도 못 가지요. 스스로 찾아야 하는 말길입니다. 몸소 헤아려야 하는 글문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태그:#-적, #우리말, #우리 말, #적的, #자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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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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