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책 <우리 아이에게 꼭 맞는 컬러찾기>
ⓒ 해피아워
최근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필수 품목 중 하나가 바로 '놀이방 매트'이다. 환경 호르몬이 검출되었네 어쩌네 하여도 한창 아이가 기어 다니고 넘어지는 시기에 이 매트 하나면 상처를 예방할 수 있다니 엄마들은 쉽게 그 유혹에 넘어간다. 그러나 아무 생각 없이 예쁜 그림이 그려져 있으면 대충 구입하고 마는 이 매트도 신중하게 선택해야만 한다.

노란 색 매트의 경우 너무 밝아서 아이의 정서를 산만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 반면에 지나치게 기가 죽어 있는 아이나 소극적인 아이의 경우 노란색을 가까이 하면 활달한 성격으로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주변의 색채는 아이의 정서는 물론이고 두뇌 활동에까지 큰 영향을 미친다. 그저 무심히 선택하던 놀이방 매트도 그냥 대충 고를 일이 아니다.

<우리 아이에게 꼭 맞는 컬러 찾기>는 색채의 힘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색을 통해 아이는 감성을 자극 받고 그로 인해 닫혔던 마음을 열며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따라서 아이에게 적합한 색을 선택하여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두뇌와 감성의 발달을 자극할 수 있다.

책의 추천 글을 쓴 구성애씨는 '색'과 관련한 자신의 가장 큰 인상은 바로 시골에서 본 여러 가지 풍경들과 결부되어 있다고 밝힌다. 어린 시절 본 살구꽃의 색깔, 인삼 밭에서 보게 된 푸른 인삼 잎과 붉은 열매의 조화, 파란 하늘에 대한 인상. 그녀는 이런 것들에 대한 기억이 항상 머리 속에 자리하고 있어 커가면서도 생기 있는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를 위한 물품을 선택할 때에 색채에 대한 고려를 깊이 있게 하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에 접하게 되었던 색에 대한 인상이 아이의 머리 속에 깊이 자리하게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렇게 간단히 물건을 고르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 자신의 주관을 개입하여 아이의 것을 선택하는 방법은 매우 좋지 못한 습관 중 하나이다.

예를 들자면 만 1 세 이하의 어린 아기들은 대체로 원색의 화려한 장난감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아직 시각적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아 원색이 더 눈에 들어 오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에게 연한 파스텔 톤의 인형을 사주는 것은 별 소용이 없다. 오히려 알록달록한 인형을 주면 더 좋아한다.

"아이를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재미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이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사진이 실린 잡지나 화려한 컬러로 칠해져 있는 곳에 낙서를 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바로 낙서하고 있는 잡지의 컬러와 아이가 낙서하는 컬러의 색깔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그뿐인가. 나는 여러 해 동안 아이들을 위한 미술 교재를 만드는 데 몰두한 적이 있다. 그런데 거기서 아이의 낙서가 색채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색채가 예쁜 책에 낙서하는 모습을 통해 아이가 색채로서 모방을 하며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즉 어른들은 아무렇지 않게 접하는 주변의 색채를 아이는 신기하게 생각하며 모방하고 흡수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잘 맞는 색감을 선택하여 주변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저자는 음양오행에 따른 오방색과 체질을 연결시켜 아이에게 적합한 색깔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한다.

아이에게도 자기가 유별나게 좋아하는 기호색이 있는데 그 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설명하기 어렵다. 기호색에 대한 설명은 어렵지만 이 기호색을 중심으로 다른 색깔에 대한 탐구를 하며 색채 감각을 발달시킨다는 사실은 입증되었다. 그래서 기호색을 자주 접하도록 하면서 그와 유사한 색, 그와 대비되는 색 등 다양한 색을 보여 주면 색채 감각을 넓힐 수 있다.

최근 6개월로 접어든 딸이 나와 함께 있으면 입고 있는 옷을 유심히 보고 옷에 붙은 장식 같은 것을 만지작거릴 때가 많았다. 이 책의 설명에 의하면 엄마가 입은 옷 색깔도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다양한 색감을 주기 위해서 엄마의 옷 또한 신경 써서 입어야 한다는 사실이 독특하다. 매일 똑같은 색깔의 옷을 입기 보다는 다양한 옷 색깔을 통해 아이의 눈을 키울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색과 모양에 대한 느낌도 갖고 있다. 예를 들면 초콜릿 맛을 보게 한 후 그림을 그려 보게 했더니 분홍색으로 동글동글한 모양을, 매운 맛은 갈색으로 마구 날카롭게 흐트러진 선들을 그렸다고 한다. 맛에 대한 느낌을 색으로 표현하게 하는 것도 좋은 감각 교육이 될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다양한 미술 교육의 방법은 아이의 미적 감각은 물론 창의적 사고력을 키워줄 만한 것들이 많다. 산만하고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종이를 찢어 붙이도록 했더니 그림에 관심을 갖고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 성질이 급한 아이의 경우 큰 도화지를 주어야 마음껏 표현하고 마음의 화를 발산할 수 있다는 것 등 꽤 유익한 정보가 담겨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흔히 범하기 쉬운 오류가 '아이가 도대체 뭘 알겠어' 라는 생각이라고 한다. 무엇이든 흡수하는 스펀지 같은 아이의 두뇌에 적절한 색채 자극을 주는 것, 엄마가 그냥 지나치기 쉬운 사실 중 하나일 것이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색은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아이에게는 무의식적인 영향이 크므로 얼른 주변의 색을 한번 둘러 볼 일이다.

우리 아이에게 꼭 맞는 컬러찾기

장성철 지음, 해피아워(2006)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