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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쇠 수액 채취는 드릴로 나무에 구멍을 뚫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곳에 가느다란 대롱을 꽂아 비닐봉지에 연결해서 받는다.
고로쇠 수액 채취는 드릴로 나무에 구멍을 뚫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 곳에 가느다란 대롱을 꽂아 비닐봉지에 연결해서 받는다. ⓒ 이돈삼
봄을 알리는 '입춘'이 지난 지 벌써 여러 날이다.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도 지났다. 계절은 아직 2월, 겨울이지만 바깥 날씨는 봄이 시작된 것처럼 포근하다. 정말이지 봄이 멀지 않았다. 늘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 게 있다.

고로쇠 약수다. '뼈에 이롭다'해서 골리수(骨利水)로도 불리는 이 약수는 숭늉처럼 뿌옇고 단맛이 약간 나는 것이 특징. 포도당, 과당 등 당류와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등 무기염류가 많이 들어 있고 비타민도 들어 있다.

@BRI@하여 위장병이나 신경통, 고혈압, 여성 산후증, 비뇨기질환에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에서 흡수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앉은자리에서 몇 통씩 마셔도 포만감을 쉽게 느끼지 않는다. 아무리 마셔도 탈도 나지 않는다.

약효를 제대로 보려면 따뜻한 온돌방에서 땀을 흘리며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을 마셔야 한다. 채취시기에 맞춰 수액을 한 사발 마시는 것. 그것만으로도 한해 건강 걱정은 던 셈이다.

고로쇠 약수를 내주는 고로쇠나무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자란다. 전남도내에만도 2만369㏊에 14만 그루가 분포돼 있다. 그렇다고 모든 고로쇠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흉고 직경 10㎝ 이상, 평균 수령 15년을 넘은 나무에서만 채취할 수 있다.

그 가운데서도 공해가 적고 산이 깊은 남도에서 나는 것은 최고로 꼽힌다. 지리산이나 백운산, 백암산 일대의 토질이 고로쇠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한 때문이다. 사양토로 습기를 고루 갖추고 있고 따뜻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 큰 폭의 일교차 등 자연 환경도 맞춤이다.

올해 전남도내에서 고로쇠 약수 채취 허가가 난 곳은 2405㏊에 11만1500여 그루. 구례 지리산 일대가 1002㏊(5만3462그루)로 가장 많고 장성 백암산 355㏊, 순천 조계산 340㏊, 광양 백운산 305㏊, 담양 추월산 209㏊, 화순 모후산 194㏊ 등이다.

수액채취 농가는 700여 가구. 소득은 39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로쇠 약수 가격은 18ℓ 한 통에 4만5000원에서 5만 원선. 지역별로 품질관리를 철저히 하고 수액 통에 품질보증 스티커를 붙인다. 택배비는 별도.

전남도내에서는 지난해 681농가가 2381㏊(10만9115그루)에서 전년보다 12% 늘어난 고로쇠 약수 140만ℓ(7만8000통)를 채취해 35억730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가구당 520만 원의 소득을 올린 셈. 관광객들의 숙박에 따른 부가소득도 약수 판매액을 웃돈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장성 백암산 자락 고로쇠 채취현장을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양봉 현장. 가인마을 사람들은 양봉과 고로쇠 수액 채취, 민박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장성 백암산 자락 고로쇠 채취현장을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양봉 현장. 가인마을 사람들은 양봉과 고로쇠 수액 채취, 민박으로 생계를 잇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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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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