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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 군락의 모습
고인돌 군락의 모습 ⓒ 강지이
거북 모양의 고인돌
거북 모양의 고인돌 ⓒ 강지이
고인돌 군락을 지나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 산봉우리와 바위들이 어우러진 내변산의 풍경을 접할 수 있다. 회색 바위와 짙푸른 녹음이 우거진 내변산 관통 도로는 다니는 차량 또한 거의 없어 한적하다. 가는 길에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되면 구석에 차를 세우고 나와 사진을 찍어도 좋다.

내변산 구석구석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경치
내변산 구석구석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경치 ⓒ 강지이
도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수준에서 꾸불꾸불 물과 산자락을 지나 직소폭포 입구에 이른다. 736도로를 따라 가다가 '사자동'이라는 동네에서 좌회전을 하면 직소폭포로 향하는 골목길로 접어든다. 비포장 도로이긴 하나 직소폭포까지 가는 길이 한참 걸리기 때문에 차량을 이용해 매표소까지 가는 것이 좋다.

직소폭포를 향해 가는 길은 가벼운 산행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폭포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곳은 실상사 절터와 원불교 제법 성지가 있다. 실상사 터 옆에는 아주 작은 절이 하나 있어 이곳이 절터임을 보여 준다.

원불교 제법성지와 실상사지는 멋진 바위 아래 자리하고 있는데, 이 곳은 풍수지리학적으로도 좋은 기운이 머무르는 명당 자리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옛날의 대단한 세력을 자랑했던 종교의 성지들이 다 이 곳에 모여 있나 보다.

원불교는 전남 영광 지역에서 시작되었으나 이곳에서 그 가르침을 전하면서 번창하였다고 전해진다. 제법성지에는 옛날 원불교 신자들이 학습하던 공간과 기념비 등이 존재한다. 실상사터 바로 옆에 있으며 뒤의 경치가 뛰어나다.

원불교 제법성지와 실상사지 위의 바위
원불교 제법성지와 실상사지 위의 바위 ⓒ 강지이
원불교 제법성지를 알리는 표시
원불교 제법성지를 알리는 표시 ⓒ 강지이
특히 이 곳을 올라가는 길목에는 흔히 복분자라고 불리는 나무딸기가 많다. 검붉게 익은 것들은 산을 오르는 이들이 다 따먹었는지 군데군데 비어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사람들의 손을 덜 타서 쉽게 그 열매를 따먹을 수 있다.

내변산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다. 하지만 그 경관과 볼거리 면에서 여느 관광지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직소폭포를 오르는 길에 만나는 아름다운 경치는 보는 사람의 탄성을 자아낸다.

계곡을 끼고 있는 산은 바위가 많아 폭포 가는 길에 쉽게 단층 구조의 지형을 만날 수 있다. 층층이 그 모습을 드러낸 지층과 단층 구조의 산책로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 지각 변동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도 교육적이다.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한적한 산길에는 황토색 도마뱀까지 돌아다닌다.

나무딸기
나무딸기 ⓒ 강지이
지각 변동으로 생겨난 단층
지각 변동으로 생겨난 단층 ⓒ 강지이
직소폭포를 비롯한 이 산책로의 경치를 옛사람들은 '봉래구곡'이라 하여 칭송했다 한다. 현재는 댐 공사 등으로 인해 하류는 약간의 자연 훼손이 발생한 상태이다. 하지만 조금만 올라가다 보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물줄기를 생생하게 눈 안에 담을 수 있다.

단순히 폭포만을 본다면 모르지만 가는 길의 암벽이라든가 호수 풍경,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들의 모습은 과연 선인들이 뱃놀이를 즐길만한 곳이라고 여겨진다. 옛날에는 부안에 부임하는 관찰사들마다 이곳의 경치를 즐기기 위해 평민들을 동원하여 원성이 자자했던 적도 있다고 한다.

봉래 구곡의 하류는 조금 오염된 상태이다
봉래 구곡의 하류는 조금 오염된 상태이다 ⓒ 강지이
직소폭포로 가는 길의 계곡물
직소폭포로 가는 길의 계곡물 ⓒ 강지이
직소 폭포로 가는 길의 절경
직소 폭포로 가는 길의 절경 ⓒ 강지이
현대를 사는 우리들은 다른 이의 힘을 빌리지 않더라도 쉽게 이런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으니, 문명의 혜택이 때로는 긍정적 효과도 있나 보다. 정치는 뒷전에 두고 멋진 경관을 감상하며 술과 뱃놀이에 심취한 관찰사들이 얼마나 미웠을까? 평민들의 목소리를 두려워하는 자가 진정한 관리의 자격을 갖춘 자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봉우리들을 따라 깊은 호수만 형성되었다 하면 유람선을 띄우는 몰상식한 관광 추세는 아직 이곳에 없다. 아직은 덜 개발되어 있고, 또 그다지 유명세를 타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시끌벅적하지 않으면서 멋진 자연 풍광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의 산행을 권하고 싶다.

가는 길에 만나는 나무딸기를 따먹고, 암벽과 푸른 나무의 조화를 감상하고, 또 초록의 물 속에서 헤엄치는 송사리 떼들을 본다. 그 훼손되지 않은 원초적 자연이 아직 우리 땅에 남아 있음을 감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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