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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로쇠 수액 채취는 드릴로 나무에 구멍을 뚫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곳에 가느다란 대롱을 꽂아 비닐봉지에 연결해서 받는다.
ⓒ 이돈삼
봄을 알리는 '입춘'이 지난 지 벌써 여러 날이다.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도 지났다. 계절은 아직 2월, 겨울이지만 바깥 날씨는 봄이 시작된 것처럼 포근하다. 정말이지 봄이 멀지 않았다. 늘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게 있다.

고로쇠 약수다. '뼈에 이롭다'해서 골리수(骨利水)로도 불리는 이 약수는 숭늉처럼 뿌옇고 단맛이 약간 나는 것이 특징. 포도당, 과당 등 당류와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등 무기염류가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도 들어 있다.

@BRI@하여 위장병이나 신경통, 고혈압, 여성 산후증, 비뇨기질환에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에서 흡수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앉은자리에서 몇 통씩 마셔도 포만감을 쉽게 느끼지 않는다. 아무리 마셔도 탈도 나지 않는다.

약효를 제대로 보려면 따뜻한 온돌방에서 땀을 흘리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을 마셔야 한다. 채취시기에 맞춰 수액을 한 사발 마시는 것. 그것만으로도 한해 건강 걱정은 던 셈이다.

고로쇠 약수를 내주는 고로쇠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란다. 전남도내에만도 2만369㏊에 14만 그루가 분포돼 있다. 그렇다고 모든 고로쇠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흉고 직경 10㎝ 이상, 평균 수령 15년을 넘은 나무에서만 채취할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공해가 적고 산이 깊은 남도에서 나는 것은 최고로 꼽힌다. 지리산이나 백운산, 백암산 일대의 토질이 고로쇠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한 때문이다. 사양토로 습기를 고루 갖추고 있고 따뜻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 큰 폭의 일교차 등 자연 환경도 맞춤이다.

올해 전남도내에서 고로쇠 약수 채취 허가가 난 곳은 2405㏊에 11만1500여 그루. 구례 지리산 일대가 1002㏊(5만3462그루)로 가장 많고 장성 백암산 355㏊, 순천 조계산 340㏊, 광양 백운산 305㏊, 담양 추월산 209㏊, 화순 모후산 194㏊ 등이다.

수액채취 농가는 700여 가구. 소득은 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로쇠 약수 가격은 18ℓ 한 통에 4만5000원에서 5만 원선. 지역별로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수액 통에 품질보증 스티커를 붙인다. 택배비는 별도.

전남도내에서는 지난해 681농가가 2381㏊(10만9115그루)에서 전년보다 12% 늘어난 고로쇠 약수 140만ℓ(7만8000통)를 채취해 35억73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가구당 520만 원의 소득을 올린 셈. 관광객들의 숙박에 따른 부가소득도 약수 판매액을 웃돈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 장성 백암산 자락 고로쇠 채취현장을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양봉 현장. 가인마을 사람들은 양봉과 고로쇠 수액 채취, 민박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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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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