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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곳 울릉도에서 숙박업으로 생계를 꾸려 갑니다. 지금 이 시간, 집옥상에는 눈이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발자국 하나 없는 새하얀 눈이 이뻐 보일지 모르지만, 저의 입장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많은 관광객이 저희 집에 머물다 눈 구경을 하겠다며 옥상위의 새하얀 눈을 마구 밟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객실 7개는 모두 텅 비어 있습니다. 어쩌다 관광객이 오면 근처의 작은 민박집을 소개해 주는 것이 버릇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방 하나의 손님을 위해 보일러를 계속 틀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빈방에도 말입니다. 비싼 기름값 때문에 아예 손님을 받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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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매서운 바닷바람과 함께 눈은 하염없이 내립니다. 주민 모두가 따뜻한 온돌방이 그립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울릉도에서는 집집마다 기름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는 거의 들을 수가 없습니다.
한 드럼에, 2십 만원이 넘는 비싼 기름값 때문에 주민들은 썰렁한 방바닥에 전기장판을 켜고 한겨울을 견뎌 냅니다. 또 연탄 보일러로 교체하는 가정이 늘어만 갑니다.
연탄 한 장에 200원, 배달료 200원, 합계 400원이면 반나절은 따뜻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가정마다 방 한켠에 놓여져 있는 컴퓨터, 이젠 낙후된 어촌마을에도 최첨단 과학 발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이 상용화 되어 있는 현실에, 거의 우리들의 기억 속에 아련히 잊혀져 가던 연탄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는 건 또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서민들은 왜 이렇게 살아가기가 힘든 것인지, 누구에게 물어봐야 할까요?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 울릉도닷컴 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