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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별 이득이 없다

.. 차별이 시정되었다는 것은 금전적으로 별 이득이 없다 하더라도 그런 일을 쟁취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이 생기게 하는군요 ..  <다나까 미찌꼬/김희은 옮김-미혼의 당신에게>(백산서당,1983) 157쪽

“차별(差別)이 시정(是正)되었다는 것은”은 “차별이 고쳐졌다고 하면”이나 “따돌림이 사라졌다면”이나 “더 괴롭히지 않게 되었다면”으로 손봅니다. ‘금전적(金錢的)으로’는 ‘돈으로’로 다듬고, ‘이득(利得)’은 ‘도움’으로 다듬어 줍니다. “쟁취(爭取)했다는 사실(事實)만으로도”는 “싸워서 얻었다는 대목만으로도”나 “싸워서 얻었다는 이야기만으로도”로 손질하며, “자신(自信)이 생기게”는 “힘이 생기게”로 손질합니다.

 ┌ 별(別) : 보통과 다르게 두드러지거나 특별한
 │  - 그와 나는 별 사이가 아니다 / 별 부담 없이 나의 생각을 말해 주었다 /
 │    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았다 / 별 이상한 소리를 다 하고 있네
 │
 ├ 별 이득이 없다
 │→ 거의 이득이 없다
 │→ 이득이 얼마 없다
 │→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 …

“별 이득이 없다”는 “거의 이득이 없다”는 소리입니다. “차별이 시정되었다는 것은 금전적으로 별 이득이 없다 하더라도”를 통째로 놓고 헤아린다면, “푸대접이 사라졌다면, 더 많은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나 “괴롭히는 일이 없어졌다면, 돈을 더 받게 되지는 않더라도”를 가리키리라 봅니다.

 ┌ 별 사이가 아니다 → 아무 사이가 아니다
 ├ 별 부담 없이 → 아무런 걱정 없이
 ├ 별 뾰족한 수가 → 그리 뾰족한 수가
 └ 별 이상한 소리를 → 참 이상한 소리를

‘別’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면서 이 외마디 한자말을 쓰는 분은 얼마나 될는지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다를 別’인 이 한자는, 말 그대로 ‘다른’을 뜻하거나 ‘아무’를 뜻하거나 ‘거의’를 뜻하곤 합니다. 쓰이는 자리를 찬찬히 살피면, ‘아무런’이나 ‘그리’나 ‘그다지’ 같은 말이 들어갈 자리에 끼어들기도 합니다.

ㄴ. 별것도 아닌데

.. “별것도 아닌데 잠을 깨우는 건 나빠. 게다가 넌 날 속이고 있어” ..  <그랑빌/햇살과나무꾼 옮김-그랑빌 우화>(실천문학사,2005) 34쪽

“깨우는 건 나빠”는 “깨우면 나빠”로 손봅니다.

 ┌ 아무것
 │  (1) 그 어떤 것. 따로 정해지지 않은 어떤 것 모두
 │     <아무것도 모르면서 큰소리치지 마 / 난 아무것도 없어 /
 │      아무것이나 좋으니 일자리만 주세요>
 │  (2) 대단하거나 남다른 어떤 것
 │     <보니까 아무것도 아닌데, 다투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라>
 └ 별것(別-)
     (1) 드물고 이상스러운 것
      - 좋다는 건 별것을 다 먹어 보아도 / 그녀는 별것 아닌 일에 수선을 떨었다
     (2) 여러 가지 것
      - 이곳에는 날마다 시장이 서는데 별것을 다 판단다

“별일 아냐”와 “별것 아냐” 같은 말을 곧잘 듣습니다. 그러는 가운데 “아무 일 아냐”와 “아무것 아냐” 같은 말도 틈틈이 듣습니다.

 ┌ 아무 + (무엇) : 아무개, 아무것
 └ 별 + (무엇) : 벌것, 별일, 별사람, 별인물

‘아무-’가 앞가지 구실을 하도록 한다면 크게 걱정이 없습니다. ‘별말’과 ‘별소리’라 하듯이 ‘아무말’과 ‘아무소리’처럼 쓸 수 있다면 걱정이 없습니다.

드문드문 ‘아무’가 앞가지가 되어 몇 가지 낱말이 쓰이지만, ‘아무일’이나 ‘아무사람’조차 한 낱말 대접을 못 받습니다.

 ┌ 별것도 아닌데
 │
 │→ 아무것도 아닌데
 │→ 다른 것도 없는데
 │→ 볼일도 없는데
 └ …

보기글에서는 느낌을 살려서 ‘다른 것’을 넣어도 되고, ‘볼일’이나 ‘아무 일’을 넣어도 됩니다. ‘큰일’을 넣어도 어울리고, ‘대단한 일’을 넣어도 어울립니다. ‘깜짝 놀랄 일’이나 ‘바쁜 일’을 넣어도 괜찮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http://hbooks.cyworld.com (우리 말과 헌책방)
http://cafe.naver.com/ingol (인천 골목길 사진)



태그:#외마디 한자말, #우리말, #우리 말, #별別, #한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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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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