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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명출판사
이처럼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거나 변화가 두려울 때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읽는다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이미 몇 년 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 액자 형식으로 이루어진 일종의 우화로 1시간 정도면 완독이 가능하다. 이야기는 오랜만에 재회한 고등학교 동창생들이 레스토랑에 모여 정담을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각자 사회에 진출해 인생의 쓴맛을 맛본 동창생들이 오랜만에 모여 하나둘씩 자기의 경험담을 얘기한다. 그리고 대부분 학창시절에 꿈꾸던 밝은 미래와는 거리가 먼 실패와 좌절로 얼룩진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 심지어 부모로부터 안정적인 회사를 물려받아 번창 일로를 달리던 친구도 사업에 실패하고 비관에 빠져 있었다.

그때 한 친구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얘기는 짤막한 우화였다. 우화 속의 등장인물은 생쥐 두 마리와 두 명의 꼬마인간이다. 두 생쥐의 이름은 스니프(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는 의미의 의성어)와 스커리(종종거리며 급히 달린다는 의미의 의태어)이고, 두 꼬마인간은 헴(헛기침한다는 의미의 의성어)과 허(점잔을 뺀다는 뜻)다.

그들은 매일 미로 속을 헤매며 치즈를 찾아다녔다. 그러나 그 방법은 서로 조금씩 달랐다. 스니프와 스커리는 단순하긴 하지만 본능과 직관에 의지해 실패를 반복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나갔고, 헴과 허는 과거의 경험을 살려 실패를 줄이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서로 방법은 조금씩 달랐지만 결국 그들은 모두 치즈로 가득 찬 창고를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사이좋게 치즈를 나눠 먹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은 창고가 텅 비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미 그 사실을 눈치채고 있었던 스니프와 스커리는 그 즉시 운동화 끈을 조여 매고 예전처럼 미로 속으로 뛰어들었다. 본능과 직관을 따라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아나서기로 한 것이다.

반면 꼬마인간 헴과 허는 자기들의 치즈가 매일 줄어드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누군가 치즈를 가져간 것으로 생각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그들은 생쥐들이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아 풍족한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여전히 텅 빈 치즈 창고를 떠나지 못한 채 사라진 치즈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물론 사라진 치즈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자 더 이상 배고픔을 견딜 수 없었던 꼬마인간 허가 헴에게 말했다.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아 떠나자고. 그러나 헴은 텅 빈 치즈 창고를 떠나는 것이 두려웠다.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아 또다시 미로 속을 헤매야 할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했다. 꼬마인간 헴은 변화가 두려웠던 것이다.

꼬마인간 허는 어쩔 수 없이 헴을 텅 빈 창고에 남겨두고 혼자서 미로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나중에 헴이 미로를 헤맬 때 도움이 될 만한 글들을 벽에 적어 놓았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두려움을 없앤다면 성공의 길은 반드시 열린다" "치즈 냄새를 자주 맡아보면 치즈가 상해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움직이면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사라져버린 치즈에 대한 미련을 빨리 버릴수록 새 치즈를 빨리 찾을 수 있다" "빈 창고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미로 속에서 찾아다니는 것이 안전하다" "과거의 사고방식은 우리를 치즈가 있는 곳으로 인도하지 않는다" "작은 변화를 일찍 알아차리면 큰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

마침내 꼬마인간 허는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는 데 성공했다. 그곳에서 그는 옛 친구 스니프와 스커리를 만났다. 허는 언제라도 다시 길을 떠날 수 있도록 자신의 운동복과 신발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벗어 놓고 치즈 속으로 첨벙 뛰어들었다. "치즈 만세!"

이 이야기는 짤막한 우화에 불과하지만 많은 교훈과 상징적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우선 등장인물부터 그렇다. 두 마리의 생쥐 스니프와 스커리는 오직 직관과 본능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치즈가 고갈되면 새로운 치즈를 찾아 주저없이 미로 속으로 뛰어든다.

반면 꼬마인간 헴과 허는 텅 빈 창고를 바라보며 누군가 치즈를 가져갔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채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꼬마인간들은 변화를 미리 눈치채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도 못했다.

그래도 허는 조금씩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한다. 더 이상 텅 빈 창고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치즈 창고를 찾아 미로 속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마침내 치즈로 가득 찬 창고를 발견한다. 반면 헴은 여전히 텅 빈 치즈 창고를 떠나지 못한다. 캄캄한 미로 속으로 뛰어들 용기가 없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도 헴과 허처럼 치즈가 매일 줄어드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치즈가 고갈된 후에는 현실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허처럼 변화를 수용하고 과감하게 미로 속으로 뛰어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헴처럼 텅 빈 창고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 스니프와 스커리, 헴과 허는 바로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우리의 삶은 끊임없는 도전과 모험, 변화의 연속이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도 달라진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스니프와 스커리처럼 발빠르게 변화에 대처할 것인가? 아니면 허처럼 뒤늦게라도 변화를 수용하고 새로운 교훈을 얻을 것인가? 아니면 헴처럼 변화를 거부하고 텅 빈 창고에 머물러 있을 것인가? 그 선택은 당신에게 달려있다.

덧붙이는 글 | 스펜서 존슨,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진명출판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진명출판사(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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