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명당 흙으로 빚은 도자기 시제품(밥사발과 유골함)
ⓒ 김영조
그동안 우리 사회는 사람이 죽으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매장을 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2001년 10월 현재 전국의 묘지는 2068만기로 추정되고 매해 20여만 기(여의도 땅의 약 1.2배)의 새로운 묘지가 생겨나 이 추세로 간다면 수년 내에 묘지를 쓸 땅이 바닥날 것이 분명하다.

또 이는 묘지 땅의 부족 뿐만 아니라 심각한 나라 땅의 훼손 및 잠식, 묘지 땅이 늘어남에 따르는 주변 모양새의 문제 및 생태, 환경 파괴 따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매장을 위주로 한 장묘관행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 때에 <명당의 원리>(정신세계사)를 펴낸 자생풍수 전문가인 김덕락(53·필명 덕원)씨가 발굴한 명당 흙을 주원료로 하여 만든 '명당 유골함 도자기' 시연회가 10월 27일 아침 10시 여주군 지역경제과 청사에서 여주도자기조합 주최, 여주시청 후원으로 열렸다.

▲ 시연회에 앞서 명당 유골함 뚜껑을 사용 오링테스트를 하는 장면
ⓒ 김영조
시작하기 전 명당 유골함을 이용한 오링테스트(O-ring Test)를 실시했다. 오링테스트는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모아 붙인 것을 타인이 벌려 봐서 잘 떨어지나 않나를 보고 체질을 파악하는 한방의 한 방법이다. 우리 몸에 긍정적인 자극이 오면 힘이 강해지고 부정적인 자극이 오면 힘이 약해진다는 것을 응용한 측정법인데 다른 손에 음식이나 약 등을 올려놓은 뒤 테스트를 하면 그 물건이 자신의 체질에 맞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역시 같은 방법으로 한 손엔 명당 유골함 뚜껑을 잡은 채 오링테스트를 했는데 손가락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생기는 것을 참석자들은 경험했다. 이 유골함에 쓴 명당 흙이 기를 방사해 자기 힘이 배로 증가한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그동안 서양 과학은 기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며 인정하지 않다가 얼마 전 조장희 박사가 자기공명장치로 경락계 촬영에 성공한 뒤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김덕락씨는 강연에서 가장 쉬운 예로 음식점을 들어 기와 명당의 원리 그리고 명당 유골함을 설명한다.

▲ 시연회에서 강연을 하는 '명당의 원리' 글쓴이 김덕락씨
ⓒ 김영조

▲ 명당 흙 유골함을 살펴보고 있는 김덕락씨
ⓒ 김영조
"어떤 음식점은 손님으로 넘쳐나 더 큰 곳으로 옮긴 뒤 망한 경우를 많이 본다. 그것은 원래의 자리가 혈이 맺힌 명당이어서 음식맛이 좋았지만 명당을 벗어나면 음식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혈이 맺힌 곳은 분명 기가 방사된다. 이 기, 다른 말로 하면 원적외선을 방사하는 명당 흙을 써서 유골함을 만들면 습기와 벌레를 방지해주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이다.

또 명당에 조상의 유골을 묻으려는 한국인의 심성으로 보아 명당을 사서 매장하는 것에 비하면 아주 싼 값에 명당과 같은 효과를 내는 유골함이 있다면 많은 사람의 관심과 호응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명당 유골함은 현재 문제가 된 우리나라의 장묘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좋은 방안이다."

▲ 명당 흙으로 빚은 밥사발의 뒷굽(맨 위부터 명당 흙 50% 사용, 75% 사용, 100% 사용 / 색깔이 점점 짙어진다.)
ⓒ 김영조
이 시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여주도자기조합에 가입된 도자기 장인들이다. 그들은 도자기 산업에 큰 물꼬를 터줄 것이라는 기대로 하나하나의 과정을 놓치지 않는다. 이 명당 유골함과 막사발 시제품을 만든 박우영 여주도자기조합이사장은 빚을 때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명당 흙으로 도자기를 빚으려면 시간을 충분히 주면서 작업을 해야 한다. 특히 건조할 때는 강제 탈수가 아닌 자연적이고 순리적인 건조방법을 써야 한다. 다시 말하면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 흙의 성분이 유약에 동화되어 특별한 색깔이 나오기 때문에 충분히 색다른 도자기를 빚을 수가 있어 경쟁력이 충분할 것이다."

