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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인터넷을 이용하는 젊은이라면 자신만의 개인미디어로 불리는 블로그(Web + Log의 합성어) 하나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장점과 자신만의 사이버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메리트로 이메일 계정과 같이 점점 보편화 되어 가는 추세를 보인다.

블로그는 문서 중심의 텍스트형, 사진을 위주로 하는 앨범형, 개인 홈페이지를 단순화시킨 홈페이지 형태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서비스되고 있다. 따라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사용 환경과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자신에게 꼭 맞는 블로그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개인의 취향보다는 각종 연예 프로그램에서의 간접 노출을 통해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싸이월드의 ‘미니홈피’가 네티즌 사이에서 부각되고 있다. 과연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연예인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지난 21일 방영된 KBS 2TV의 <폭소클럽>에서는 미니홈피 간접 홍보를 볼 수 있었다. 개그맨 김지혜와 김인석이 진행하는 '남녀본색' 코너에서 '도토리'를 가지고 이야기를 했는데 '미니홈피'나 '싸이월드'를 직접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블로그를 이용하는 네티즌이라면 ‘미니홈피’를 지칭한다는 것을 한눈에 느낄 수 있었다.

그러면 여기서 말하는 '도토리'와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위 프로그램에서 개그맨 김인석이 소재로 활용했던 ‘도토리’는 분명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사이버 머니다.

[김인석의 대사 내용] "40대가 20대를 만나서~~ 선물사줄 때~~
도토리 100개! 베란다 넓히고 미니룸 표정도 바꿔 행복으로 눈물 눈물 하지마 싫어 싫어 ~~


이 내용은 아마도 시청자 모두가 이해하고 공감하는 부분은 아니다. 미니홈피를 이용하거나 혹은 싸이월드를 이용하는 사람들 또는 그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국한된 내용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개그의 소재로 이용되고 있음은 분명 절대 다수의 시청자가 아닌 일부의 시청자 또는 해당 서비스를 간접적으로 노출하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이 같은 일부 블로그를 인지하게 하는 내용은 청소년 또는 젊은이들이 주 청취자인 FM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진행자와 출연자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되기도 한다. 물론 고의적이거나 직접적인 홍보를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방송을 제작하는 제작자 또는 진행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미디어라는 매체를 이용해 간접광고 또는 PPL(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소품 형태로 등장하는 상품 간접광고)이라는 이름으로 상품을 홍보하는 형태는 이미 보편화되었고 연예인들의 의상협찬 등을 통해서도 해당 브랜드를 알리는 일은 기업의 마케팅차원에서 보편적인 수단이 된지 오래다.

따라서 이것을 시청자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바꾸어라, 또는 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가지는 나름대로의 가이드라인을 통해서 적정선을 유지하고 지켜주는 것이 옳지 않나 생각해 본다.

이미 대명사가 되어 버린 '다음'의 '카페'는 사이버상의 커뮤니티를 통칭하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지 오래고 따라서 ‘네이버’에서 조차 '카페'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반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자연스럽게 '카페'라는 사이버 커뮤니티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많은 시청자들 가운데 '도토리'를 사이버 머니의 대명사로 인식하는 이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심지어 도토리로 베란다를 넓히고 벽지를 바꾸고 아바타의 표정을 바꾸는데 사용된다는 이야기는 쉽게 이해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반 대중 또는 일부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 특히 방송은 분명 대중적인 소재와 특정적이지 않는 이야기나 소재를 구분해 특정 기업의 홍보수단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활용하고 시청자에게 보여줘야 하는 책임이 있다.

분명 많은 일반인들의 상식으로는 '도토리'를 가지고 베란다를 넓힐 수는 없다. 시장에서 묵을 만들어 팔아 그렇게 번 돈으로 베란다를 넓힌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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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그리고 조선중후기 시대사를 관심있어하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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