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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영일
뮤지컬 <알타보이즈>의 주연배우로 수개월의 공백을 깨고 팬들 곁으로 돌아온 가수 김태우를 충무아트홀에서 만났다. 바쁜 스케줄 탓에 채 수염도 깎지 못하는 등 다소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그에게선 자신감이 넘쳐 흘렀다.

그의 식지 않은 인기를 말해 주듯 인터뷰 장소에서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가 계속 이어졌다. 본 기자와의 인터뷰 직후에는 god의 멤버였던 데니가 진행하는 라디오 '데니의 키스더라디오'에 생방송으로 출연하는 스케줄이 잡혀 있어, 5분 단위로 촘촘하게 스케줄을 짜야 하는 인기스타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근황을 말씀해 주세요.
"작년 12월 31일에 god(지오디)로서의 공식적인 활동은 끝났구요. 그 이후에 하고 싶었지만 못했던 것들 많이 하고 지냈어요. 여행도 가고 친구들하고 술도 마시면서 한 달 정도 푹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2월 둘째 주쯤에 <알타보이즈> 출연 최종 결정이 나서 그때부터 연습에 들어갔어요."

- 브로드웨이까지 가서 뮤지컬 준비를 하고 오셨는데, 그곳에서의 생활은 어땠나요?
"너무 좋았고 많은 걸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확실히 큰 시장은 다르다는 것도 절감했구요. 거기 있으면서 뮤지컬 <미녀와 야수> <오페라의 유령> <저지보이스> 그리고 당연히 <알타보이즈>까지 봤는데 저는 <알타보이즈>가 제일 재밌더라고요."

- 홍보성 멘트 아닌가요?
"그건 아니고 정말 그렇게 느꼈어요. 400석 규모의 작은 극장에서 했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인터미션 없이 90분 동안 5명의 기량으로 쭉 끌고 가는데, 박진감 넘치고 정말 디테일한 면에서 매력이 있어요. 손짓과 표정까지 다 보이니까 아기자기한 맛이 넘치는 거죠."

- 오리지널 <알타보이즈>의 '메튜'를 맡은 배우의 연기는 어땠는지.
"제가 봤을 때는 원래 멤버가 아닌 세컨이신 분이 메튜 연기를 했고, 다섯 명의 오리지널 멤버 중 마크만 원래 배우가 했어요. 당연히 마크의 연기가 너무 돋보였고 상대적으로 매튜는 좀 그래 보였는데, 그래도 저한테는 연기 공부가 많이 됐죠."

혈기왕성한 청년으로만 알았던 김태우는 인터뷰 내내 진지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말투로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혈기왕성한 청년으로만 알았던 김태우는 인터뷰 내내 진지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말투로 성숙해진 모습을 보였다. ⓒ 강영일
- 이 작품에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저한테 처음 제의가 들어온 건 작년 11월이었는데 사실 그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제가 뮤지컬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된다고 생각해서 할 마음이 없다고 거절했죠. 근데 나중에 시나리오랑 음악을 검토해 보니까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 뮤지컬 배우로서는 첫 선을 보이는 셈인데 혹시 부담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가수 얘기를 다룬 거고 콘서트뮤지컬이라서 무리할 정도의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래도 노래와 춤의 비중이 크니까요."

- god의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준형이형은 지금 미국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호영이형도 마찬가지구요. 데니형은 아시다시피 라디오 진행 열심히 하고 있죠. 다들 재충전하면서 운동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어요."

- 팀 해체 후 개인적인 활동은 그리 활발하지 않았던 편인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글쎄요. 저는 솔로 활동이라 하면 당연히 가수로서 솔로 앨범을 내야 하는 게 주라고 보는데요. 아직 그 정도 준비는 안됐다고 생각하고요. 저 한 사람의 목소리로 앨범 전체를 이끌어갈 정도의 역량이 됐을 때 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뮤지컬을 선택하게 된 건 평소에도 매력을 많이 느꼈었고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였기 때문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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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려면 춤과 연기, 노래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어야 하는데, 어느 면이 가장 힘든가요?
"당연히 연기죠. 춤은 가장 자신이 있었구요, 8년 동안 항상 춰왔던 스타일들의 춤들이라 숙지하는 시간도 빨랐어요. 노래도 뮤지컬 음악이라기보다 완전 팝이라 보시면 돼요. 뮤지컬 곡은 리듬이 주가 되는 곡이 별로 없는데 <알타보이즈>에는 리듬 위주의 곡들과 멜로디가 주를 이루는 곡들이 많이 있어요. 반면 연기는 처음 해보는 거라 많이 힘들었지만, 주위에서 스태프들을 포함해 여러모로 도와주고 계셔서 지금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요."

- 공연이 거듭되면서 또 실력이 많이 좋아지겠죠.
"예. 그래야죠."

- 연기가 힘들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그렇던가요?
"가수가 뮤지컬을 하게 되면서 다들 비슷하게 느끼는 점일 텐데요. 예를 들어서 연기를 하다 바로 노래를 부르고 그런 게 반복이 되는데 이게 흐름이 끊기는 거죠. 뮤지컬이라는 건 연기 속에 멜로디가 묻혀 있다가 그게 자연스레 노래로 표현이 되고, 다시 연기로 이어지고 해야 하는데 정말 쉽지가 않더라구요. 헌데 요즘 주위에서 많이 좋아졌다고 얘기하시니까... 아무튼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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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군 입대를 앞두고 이번 작품이 마지막 공식 활동이 될텐데 느낌이 남다르시겠네요.
"군대 가기 전에 팬 여러분들한테 기억이 될만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해야겠죠."