김덕락씨와 함께 국토사랑방를 이끌면서 효율적인 국토계획을 연구하고 있다는 수원대학교 도시계획학과 이원영 교수는 기를 가치의 문제가 아닌 실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는 실재한다. 그런데도 과학적인 데이터로 측정할 수 없다고 해서 무조건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는 오히려 비과학적이다. 마취제를 쓰지 않고 침을 놓아 수술을 아무 문제없이 끝내는 것을 보면서도 기가 없다고 할 것인가? 따라서 일반 국민이 명당터를 찾고 싶어하는 마음에 호응하면서 이런 명당 유골함을 만들어 내는 것은 좁은 나라 땅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아주 효과적인 대책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참석자들에게 소주를 사용한 실험을 제안했다. 명당 흙으로 빚은 찻그릇과 일반 잔에 소주를 부어놓고, 10분을 기다린 다음 모두가 맛을 보기로 한 것이다. 모두 술맛을 보았지만 특히 참석자 중 술을 거의 못하는 강신봉 장인(소우재도예 대표)에게서 소주를 마셔본 뒤 소감을 들어 보았다.

▲ 명당 흙으로 빚은 밥사말과 보통 사기 잔에 소주를 부어 실험하는 장면
ⓒ 김영조
"술이 쓴맛이 줄었으며, 부드럽고 약간 단맛까지 난다. 이 흙으로 찻사발을 빚은 결과에 대해 아직 가능성은 반반으로 본다. 하지만, 일본의 차 전문가들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시도해볼 값어치는 충분할 것이란 생각이다."

김덕락씨는 원적외선 이상의 기운이 방사하여 더욱 이상적인 상태로 변했기 때문에 술맛이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유골함을 개발, 일본에 적극적으로 판매하여 나라와 도자기 장인들의 부를 쌓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흙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박우형 이사장은 "흔히 백색토가 가장 좋은 흙인 양 말하지만 그것은 왜곡된 것이다. 도자기를 빚는 흙은 백토가 아닌 사람의 몸에 뭔가 도움을 주는 흙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명당 흙은 충분히 값어치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명당 흙의 사용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마케팅과 접목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라고 강조한다.

또 여주도자기박람회 추진위원회 사무국장 권혁용씨는 현재 전통 도자기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이런 색다른 도자기의 개발은 어쩌면 많은 도움을 줄지 모른다며, 이에 호응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임을 주문한다.

그는 덧붙여서 흔히 '막사발'이라고 부르는 용어를 고쳐줄 것을 주장했다. 일본 사람들이 가져가서 국보로 지정한 사발에 '막'자를 붙이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막사발' 대신에 '밥사발' 또는 밥의 높임말인 '메'를 써서 '메사발'이라고 부를 것을 제안했다.

▲ 시연회에서 보충설명을 하는 수원대학교 이원영 교수
ⓒ 김영조
도자기 장인이 아닌 재단법인 세계도자기엑스포 지역협력팀의 정연중씨는 명당 흙 도자기의 원적외선 방사 실험을 할 것을 제안했으며, 주최 측의 동의를 받아 이를 실시하고 객관적인 측정치를 받아보기로 했다. 새로운 도자기의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필요한 조치임을 그는 강조했다.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물론 김덕락씨와 이원영 교수는 확신을 가지고 설명했지만 아직 명당 흙을 쓴 도자기의 본격적인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 그를 이은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 까닭이며, 객관적인 눈을 통한 긍정의 시선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의 뜻이 개인의 부를 위한 노력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비좁은 나라 땅의 효과적인 사용과 도자기 장인들의 새로운 도약 그리고 이를 통한 나라의 부강을 이뤘으면 하는 그들의 속내가 내게는 읽혀졌다. 따라서 그들이 시도하는 명당 흙을 쓴 명당 유골함의 생산과 판매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우리 모두를 위해, 나라를 위해 괜찮을 일일 것이다.

▲ 명당 흙으로 빚은 뚜껑을 연 유골함
ⓒ 김영조

태그: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