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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16일 이후 강릉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양의 선처를 호소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이양의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16일 이후 강릉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양의 선처를 호소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 강릉경찰서 홈피
"물론 살인은 죄입니다. 하지만 그 죄를 저지르기까지 법이라는 것이 저 아이를 보호하지 못하였기에 이러한 사태가 발생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법으로 보호받지 못한 아이가 법에 의해 처벌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모순된 이야기일까요... 벌을 내릴 거라면 그건 저 아이를 보호하지 못한 법이란 녀석이 벌을 받아야 하고, 그 법을 수호하고 집행하는 국가가 받아야 하는 게 아닐까요." (네티즌 '위진묵')

'존속살인'이라는 멍에를 쓴 이양의 선처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양은 지난 15일 밤 가정폭력을 휘둘러온 알콜중독자 아버지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 이런 이양을 수사하고 있는 강릉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이양의 선처를 바라는 글이 16일 이후 현재까지 300여 개가 올라왔다.

강릉경찰서 홈페이지는 2004년 9월 14일 개편한 이후 16일까지는 207개의 글이 올라왔을 뿐이다. 강릉경찰서 한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점을 감안한다면 4일 동안 300여 개의 글이 올라온 건 폭발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네티즌 '박유진'은 '그 소녀 구해주세요'라는 글에서 "한창 어리광 부리고, 또래 친구들과 같이 웃고, 공부하고 그런 평범한 삶을 누릴 나이에 오랫동안 이어진 아버지의 폭력을 견뎌내기란 너무나 큰짐이었을 듯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살인이라는 결과보다는 이전의 삶과, 고통 등 모든 것을 고려해서 꼭 선처를 내려주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고 밝혔다.

"그 아이는 우리 모두의 딸입니다"

"술에게 아버지를 빼앗기면서 그 아이에게 아버지의 존재는 없었습니다. 목놓아 아버지를 찾으며 울부짖었지만 술은 아버지를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그저 폭력이 언어였습니다. 한바탕 광란이 지나가면 정신적으로 공백상태가 되고, 곧바로 두려움과 공포스러움이 엄습하는 현실은 그 아이에게 죽음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아버지를 죽인 것이 아닙니다. 그 아이는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구한 것입니다."

이양의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네티즌 '이용순'의 글이다. 이어 그는 "그 아이가 빛으로 태어나도록 우리가 도와야 할 것입니다"라며 "그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픔입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딸입니다"라고 말했다.

네티즌 '박동진'은 "나도 아버지께서 술에 취해 어머니와 여동생에게 말못할 폭언과 폭행을 할 때면 때때로 이양과 같은 극단적인 생각이 불쑥 들고는 했다"며 "편협한 법치주의보다는 가정폭력에 멍들어 불행했던 한 소녀의 미래를 생각해 선처해주시기를, 한때 이양과 같은 처지에 있었던 한 사람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학교만 다니게 해주세요"

한편 이양의 학교 친구들로 보이는 이들도 강릉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찾아와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이양의 친구라고 밝힌 '이민지'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고 빨리 그 친구를 만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친구를 다르게 봐주시지 말고 그 친구를 볼 때 가슴아파할 수식어나 꼬리표를 붙여 부르지 말아주세요"라고 당부했다.

'정선임'은 "100% 무죄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아마도 제 친구는 이 일을 가장 후회하면서 살아갈지도 모릅니다"라며 "하지만 학교만 다닐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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