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쌀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아산지역 농민들이 한때 장항선 철도를 점거하는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과정에서 농기계가 파손되고 농민들과 경찰들간 마찰이 있었으며 일부 농민과 학생들이 경찰에 연행됐다 풀려나는 등 하루종일 농민들의 거센 시위가 이어졌다.

아산농민회는 23일 오전 11시, 아산시청 앞에서 농민, 학생 6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쌀 비준안 저지 농민대회를 가졌다. 임광웅 아산농민회 회장은 "쌀은 우리 농업의 최후의 보루인데 쌀마저 개방된다면 농업은 파탄되고 수많은 농민들이 거리에 나앉게 될 것"이라며 "이제 농민들은 생존권을 걸고 쌀 개방 저지를 위해 싸울 것이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농민대회를 마친 농민들은 쌀과 농기계 2대에 불을 지르며 불타는 농심을 보여 주었다.

▲ 아산농민회 회원들이 국회의 쌀 비준안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농기계 2대와 벼를 태웠다
ⓒ 김지훈
수능시험 관계로 농민대회를 짧게 끝낸 농민들은 트랙터 등 농기계 10여 대를 앞세우고 시내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천안 방면 국도21호선 진입로에서 경찰이 대형 트럭 2대로 바리케이트를 치며 진로를 막자 3시간 동안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했다.

이후 3시쯤 국회에서 비준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집회장에 있던 농민들이 분노하기 시작했고, 국도로 나가려던 행진의 방향을 바꿔 곧바로 온양역 부근 장항선 철도로 향했다. 송악사거리 건널목을 농기계 3대가 양 방향을 가로 막고, 나머지 농기계들도 건널목 진입로를 통제해 사실상 철도 운행이 지연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 쌀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자 농민들이 온양역 부근 장항선 철도를 점거했다
ⓒ 김지훈

▲ 농민들의 철도점거는 15분 만에 자진 해산해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
ⓒ 김지훈
농민들은 기차 운행과 관련 안전사고를 우려해 15분여 만에 철도 점거를 중지했으나, 그 과정에서 수십여 명의 경찰들이 트랙터의 유리를 깨고 운전하는 10여 명의 농민들과 민주노동당 당원, 대학생들을 연행했다. 이로써 농기계들이 파손되고 곳곳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 철도 점거 후 경찰병력이 농민들을 포함한 집회 참석자들을 연행하면서 마찰이 일어나기도 했다
ⓒ 김지훈

▲ 농민뿐만 아니라 시위에 참가한 여성들도 연행했다
ⓒ 김지훈
연행과정에서 저항하는 농민들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가 하면 한 농민은 얼굴에 피를 흘렸으며, 참가한 여성들도 연행하는 등 순식간에 집회장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 연행과정에서 한 농민이 얼굴에 피를 흘리며 호송차에 타고 있다
ⓒ 김지훈

▲ 김종환(인주면)씨가 쌀 비준안 국회 통과와 농민들 연행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 김지훈
또한 농민들이 트랙터로 농민들을 호송하는 경찰버스를 가로막으며 연행한 농민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과 민주노동당 당원, 시민단체 회원들이 속속 모여들면서 경찰과의 긴장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또한 대치 속에서 경찰차의 유리창이 깨지고 전경 병력이 추가로 배치되는 등 장시간 도로점거 시위가 계속 되었으나, 경찰 측에서 연행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석방하기로 하면서 농민시위가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나 경찰서에 연행된 학생 3명이 석방되지 않으면서 경찰서 앞 집회는 밤 8시까지 진행되었다.

이후 정리집회를 위해 아산시청으로 향한 농민들은 아산시의 농민대책 미흡을 질타하며 트랙터로 아산시청 현관으로 돌진해 현관 유리가 파손되었다.

한편 농민들이 트랙터 5대를 시청 앞에 세워놓고 해산해 아산시가 농기계를 견인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 농민들이 아산시의 농민 대책이 미흡하다며 아산시청 현관을 트랙터로 돌진하기도 했다.
ⓒ 김지훈

덧붙이는 글 | 김지훈 기자는 아산시민모임 사무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아산지역 시민단체들이 함께 만드는 웹뉴스 NGO아산뉴스에도 게재되었습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지역의 건강한 목소리를 오마이뉴스에 담아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으로 기자회원에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글쓰기는 지역의 지방자치의 올바른 정착과 시민단체들의 활동 내용, 지역의 이슈들에 대해 쓰고자 합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