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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의 출입국 현황. 이익치-김영완 2인의 출입국 기록은 바늘에 실 가듯이 일치한다.
4인의 출입국 현황. 이익치-김영완 2인의 출입국 기록은 바늘에 실 가듯이 일치한다.
이에 대해 임동원 국정원장은 필자에게 "박 장관이 2000년 2월경에 요시다를 만난 사실을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출입국조회 상으로도 요시다 신일본산업 사장은 2월초에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영완·박지원·이익치·정몽헌 4인의 당시 출입국기록을 보면 누구와 누가 서로 통(通)했는지가 드러난다.

2000년 3월초부터 4월 중순까지 4인의 출입국 행적은 엇비슷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김영완-이익치 두 사람은 바늘 가는데 실 따라가는 것처럼 출입국기록이 완전히 일치한다. 그 때문에 김씨가 현대의 경협사업에 참여할 목적으로 정 회장 또는 이 회장을 수행했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정 회장이 특검에서 "김씨를 통해 금강산관광 카지노사업 승인 등을 박 전 장관에게 부탁했다"고 진술한 것도 그만큼 김씨가 현대의 대북사업에 깊숙이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특검팀 관계자는 당시 "시간 여유가 없어 150억원의 추적에만 집중하다 보니 김씨가 박 전 장관 혹은 정 회장과 동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원심 판결에서 재판부는 박지원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부분을 유죄로 인정함에 있어서 김영완씨가 작성한 진술서 기재내용을 신빙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정몽헌·이익치·김영완 3인의 각 진술이 일치하기 때문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3인에 대한 검찰 수사기록과 공판기록을 찬찬히 톺아보면 이익치·김영완 두 사람은 정몽헌 회장을 상대로 '공모'를 할 만큼 서로 통하는 사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진술은 신빙성을 갖기가 어렵다. 또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정몽헌 회장의 진술 또한 자신의 범죄사실을 은폐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세 사람은 서로 '제로섬 게임'을 하는 당사자들이었다. 따라서 서로 '짜고 치는' 두 사람과 그 두 사람에게 이용당한 다른 한 사람 등 3인의 진술이 일치하는 것만으로 박지원 피고인에 대한 유죄 증거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대검 중수부와 이익치의 '플리 바기닝' 의혹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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