- 김태우씨의 뮤지컬 출연을 두고 "군 입대 전 이벤트성 활동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다소 있는데, 뮤지컬은 이후에도 계속 하실 생각이 있나요?
"저한테 '너무 손쉽게 결정을 한 게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절대 아니고요. 저 나름대로 많이 고민한 부분이고, 너무 매력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제대 후에도 계속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는 자존심이 굉장히 강해서 제 이름을 걸고 하는 것에 대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좋은 결과를 얻고자 노력하는 스타일이에요. 저는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배우로서 당당하게 심판을 받을 거고요, '가수가 저 정도 하면 됐지, 뭐' 이런 평가는 절대 듣고 싶지 않아요. 제가 선택했고 도전한 것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내고 꼭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요."

- 평소에도 뮤지컬을 즐겨 본다고 하던데, 그동안 감상한 뮤지컬 중 가장 감명적인 작품이 있다면.
"저는 <지킬앤하이드> 조승우씨 주연하실 때 봤거든요. 너무 잘하셔서 기립박수 쳤었고요. 그리고 <루나틱>을 본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창작뮤지컬에 대해 별로 기대를 안하잖아요. 저는 그 작품 보면서 깜짝 놀랐어요. 정말 잘 만들었더라구요. 물론 <알타보이즈> 좋았고요. 이번에 브로드웨이에서 본 <미녀와 야수> 아주 재밌었고,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 위주라 조금은 지루하더라고요. <저지보이스>도 가수 얘기라 괜찮았어요. 뮤지컬은 다 재밌는 거 같아요."

짙은 선글라스에 가려지긴 했지만 그 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에서, 평범하고 선한 우리시대 20대 청년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
짙은 선글라스에 가려지긴 했지만 그 너머로 보이는 그의 눈에서, 평범하고 선한 우리시대 20대 청년의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 ⓒ 강영일
-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송용진씨에 대해 소개해 주시죠(배우 송용진은 김태우와 함께 주인공 '메튜' 역에 더블캐스팅되었다).
"송용진형은 얼마 전까지 <헤드윅>으로 활동하셨고 그 작품을 통해 팬들도 많이 늘어났죠. 되게 형스럽고 잘 챙겨주면서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요. 저희 출연진이 다들 인간적이고 또 서열도 분명하고 의견 대립도 거의 없어요."

- <알타보이즈>는 뮤지컬의 주관객층인 20, 30대 외에 10대 관객을 염두에 두고 티켓 가격에서도 거품을 뺐다고 하는데요. 김태우씨를 캐스팅한 것도 그 점을 염두에 뒀다고 볼 수 있을 텐데, 관객의 연령층 확대면에서 성공할 수 있을 거라 보십니까?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봐요. 스토리를 떠나서 10대들의 트렌드에 맞춰서 유쾌하고 재밌는 요소들이 끝날 때까지 계속 나오거든요. 한 마디로 웃음이 끊이질 않는 거죠. 음악도 10대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이고 안무 역시 파워풀하구요. 그래서 10대는 물론이고 연령층 상관없이 다들 좋아하실 거라 생각해요."

- 안무가 다양한 편인가요?
"god가 여태까지 춰왔던, 신화가 추던, 동방신기가 추고 있는 춤이기 때문에 상당히 재밌을 거예요."

- 이번 공연을 위해 체중감량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얼마나 빼셨는지, 그리고 특별한 방법이 있는지.
"7kg 정도 빠졌고 7kg 더 뺄 생각이에요. 연습을 통해 자연스럽게 빠졌어요. 안무를 중점적으로 연습할 때 계산을 해보니까 하루에 10시간을 췄더라구요. 그럼 6일이면 60시간이잖아요. 살이 안 빠질래야 안 빠질 재간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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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d의 다른 멤버들은 요즘도 "해체는 절대 아니다. 우리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핑클처럼 각자의 활동을 하면서도 그룹 god의 명맥은 유지되는 건가요?
"방법론에서는 구체적으로 얘기를 안 해봤고요. 분명한 건 god의 이름으로 새 앨범 낼 거고 콘서트도 할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을 찾아뵐 방법적인 부분은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으니까... 아무튼 god의 음악은 계속 들으실 수 있을 겁니다."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분에게 선보이려고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많이 찾아와 주시고요. 관심 가지고 보러 오신다면 굉장히 만족감을 얻고 돌아가실 거라고 봐요. 그리고 god 팬 여러분들도 그 시기가 2년 후 아니면 3년 후가 될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분명히 또 다른 god의 음악을 들으실 수 있을 거니까 꾸준히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뮤지컬 <알타보이즈>는 2005년 3월 브로드웨이에 입성한 후 현재 뉴욕에서도 폭발적인 인기와 많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매회 매진기록을 세우고 있는 최신 뮤지컬입니다. 해외공연은 이번 한국 공연이 처음이고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연출가와 안무가가 직접 연출하고 지도해 브로드웨이의 생생함을 그대로 전달할 것이라고 제작사 측은 밝히고 있습니다. <알타보이즈>는 4월 12일부터 5월 21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멋스런 풍경사진을 테마로 하는 제 홈피 '멀리서 바라보다 뜨겁게 사랑하기' 
(http://blog.naver.com/grajiyou)에도 올려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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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사랑하고 대자연을 누리며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서울에서 평생 살다 제주에서 1년 반,포항에서 3년 반 동안 자연과 더불어 지내며 대자연 속에서 깊은 치유의 경험을 했습니다. 인생 후반부에 소명으로 받은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 행복한 가정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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