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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수원 문화의 전당에서는 작지만 따스하고, 의미있는 만남이 있었다. 수원민예총이 주최하고, 베트남, 중국, 몽골 그리고 한국의 화가와 조각가들이 '평화'라는 주제로 교류전을 개최한 것이다.

총 60여 점의 회화와 조각들은 각국 예술가들의 현재를 보여준 것은 물론, 아시아라는 공통의 이름으로 묶일 수 있는 한 가닥 끈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오픈행사는 한국의 정서를 가득 담은 살풀이 춤과 평화를 주제로 한 김석환님의 퍼포먼스로 시작되었다. 각국에서 온 예술과와 관람객들이 써놓은, 평화에 대한 갈망이 가득 담긴 종이를 삼키고, 불사르며 온몸으로 예술이 갖는 소통의 힘을 보여주었다.

행사를 주관했던 김영기 지회장은 "아시아의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던 적이 많았다. 이번 교류전을 시작으로 '아시아'라는 이름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정체성을 만들고 싶다"고 전시 취지를 설명하였다. 예술마저도 지역성에 종속되는 지금, 강하게 불어오는 서쪽바람에 맞서 아시아라는 예술공동체가 살아남을 방법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 진하게 배어나오는 듯했다.

이번 전시는 우리가 지금 왜 이 자리에 있는가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평화는 이런 작은 만남과 교류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임을 보여준 자리이기도 하였다.

아시아 각국은 평화라는 단어가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역사들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표현은 제 각각일 수밖에 없다. 예술은 그 시대와 그 사회의 생활을 담고 있기에. 만약 그 안의 평화를 우리 안의 것으로만 가지고 있는다면, 평화는 하나의 아집이나 그들만의 것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번 아시아 교류전의 의미는 바로 그것에 있는 것이다. 평화는 단어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고, 공유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는 점을. 그리고 그 공유를 우리는 각국 화가와 예술가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다. 만찬이 끝난 자리에서, 베트남과 몽골 그리고 한국의 작가들은 바로 이것을 공유하고, 서로 간의 교류를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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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관심을 접고, 이제는 몇가지에 집착을 해보려고 함. 항상 사회에 가지고 있는 미안함 마음을 지울 수 있는 길 역시 찾아보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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