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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문의 이메일 중 일부. 길이만큼 사연도 많았다.
ⓒ 홍성희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 연애) 관련 기사를 쓴 후, 경험자에게서 두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한 줄 한 줄에 경험자들의 진심이 묻어났다. 두 경험자들의 이야기를 옮겨본다.

다른 것을 채워 주는 두 사람

폴리아모리 경험자들은 두 사람을 모두 사랑했고, 둘 다 필요한 존재였다고 말했다. 최아무개씨는 폴리아모리에 대해 "한 사람을 사랑하면 (다른) 한 사랑을 포기해야 한다는 아픔이 없다"며 "둘 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연애 만족도가 높았다"고 했다. 또 "이런 식의 연애를 하려면… 진실을 말하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유학생인 김아무개씨에게도 두 사람은 다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존재였다. 김씨는 한 파트너에 대해 "그는 (나와) 성격이 반대여서 취향을 함께 공유하지는 못했다"고 말하고 "그렇지만 가정환경도 비슷하고 어렸을 때 상처 같은 것도 비슷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파트너에게 취향과는 다른 어떤 설명하기 힘든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반면 다른 파트너는 그녀와 성격과 취미가 비슷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함께 테니스를 할 수 있었고, 둘 다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것은 김씨에게 다른 종류의 행복이었다.

김씨는 결국 "내가 미친 거 아는데, 솔직히 나 둘 다 필요하다고, 사랑한다고" 고백했다. 김씨는 "처음엔 셋 다 괴로웠는데, 점차 진심이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폴리아모리를 힘들게 하는 것들

폴리아모리를 어렵게 하는 것들은 관계 안에도 있고 밖에도 있었다. 최씨는 '둘 다 지쳐서 놓쳐 버릴 수 있다는 것'과 경제적, 시간적 부담을 이야기했다.

또한 관계 사이에 미묘하게 존재하는 질투의 감정도 자칫 관계를 위태롭게 하는 것이었다. 감정이란 기술적으로 똑같이 나눠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한쪽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김씨의 경우, 한 파트너가 '세컨드'(두번째 사람)라고 느끼게 되면서 자신에게서 조금씩 멀어져 갔다고 했다.

폴리아모리 경험자들은 관계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매우 힘들어했다. 김씨는 "제가 두 사람을 속인 것도 아니고… 우리 셋 다 동의해서 한 것인데 나에게 돌을 던지니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양다리'라는 비난보다 '쟤네는 서로 알고 사귄다'며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더 많았다고 한다. 김씨는 "폴리아모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것은 정말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김씨는 이메일 말미에서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정리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폴리아모리를 하게 되면 정말 아낌없이 주고 자아 의지대로 실현하고 사랑하는 그런 걸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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