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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미·박효진·원은정·임다현·왕일림 기자

▲ 도깨비 열차
ⓒ 춘천마임축제
"우리나라 축제의 문제는 너무 형식적이라는 점이다. 축제라는 것은 일상으로부터 벗어남, 현실로부터의 벗어남이다. 축제는 자기가 억누르고 있는 것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데 우리나라 축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시간에 맞춰 시작하고 끝나고 먹고 집에 가서 자고 그것은 축제가 아니다. 도깨비 난장, 미친 금요일은 그래서 만든 것이다. 우리가 내세우는 것이 1년에 하루 놀고 1년 동안이 행복해지는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유진규 춘천마임축제 예술 총감독의 말이다.

어느 날 갑자기 무작정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출근하기 싫을 때, 우울하고 화가 날 때, 불안하고 근심 걱정이 많아 질 때, 그리고 나를 찾고 싶을 때…. 나 자신도 모르는 이유들이 모여 떠나고 싶은 상황을 만드는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머리로 따지지 말고 마음이 이끄는 대로 나서보는 여행. 훌쩍 떠나는 여행이 좋은 것은 바로 일탈 때문이다. 그 일탈을 찾아 이번 주말, 춘천행 기차에 몸을 실어보면 어떨까.

무박 2일, 마임 마을로 떠나는 여행

6월 2일(토) 오후 1시 1년에 단 한 번, 마임 마을로 가는 길이 열린다.

청량리역에서 남춘천역으로 향하는 기차는 마임 마을에서 온 요상한 도깨비들과 함께하는 도깨비 열차로 변신 한다. 2시간동안 기차 밖 세상과 도깨비들의 몸짓에 빠져들다 보면 일상에서 벗어나 어느 새 마임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2007춘천마임축제에서 '서커스 열차'라는 주제로 운행되는 도깨비 열차를 타면 무박2일에 걸친 축제의 절정을 맛볼 수 있다. 도깨비열차와 도깨비 난장은 마임축제의 하이라이트다. 난장이 열리는 고슴도치섬까지는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낮도깨비 난장에서는 숲 속 무대와 물가, 잔디마당 등에서 쉴 틈 없이 야외 마임 공연이 펼쳐진다. 저녁 7시에는 춘천인형극장으로 자리를 옮겨 해외 초청작인 뉴 서커스 아시아의 '물의 영혼'과 디아블로 댄스 시어터의 '매직'을 감상할 수 있다.

공연이 끝나고 어두운 밤이 되면 다시 고슴도치 섬으로 돌아가 마임과 서커스, 무용, 인디밴드 공연 등이 어우러진 '밤 도깨비 난장'을 통해 일탈을 맛보게 된다. '낮도깨비난장'이 잔디밭에서 펼쳐지는 각종 공연들과 체험행사로 가족과 연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면, '밤도깨비난장'은 무박 2일 동안 지위와 학력, 나이의 옷을 벗고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과 해방감을 서로 공유하는 소통지역이다.

동이 트면 춘천 시내 관광과 축제 부대 행사를 자유롭게 즐긴 뒤 남춘천역에서 기차를 타는 것으로 무박2일의 즐거운 일탈은 마침표를 찍게 된다. 귀경열차는 3회로 나뉘어져 있으며 가격은 3만원부터 4만원까지로 왕복열차요금, 셔틀버스 요금, 극장공연요금, 고슴도치섬 입장료, 여행자 보험을 포함한 금액이다.

신선한 일탈을 꿈꾸는 자여, '미친금요일'로 오라

▲ '미친금요일' 준비 모습
ⓒ 원은정
공산품 같은 축제에서 식상한 재료로 만든 행사에 질린 이들의 종착지는 바로 춘천마임 축제의 '미친금요일'이다.

이 시대에 사는 예술가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 공장에서 찍어낸 생활에서 벗어나,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을 탄생시킨 '미친금요일'은 초기 도깨비난장의 정신과 열정의 끈을 놓지 않고 회귀한 포스트 도깨비 난장이다.

각종 퍼포먼스와 영상, 음악이 펼쳐지는 동안 이러한 열정은 섬 전체로 전이되며 자유로운 발산의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이곳에선 예술가와 관객이 구분되어지지 않고 서로의 관계가 합쳐진다.

이러한 마니아들의 정신과 분위기는 난장이라는 공간에서 커다란 파도가 되어 바다를 이루고 그 안에서 유유히 헤엄치는 사람은 바로 관객 자신이다. 일상을 벗어나는 탈출구이며, 새롭게 부활한 자신과 대면할 수 있는 '미친금요일'은 용기 있는 마니아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발광지대다.

미리 찾아가 본, 고슴도치섬

미친금요일을 시작으로 주말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도깨비난장 준비를 위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는 고슴도치섬을 미리 찾아가 보았다. 아직 모든 준비가 다 된 것은 아니었지만 곳곳에서 주말 공연에 쓰일 설치물들이 눈에 띄었다. 설치물들 중에는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마임 타임캡슐), 서커스 3종패기지 경기에 필요한 무대준비와 마임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더 살려주는 설치예술품 등이 있었다.

도깨비난장 무대설치 관계자는 "날씨가 더워 힘들긴 하지만(웃음) 메인 설치물은 거의 준비가 끝난 상태고 조명 및 악기 등의 부수적인 몇몇 준비들만 남았다"고 말했다.

난장보다 하루 앞서서 열리는 미친금요일의 준비 상황 또한 각종 설치 준비는 거의 마무리 되어 있는 상태였고 성공적인 공연을 위한 공연자와 관계자들간 회의가 한창 이었다.

막바지 준비를 하던 이종호 춘천마임축제 홍보팀장은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위하여 고슴도치 섬 전체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며 "현재 거의 모든 준비가 된 상태며 마무리 작업이 진행 되고 있고 공연팀과 운영팀이 성공적인 축제를 위하여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1년 365일 중에서 하루 놀고 1년 동안 행복해지면 진정한 축제를 즐긴 것 아니던가. 찌든 때와 스트레스를 닦아내고 치유하는 기쁨의 장으로, 일상을 벗어나 신나고 즐거운 난장 안으로 들어오라. 마임 마을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춘천#마임#축제#고슴도치섬#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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