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 105마일(168km)에서 120마일(193km) 정도의 속도로 플로리다를 지나친 윌마는 5개 카운티를 한번에 덮칠 정도로 반경이 컸으나 다행히 강도면에서는 1992년 이 지역에 역사적 재해를 가져다 준 5등급(156마일; 250km) 허리케인 앤드류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브라워드 카운티 내 14층짜리 교육청 건물 창문이 모두 깨졌고, 마이애미 데이드 지역의 사우스 쇼어 병원은 백여 개의 유리창이 파손됐다. 또 마이애미대 잭슨 메모리얼 병원의 지붕 일부도 날라가는 등 크고 작은 피해상황이 계속 보고되고 있다.
웨스톤에 거주하고 있는 마이애미 정의황 한인회장은 "지난해에는 타 지역에 있었기 때문에 실감할 수 없었으나 이제야 허리케인의 위력을 실감하게 됐다" 고 전하고 "일부 한인들과 전화 통화를 했는데,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24일 오후 10시 현재 한인들의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포트 로더데일 지역의 교민 이창길씨는 "새 집이라 큰 피해는 없지만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TV도 볼 수 없어 바깥 상황을 알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고 교민 신진우씨도 "내륙에 몰아친 허리케인 중 50년 만에 가장 강한 것이라는 방송 보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기상관들도 "윌마는 지난 14개월동안 플로리다를 지나친 여덟번째 허리케인이지만 브라워드 카운티는 1950년 허리케인 킹 이후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을 맞았다"고 전했다.
마이애미 지역 25일 오전 6시까지 통금
현재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는 24일 오후 8시부터 25일 오전 6시까지 그리고 브라워드 카운티는 오후 7시부터 오전 7시까지 통행금지가 선포됐다. 교통 시스탬이 마비된데다 전기가 들어 오지 않은 상가 지역과 주택에 도둑이 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윌마가 지나는 동안 숨을 죽이고 있던 플로리다 중부 이남 지역 주민들은 24일 오후 3시경부터 차츰 집 밖에 나와 윌마가 남겨놓고 간 잔재들을 치우고 있다. 오전 중 문을 닫았던 식당들과 상점들은 오후 비즈니스를 위해 제법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플로리다 하늘은 허리케인이 금방 지나갔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구름 한점 없이 맑은 모습이다. 그러나 마이애미-데이드, 브라워드, 홈스테드, 키웨스트 등 남부 플로리다 지역은 허리케인 상흔으로 말미암아 혼란스런 상황. 특히 지난해 허리케인 프랜시스와 진을 맞았던 웨스트 팜 비치 주민들은 어느 지역보다 더욱 지친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허리케인 시즌'은 11월까지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koreaweeklyfl.com(플로리다 코리아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