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책 <1분 엄마>
책 <1분 엄마> ⓒ 따뜻한손
내 어머니는 자식들이 스스로 의사표현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애 키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어릴 적에는 잘 모르지만, 자라면서 아이들과 엄마는 갈등을 공유하며 세월을 보내는 게 아닌가 싶다.

부모 자식간에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 그 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면서 사느냐를 찾는 것 또한 자녀 교육에 있어 핵심적인 지혜일 것. 스펜서 존슨의 신간 <1분 엄마(The One Minute Mother)>는 엄마와 자녀가 긍정적인 삶을 보내는 데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고 단언한다.

책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말은 "엄마가 먼저 훈련시켜야 할 대상은 자녀들이 아니라 엄마 자신이다"라는 구절이다. 아이들 가르치기에만 급급한 엄마들은 정작 자기 자신도 교육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산다.

좋은 엄마가 되는 것은, 아이들에게만 요구하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내가 과연 좋은 엄마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 책의 서술자이자 한 아이의 엄마는 좋은 교육이 가정에 넘치는 사랑과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하며 '좋은 엄마 되기'를 배우러 다닌다. 그러나 여러 번의 만난 다른 부모들은 모두 '권위주의적'이거나 '자유방임적'인 부모들뿐이었다.

"정말로 유능한 엄마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선택하는 법을 깨달은 엄마들이에요. 우리도 아이들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스스로 행동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법을 터득하고 있어야 해요. 더욱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엄마 '스스로도'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는 점이에요."

오랜 헤맴 끝에 이 엄마는 자신의 확고한 결심을 더해주는 특별한 '엄마'와 '그 자녀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자녀 교육에 대한 새롭고 독특한 시각을 얻게 된다. 그것은 바로 '1분의 목표 설정과 1분 칭찬 그리고 1분 훈계'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행동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긴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아이가 바람직한 행동을 했을 때, 충분한 칭찬으로 그 행동을 즐기도록 하는 것이다. 좋은 행동에 대해 칭찬을 얻은 아이는 더 좋은 행동으로 엄마에게 보답하고자 하는 심리가 있다.

"나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을 조종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어요. 나를 조종하려고 들지도 말라고 했고요. '엄마는 독재자가 되고 싶지도 않지만, 밟혀도 꿈틀하지 않는 현관의 매트가 되는 것도 싫다'고 선언했죠."

이러한 것들을 위해 아이와 엄마는 공동의 목표와 개별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한다. 목표는 1분 안에 다 읽을 수 있을 정도의 길이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하며 보이는 곳에 잘 붙여 놓아 눈에 띄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항상 이 구절을 생각해야 한다.

"나는 1분 동안 목표를 살펴본다. 행동을 살펴본다. 나의 행동이 나의 목표에 부합하는 지 살펴본다."

이때, 엄마는 아이들이 각자 자신의 삶을 즐거운 마음으로 책임질 수 있도록 돕기만 하면 된다.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스스로 책임지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것.

언제나 아이들을 따라 다니며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까?'를 고민하는 우리 나라 엄마들에게는 '너무 무책임한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엄마들이 인정하지 않을 뿐이지, 아이들은 그들 나름대로 스스로의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엄마는 이를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방관하라는 것은 아니다. 1분 훈계에서는 아이들이 무언가 잘못을 했을 때에 따끔하게 혼을 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일단 잘못한 일을 똑바로 지적해 주고 그 일을 목격했을 때, 엄마의 마음이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설명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아이는 짧은 시간이지만 자신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충분히 느낀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동에 대한 잘못을 탓할 뿐이지, 아이를 비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훈계 뒤에는 엄마가 얼마나 아이를 사랑하고 있는지 강조함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잘못을 뉘우치고 깨닫도록 해야 한다.

"엄마의 1분 훈계는 꾸짖는 일 자체보다 실행 방법 때문에 나에게 큰 인상을 남겼어요. 첫째로 엄마는 내가 납득할 수 없는 행동을 하자마자 그것을 알려 주지요. 둘째, 내가 한 일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정확히' 지적해 주었기 때문에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을 엄마가 다 알고 있다고 믿게 되었죠. 그래서 나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멀리 도망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셋째, 엄마는 '나 자신'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내 행동을 꾸짖는 거예요. 그런 행동은 나를 방어적으로 만들어 마음을 닫아버리지 않도록 하는 효과가 있어요. 나의 잘못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림으로써 내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아예 않게 되죠. 엄마가 공정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끝으로 엄마가 나에게 신경을 쓰고 있으며 나 자신에 대해 긍지를 느끼고 싶어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지요."


이 특별한 엄마 덕분에 아이들은 자신이 가야할 길을 제대로 찾아갈 수 있었다. 최근 들어 우리 나라 엄마들이 지나치게 아이들을 과보호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외국에서 오래 생활해 온 사람들은 한국에 들어 왔을 때, 우리 나라 아이들의 '버릇없음'에 깜짝 놀란다고 한다.

아이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행동하게 하며, 잘못을 저질렀을 때 적절한 훈계와 칭찬을 해줌으로써 아이들의 행동을 바람직하게 이끄는 엄마야말로 현명한 엄마가 아닌가 싶다. 자신의 자녀가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면, 엄마 역시 '좋은 엄마'여야 한다는 사실을 이 책은 말해주고 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진명출판사(2015)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