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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어 필자가 이름을 붙여준 '배재정'
이름 없어 필자가 이름을 붙여준 '배재정' ⓒ 이규봉
계속 앞으로 올라가면 송전탑이 나오고 그 아래에 길이 있는데 이 역시 내원사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난다. 조금 더 올라가면 이정표가 나온다. 이정표 약간 못 미처 나 있는 오른쪽 길이 내원사로 가는 길이며,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은 배재대 골프연습장으로 가는 길이다. 이정표를 지나자마자 바로 오른쪽으로 길게 나 있는 샛길이 두루봉 약수터로 가는 길인데 이것을 알리는 팻말은 없다.

어차피 세워져 있는 이정표에 두루봉 약수터를 알리는 팻말 하나 더 달아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두루봉 약수터에는 배드민턴장이 3면이 있으며 철봉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이정표에서 6분 정도 올라가면 나무로 만든 근사한 정자가 왼쪽에 서 있다.

이 정자에 왜 이름을 지어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이름을 붙여 본다. 120년의 역사를 가진 근대교육의 효시 배재학당의 이름을 따서 ‘배재정’이라 하면 어떨까? 왼쪽 길인 정자 앞으로 가면 배재대 연못이나 정림동으로 갈 수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도솔산 정상으로 갈 수 있으며 바로 앞으로 나 있는 샛길로 가면 서당골 약수터가 나온다.

효심깊은 딸의 억울한 원혼을 간직하고 있는 가새바위.
효심깊은 딸의 억울한 원혼을 간직하고 있는 가새바위. ⓒ 이규봉
정자에서 8분 정도 올라가면 높이 207m의 도솔산 정상이 나온다. 식장산과 계룡산이 보이며 산 아래에는 갑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정상을 넘어 가면 바로 이정표가 나오고 그 앞에서 오른쪽으로 나 있는 122개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내원사로 갈 수 있다. 이정표를 바로 질러가면 가새바위가 나오는데 가새바위 못 미처 오른쪽으로 나있는 샛길을 따라 내려가면 조그만 풍운천 약수터가 나온다. 이 길로 계속 가면 내원사로 가는 길과 만난다. 가위 모양을 한 가새바위 앞에 놓인 게시판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적혀져 있다.

"옛날에 농사를 짓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마음씨가 고운 딸 하나가 함께 화목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이름 모를 병으로 죽게 되고, 아버지는 새 엄마를 맞이하였다. 새 엄마는 어린 딸을 데려 왔는데 새 엄마가 들어온 이후부터 큰 딸은 학대와 멸시를 받게 되었다. 그러던 중 아버지마저 중환으로 드러눕게 되고 아버지의 병환이 낫지 않자 큰 딸은 산에 올라가 산신령께 기도를 드렸다.

산신령은 큰 딸의 효성을 지극히 여겨 아버지의 병환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은 대나무 죽순이라고 알려 주었다. 겨울이었지만 며칠동안 산속을 헤매다가 간신히 죽순을 발견한 큰 딸은 너무 기뻐 빨리 가서 아버지께 죽순을 갖다드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산을 내려 왔다. 그러나 이를 눈치 챈 계모와 그 딸은 가위를 들고 큰 딸이 돌아오는 길목에서 큰 딸을 찔러 죽이고 죽순을 빼앗아 갔다. 그리고는 모녀는 자기들이 구해왔다고 하고 큰 딸은 친척집에 놀러 갔다고 속이고 죽순을 달여 아버지께 드렸다.

그러자 아버지가 완쾌되어 다시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다. 나중에야 큰 딸이 죽은 것을 안 아버지는 큰 딸이 묻힌 곳으로 달려가 보니 그곳에는 큰 딸의 원한이 맺힌 까닭인지 가위모양의 바위가 솟아나 있었다. 아버지는 이 바위에 엎드려 죽은 딸을 부르며 대성통곡하다가 집에 돌아와 사악한 계모와 딸을 내쫒아 버렸다고 한다."


충주 박씨 재실
충주 박씨 재실 ⓒ 이규봉
가새바위 바로 아래로 내려가는 길과 바로 앞으로 지나가는 두 길은 내원사로 가는 길로 내원사 못 미처 서로 만난다. 가새바위를 바로 앞으로 지나 한 3분 정도 가면 송전탑이 나온다. 철탑 왼쪽에 나 있는 샛길을 따라 내려가면 갑천에 갈 수 있는데 이 길은 경사가 급하다. 송전탑 앞으로 나있는 내원사로 가는 길을 따라 내려가면 긴 의자가 둘이 놓여 있고 그 앞에 길이 있다. 이 길을 따라가면 갑천으로 가며 송전탑 왼쪽으로 내려간 길과 마주친다.

의자에 잠시 쉰 후 길을 따라 잠시 올라가면 내원사에 도착한다. 내원사에는 약수터가 있고 화장실과 체육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내원사 법당 앞 주차장에서 배재대 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가면 올라오던 길과 마주쳐 바로 배재대 정문으로 갈 수 있다. 또는 내원사에서 12분 정도 차도를 따라 내려오다 월평공원 입구 못 미쳐 오른쪽 도솔체육관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배재대학교 정문으로 나온다. 왼쪽으로 충주 박씨 재실이 보인다.

산책후기

가새바위에는 내려가는 길과 바로 가는 길이 있다. 둘 다 내원사 입구에서 만난다. 가새바위를 지나 송전탑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갑천으로 내려가서 다시 내원사로 오거나 갑천을 따라 유성까지 갈 수 있다.

고쳤으면 하는 것은 배재대 정문에서 두루봉 약수터로 올라가는 길에 있는 이정표에 두루봉 약수터를 알리는 팻말을 더 추가하고, 정자에서 배재대 정문으로 내려오는 도중 두루봉 약수터로 갈 수 있는 입구에 약수터를 알리는 이정표를 추가하는 것이다. 또한 충주박씨재실은 문화재인 듯한데 주변에 이에 대한 아무런 설명이 없다.

덧붙이는 글 | 산책시간: 배재대 정문-도솔산 정상-내원사-도솔체육관(약 55분)
난이도: 쉬움
출발: 배재대학교 정문, 도솔다목적체육관, 내원사 
주차가능: 배재대학교 정문, 도솔다목적체육관, 내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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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을 통해 사회를 분석한 <오지랖 넓은 수학의 여행>, 역사가 담긴 자전거기행문 <미안해요! 베트남>, <체게바를 따라 무작정 쿠바횡단>, <장준하 구국장정6천리 따라 자전거기행> 출간. 전 대전환경운동연합 의장, 전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 현 배재대 명예교수, 피리와 클라리넷 연주자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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