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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나이들이라면 이 문을 거쳐 가야 '진짜 사나이'가 됩니다. 논산 육군훈련소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 문을 들어오기가 두려워 ‘별짓’다하다 망신도 당하더라고요.
참 좋습니다! 긴장을 푸시라고 노래자랑이 한판 벌어졌네요. ‘입영전야’ 친구들도 나와서 멋지게 한 곡 합니다. 입영장정 아버님도 한곡 하시며 자랑스러운 눈빛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무운장구(武運長久)’를 기원합니다.
친구들은 헤어지기가 아쉬워 기념 촬영도 합니다.
“건강하게 다시 만나자!”
연인의 다정한 대화는 시간가는 줄 모릅니다.
드디어 친구, 여자 친구, 부모님의 곁을 떠나 하나의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직 성도 이름도 모르는 난생 처음 보는 사나이들. 앞뒤에 있는 이들이 생사를 함께 하는 ‘전우’입니다.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이 소녀는 어디서 온 누구이고,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눈물은 여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사나이의 눈물도 있습니다. 굵은 눈물 방울은 진한 형제애입니다.
‘형! 건강하게 잘 다녀와! 부모님은 걱정하지 말고…’
군대는 ‘신발’에 대한 사연이 많지요?
▲무겁고 발에 잘 맞지도 않아 야간 행군 한번에 발뒤꿈치며 발바닥이 부르텄던 사연 ▲첫 휴가를 기다리며 매일 밤 닳고 닳도록 광을 내던 이등병의 군화 ▲진흙 밭에서 훈련받고 난 후 천근만근 무겁던 군화 ▲빛을 반사하는 헌병대의 번들거리는 군화 ▲내무반 선임하사의 묵직한 군화 소리만 들어도 떨렸던 일등병 시절
그러나 사나이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가장 두렵고 무서운 것은 오매불망 그리워하고 있는 여인의 신발입니다. 오죽하면 입소 대대장이 환영사에서 “자살과 탈영의 80~90%가 여자문제로 발생하느니만큼 이 자리에 계신 장병들의 여자친구들은 자제(신발을 바꿔 신는 것)해달라”고 당부할까요?
이 순간 이별의 슬픔이 밀물처럼 밀려와 왈칵 눈물이 나옵니다.
‘내 남자친구는 어디에 있나?’
자! 이제 나갑니다. 대한민국의 씩씩한 사나이로 태어납니다. 지금은 어설퍼도 5주 후면 푸른 제복의 멋진 이등병이 됩니다.
대한의 건아들아! 조국은 너희들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