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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청년단체인 KEY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된다. 사진은 KEY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근자 및 대표들. 사진 좌측부터 KEY오사카 대표인 문성우, KEY 공동대표 김택수(33), 송승재(31)씨, KEY 총무부장 김상사씨.
재일 청년단체인 KEY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된다. 사진은 KEY에서 활동하고 있는 상근자 및 대표들. 사진 좌측부터 KEY오사카 대표인 문성우, KEY 공동대표 김택수(33), 송승재(31)씨, KEY 총무부장 김상사씨. ⓒ 오마이뉴스 이승욱
재일코리안청년연합(KEY. organization of united KorEan Youth in japan)는 재일동포 3세들이 주축이 돼 재일동포 청년들이 모여서 함께 배우고, 스스로 운영하는 NGO(엔지오) 단체이다.

일본 내에서도 재일동포들이 상당수 거주하고 있는 오사카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KEY는 키다오사카와 이쿠노, 히가시오사카 등 오사카 지역 외에도 아마가사키, 니시코베, 토쿄 등 일본 전지역에서 6개 지부가 운영되고 있다. 회원수는 대략 400여명.

KEY는 한국인들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일본 사회에서 재일동포 청년들이 자신들이 재일동포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KEY는 재일동포 청년을 대상으로 한 '우리말강좌'를 비롯해 풍물, 춤, 태권도 등을 익힐 수 있는 문화동아리를 운영하고 재일동포와 한반도의 역사를 배우는 강좌를 개최하고 있기도 하다.

우리말 강좌부터...북한어린이돕기까지

뿐만 아니라 재일동포의 범주를 뛰어넘어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과 함께 교류하면서 일본과 한반도의 평화 문제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청년포럼 △남북해외청년교류를 개최·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KEY는 일본의 과거사 청산 문제와 '반전'과 '평화'를 위한 활동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KEY는 최근까지 북한의 나진·선봉지역 어린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한 달에 한 번 회원들이 1인당 500엔씩을 갹출, 북한 어린이들에게 영양식을 지원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동북아의 평화실현을 위해 일본과 한국에 있는 시민단체와 협력해 한반도에서 전쟁을 반대하는 'Peace Now Korea/Japan'를 결성하는가 하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막기 위한 이라크 파병반대 집회와 평화 관련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특히 KEY는 일본과 한반도, 나아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점을 각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KEY는 일본의 침략전쟁으로 인한 전쟁피해 당사자들에 대한 전후 보상문제에 계속적인 관심을 보내고 있다.

이를 위해 KEY는 지난 2002년부터 한국의 청년단체인 KYC(한국청년연합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지속적인 교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24~25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호소'도 이러한 취지에서 열렸던 것.

또 KEY는 오사카지부가 그동안 한국에 거주하는 원폭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사업을 벌였던 대구KYC와 자매결연을 맺으면서 원폭피해자의 지원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인' 원폭피해자 지원에도 관심..."원폭 문제는 우리의 역사"

실체하지 않는 '조선'의 국적을 가진 사람들

"우리는 누구인지, 왜 우리는 일본이라는 타국에 있어야 하는지 항상 되묻곤 합니다."

재일코리안청년연합(KEY) 한 회원이 던진 말이다. 그의 말처럼 제일동포 3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해 자문과 함께 혼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KEY 송승재 공동대표는 "대부분의 제일동포 3세들이 처음에는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지 못한 채 일본인으로서 살아가게 된다"면서 "하지만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신들의 삶에 대한 고민을 되풀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3세들도 분단으로 인한 고통에서 자유롭지 않다. 재일동포 3세들의 국적은 대부분 '조선적'이다. 재일동포들이 한국과 북조선(공화국), 그리고 일본의 국적을 취득할 수 있지만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동포들은 '조선적'으로만 존재한다.

조선적은 과거 해방 이전 사용했던 조선국적을 일컫는 말. 결국 상당수의 재일동포 3세들은 실체하지 않는 국가인 '조선' 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과거 분단으로 인한 반목과 갈등 속에서 대부분의 교포들은 한국이나 북조선 국적 어느 것도 취득하지 않은 채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로 인한 실생활에서도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히로시마에서 만난 재일동포 3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 내 인터넷 사이트 회원을 가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했다. 대부분의 국내 사이트들이 회원가입을 위한 절차로,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신분확인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일동포 3세들은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있지 못한 3세들의 경우에는 한국 인터넷 사이트로 가입을 할 수 없어 의견을 쓰거나 컨텐츠를 보려고 해도 쉽지 않다"면서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재일동포 3세들도 자신들의 고향에 대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EY 송승재(31) 공동대표는 "한국인(조선인) 원폭피해자의 문제는 우리 할아버지의 역사이지만 우리 자신의 역사이기도 하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일본과 한국정부로부터 모두에게 외면받고 있는 원폭피해자 문제를 해결할 때만이 진정한 평화를 위한 노력이 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KEY는 무엇보다 일본 사회 내에서 재일동포 청년들의 'Key'(키)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동포들은 일본과 한국, 북조선(북한), 그리고 '조선적'(기자주-해방이후 어떠한 국적도 취득하지 않은 상당수 재일동포들은 실체하지 않는 '과거의 국적'인 '조선' 국적을 가지고 있다)으로 나뉜다.

과거 재일동포 청년사회 내에서도 정치적 성향과 국적에 따라 다양한 분파와 조직들이 생겨나 역량이 분산되고 서로 반목해오고 있었다.

따라서 KEY는 남과 북의 화해무드라는 새로운 정세 속에서 모든 정견과 국적을 뛰어넘어 '재일동포'라는 하나의 범주로 재일동포 청년들의 연결시키는 '키'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91년 첫 결성 당시 붙여진 이름, 재일'한국'청년연합(한청련)를 버린 것도 이 때문.

오는 7월 한국 방문...원폭피해자 증언 듣는다

이에 따라 KEY 회원들은 국적에 따른 가입이 자유롭다. KEY 김택수(33) 공동대표는 "KEY는 남과 북, 그리고 민단과 조총련을 뛰어넘어 재일동포 청년들의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면서 "재일동포 청년단체들 간의 화해와 협력을 진전시키는 데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KEY측은 다가오는 7월에도 오사카지부를 중심으로 다수의 회원들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 1월 24~25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호소'에 대한 답례 형식으로 이뤄진다. 7월 방문에서 KEY 회원들은 경남 합천의 원폭피해자회관 등을 방문하고 피해자들의 증언과 고통을 직접 체험해본다는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한국청년연합회 대구본부(대구KYC)는 다가오는 2005년 원폭투하 60주년을 앞두고 원폭 피해자들의 생애를 기록하는 '평화길라잡이' 사업에 참여할 자원활동가를 모집합니다.

평화길라잡이 자원활동가는 원폭 피해자와 일대일 결연을 맺고 피해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고, 스스로는 인권의 소중함을 배워 나갑니다. 또한 일본과 한국 정부 모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원폭 피해자들의 삶을 직접 들으며 이를 기록하는 구술증언 활동을 벌입니다.

대구KYC는 오는 2월말까지 평화길라잡이 자원활동가를 모집할 계획입니다. 평화길라잡이 자원활동가는 사업 취지에 동의하는 모든 이들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대구KYC는 원폭 피해자들의 구술증언을 기록하는 평화길라잡이 사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후원도 받고 있습니다. 

자세한 문의는 대구KYC 053-477-0515 / www.tgkyc.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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